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히브리서 13:16)
어떤 여인이 도로를 따라 걷고 있었다고 합니다. 날씨가 몹시 추웠습니다. 서리가 내리고 눈발도 날리고 있었습니다. 혹한 속을 걷던 여인의 뇌리 속에 문득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의 정이 일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녀는 자신이 집에 도달하게 되면, 당장 수표라도 발행하여 가난한 사람들이 양식과 땔감을 구할 수 있도록 자금을 나누어 주어야지, 하고 결심했습니다.
얼마 후 그녀는 자기 집에 도달했습니다. 안으로 바삐 들어가 화롯가에 앉았습니다. 따스하고 안온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좀 전에 다짐했던 그녀의 결심이 바뀌어 결국,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쓴다는 것은 괜한 낭비이고, 쓸데없는 동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불 옆에 다가가 있다 보니 날씨가 그토록 춥다는 것을 차츰 망각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들 가운데에는 신앙을 가짐으로써 크게 위안을 얻기는 하되, 그 속에 그냥 안주해 버리고 마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범주를 이탈하여 지난날의 불안감을 되느낌으로써, 주께서 우리를 당신의 긍휼의 전으로 인도하시사, 당신의 사랑의 불 앞에 앉히시기 전에, 우리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 있었는지를 다시금 알게 된다면, 우리 입장에서 볼 때, 이는 실로 적지 않은 긍휼이 될 것이며,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역시 하나의 긍휼이 되어 줄 것입니다.
스스로 행복을 느낀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의 영혼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진실로 오늘을 살되 마치 오늘 구원받기라도 한 것처럼 사십시오. 가서 다른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되, 마치 우리가 스스로의 회심이 방금 전에 이루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인도하십시오.
죄악으로 얼룩진 상처에 그리스도의 따스한 보혈이 떨어지게 되면, 온갖 더러움이 말끔히 씻겨지게 될 것이고, 우리의 영혼 또한 기적 같은 변화의 순간을 맞이하게 될 터인즉, 지금까지 우리가 떨쳐버리고자 했던 그 슬픔의 굴레가 벗겨지고, 새로운 사랑으로 충만하게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바라오니 그렇게 하십시오. 하나님께서 반드시 축복해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영혼들이 구원받아 그분의 은혜와 영광을 소리 높여 찬송하게 될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단지 한 여인의 감정 변화만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곧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종종 은혜의 불 앞에 앉아, 주님께 받은 위로와 평안을 누리지만, 그 은혜가 어디서 왔는지, 우리가 어떤 자리에서 건짐 받았는지를 잊어버립니다. 구원의 감격이 뜨거웠던 날, 복음을 나누겠다고 다짐했던 순간들, 누군가의 영혼을 위해 밤새도록 기도하겠다고 눈물 흘리던 시간들은 점점 흐릿해지고, “나 하나 믿고 잘 살면 됐지”라는 이기적인 신앙의 온기에 스스로를 가둬버립니다.
그러나 복음은 결코 나 하나의 안위에 머물 수 없습니다. 우리가 참으로 예수님의 불쌍히 여기심을 입은 자라면, 그 긍휼이 우리 안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추위 속을 걷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사랑과 긍휼은 여전히 차가운 현실 속에 얼어붙은 자들에게 흘러가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오신 것도, 우리가 따뜻한 불가에 앉도록 하시기 위함만이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다른 이들을 그 따스함으로 인도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오늘 우리가 주님의 사랑 안에서 위로를 받았다면, 그 위로는 우리만의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누기 위해 받은 것입니다. 우리가 받은 용서, 회복, 평안, 그 모든 은혜는 이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복음은 기억하는 자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자를 통해 살아 역사하십니다.
혹시 오늘 당신의 마음도 한때 여인처럼 뜨거운 결심으로 가득했다가, 어느새 식어버린 상태는 아닌가요? 다시 그 날을 기억해 보십시오. 당신을 울게 했던 그 죄의 자리, 당신을 건지신 주님의 손길, 그 은혜의 뜨거움을 떠올리십시오. 그리고 다시 시작하십시오. 오늘, 마치 방금 구원받은 사람처럼. 오늘, 마치 처음 사랑을 회복한 사람처럼. 그렇게 다시 누군가의 손을 잡고, 그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십시오. 주님께서 그 일을 기뻐하시며, 반드시 축복하실 것입니다.
그러면 그 여인의 결심이 비로소 우리 안에서 실현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심은 오늘, 당신의 손끝에서부터 따뜻한 현실이 되어 퍼져 나갈 것입니다.
"누가 이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줄 마음을 닫으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거하겠느냐.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한일서 3: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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