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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축도하듯 사는 삶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1. 16.

“주의 도를 땅 위에, 주의 구원을 모든 나라에게 알리소서.”(시편 67:2)

시편 67편은 마치 짧은 축도문처럼 시작합니다. “
하나님,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사 복을 주시고, 얼굴 빛을 비추소서.” 이 기도는 단순히 개인의 평안과 형통을 구하는 말이 아닙니다. 성경의 축도는 민수기 6장에 기록된 아론의 축복처럼, 하나님의 얼굴이 우리에게 향하는 복을 통해 세상이 하나님을 알게 되기를 바라는 기도입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
주의 도를 땅 위에, 주의 구원을 모든 나라에게 알리소서.(2절) 즉,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는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의 통로가 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시는 목적은 그 복이 흘러가 세상이 하나님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

복을 받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복을 흘려보내는 삶을 사십시오. 오늘 우리의 기도는 어떻습니까? “
하나님, 제게 복 주세요.” “제 삶을 지켜 주세요.” “문제 해결해 주세요.” 물론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것을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하지만 시편 67편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그 복이 너에게 머물기만 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세상으로 흘러가기를 원하는가?

하나님이 얼굴을 비추어 주시는 이유는 그 빛을 받은 우리가 어두운 곳을 밝히는 촛불이 되기 위함입니다. 은혜를 받은 우리가 상처 난 세상을 싸매는 손길이 되기 위함입니다. 복을 받은 우리가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는 통로가 되기 위함입니다. 시편 기자는 이것을 “
예배”의 언어와 “”의 언어로 동시에 말합니다. “민족들이 주를 찬송하게 하소서.”(5절) 우리의 나눔과 선한 행위, 공평한 행동, 사랑의 실천이 결국 하나님을 찬송하게 하는 예배라는 뜻입니다.

시편 67편에서 말하는 “
”은 두 가지로 나타납니다. 첫째는 공의로운 통치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바르게 하십니다. “주는 민족들을 공평히 심판하시며 나라들을 다스리신다.”(4절) 하나님은 억울함을 풀고, 눌린 자를 일으키고, 부정한 질서를 바로잡는 분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복은 단순히 내 삶이 편안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더 바르고,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롭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어디에서든 공평과 정직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둘째는 풍성한 결실입니다. 땅이 소산을 내는 복입니다.
“땅이 그 소산을 내어 주었으니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시리로다.”(6절) 땅이 열매를 내어준다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 속에서 인간의 삶이 안정과 풍성함을 누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시편 기자는 말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복이란 결국 정의와 평화, 그리고 풍성함이 조화를 이루는 삶입니다.

축도하듯 사는 삶이란 무엇인가? 축도는 예배의 마지막에 주어지지만, 사실은 새로운 삶의 시작을 선언하는 말입니다. “
주께서 너에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한다.” “그 얼굴을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한다.” 이 축도는 교회를 나서는 발걸음마다 나는 하나님의 복을 전하는 사람이다 라는 정체성을 새겨 줍니다.

그러므로 축도하듯 사는 삶은 이런 삶입니다. 받은 은혜를 혼자 간직하지 않고 누군가를 세우는 말로 흘려보내는 삶, 내 욕심만을 채우는 경제 활동이 아니라 이웃을 살리고 공동체를 살리는 경제적 선택, 내 편만 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공평과 진실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직장, 가정, 관계 속에서도 복을 빌어주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삶, 즉, 축도하듯 산다는 것은 하나님의 미소가 나를 향하듯, 나도 세상을 향해 미소 지을 줄 아는 삶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나를 감싸듯, 나도 누군가를 감싸는 삶입니다. 하나님의 공의가 세상을 새롭게 하듯, 나도 정의롭고 정직하게 살아내는 삶입니다.

시편 67편은 결국 이렇게 끝맺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시리니 땅의 모든 끝이 하나님을 경외하리로다.”(7절)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면, 그 은혜가 우리를 통해 흘러가고, 그 흘러가는 은혜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그 변화 속에서 세상이 하나님을 경외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축도하듯 사는 삶은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의 정체성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 말입니다. 받은 은혜를 머금은 채, 그 은혜를 품고, 그 은혜를 흘려보내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늘도 당신의 삶이 누군가에게 하나님의 얼굴빛이 되어 주시기를, 당신의 말과 선택이 누군가에게 축도처럼 울려 퍼지기를 바랍니다. “
하나님이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사, 그 얼굴 빛을 비추소서.” 그리고 그 빛이 오늘 우리는 통해 또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