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마다 우리 짐을 지시는 주 곧 우리의 구원이신 하나님을 찬송할지로다.”(시편 68:19)
우리는 누구나 ‘짐’을 안고 살아갑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짐이든, 현실의 무게이든, 때로는 홀로 감당해야 할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편 68편은 놀라운 선언으로 우리의 마음을 붙듭니다. “날마다 우리 짐을 대신 지시는 하나님.”
시편 기자는 이 시편 안에,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불러졌던 여러 노래들을 편집하여 하나의 고백으로 엮어냈습니다. 드보라의 승리의 노래(삿 5장), 모세의 축복(신 33장), 광야에서 법궤를 앞세우고 이동하던 노래(민 10장), 그리고 “고아의 아버지, 과부의 재판장”(시 68:5)이라 불리던 하나님에 대한 전승들까지, 이 다양한 신앙의 기억들을 한데 모아 시편 기자는 말합니다. “이 모든 시간 속에서, 하나님이 우리 짐을 져 주셨다.”
하나님은 우리의 외로움과 고독의 짐을 져 주십니다. 사람은 누구나 홀로 걷는 밤이 있습니다.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쉽게 하나님마저 멀리 계신 것처럼 느낍니다. 하지만 시편 기자는 선언합니다. “하나님은 고독한 자에게 집을 주시는 분이시다.” 한 사람의 외로움을 보지 못하는 분이 아니라, 그 외로움을 품는 아버지이십니다.
당신이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그 마음의 무게도, 하나님은 아십니다. 그분은 당신의 고단한 숨을 들으시고, 당신의 눈물 자리에 앉아 그 짐을 함께 들어 올리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존의 짐을 져 주십니다. 삶에는 먹고사는 문제가 있습니다. 가정의 짐, 직장의 부담, 책임의 무게… 우리는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는 압박에 짓눌릴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시편 68편은 하나님을 이렇게 증언합니다. “광야에서 이스라엘을 먹이시고, 구름으로 덮으시며, 반석에서 물을 내신 분.”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자리에서, 하나님은 생존의 길을 여셨습니다. 그분은 당신의 오늘도 알고 계십니다. 당신의 수고를 무시하지 않고, 당신의 필요한 것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단 하나, “나의 생존이 나의 손에만 달린 것이 아니다”는 진실을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두려움과 전쟁의 짐을 져 주십니다. 이스라엘이 감당해야 했던 가장 큰 짐은 전쟁의 공포였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전쟁의 한복판에서 시편 기자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하나님이 일어나시니 원수들이 흩어졌다.”
우리의 삶에서도 ‘전쟁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불확실함과 위협, 사람의 말 한마디가 심장을 얼어붙게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시편은 말합니다. "하나님이 앞서 가시면, 전쟁의 무게를 나 혼자 지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지금 마주하는 싸움이 무엇이든, 그 자리에 하나님은 이미 서 계십니다.
시편 68편의 중심은 19절에 있습니다. “날마다 우리의 짐을 대신 지시는 하나님.” 이 고백이 있었기에, 시편 55편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네 짐을 주님께 맡겨 버리라.” 베드로 사도도 동일한 믿음으로 말합니다. “너희 염려를 다 죽게 맡겨 버리라. 주께서 너희를 돌보신다.”(벧전 5:7)
맡겨 버린다는 뜻은 단순히 “기도하고 잊자”가 아닙니다. 손에서 내려놓는 것입니다. 더 이상 내가 쥐고 있지 않는 것입니다. 나를 지키고 버티게 하려 애쓰는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이 무게는 제 몫이 아닙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더 강해야 해. 더 잘 견뎌야 해. 흔들리면 안 돼.” 그러나 오늘 말씀은 다르게 말합니다. “힘내라”가 아니라, “맡겨라.” “버텨라”가 아니라, “의지하라.” 하나님이 당신의 짐을 대신 져 주신다면, 당신은 더 이상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고 살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이 붙잡고 있는 그 짐을, 그분의 손에 올려놓는 순간, 오늘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유쾌한 날이 됩니다. 시편 기자는 마지막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을 찬송하라! 그분은 우리를 위해 싸우시며, 우리를 붙드시는 분이시다.” 이 하나님을 자랑하며 사는 삶은, 상황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짐을 지시기 때문에 오늘을 유쾌하게 만듭니다. 당신이 오늘도 하나님을 신뢰한다면, 당신의 하루는 결코 무겁게만 흐르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짐은 더 이상 당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님, 제가 붙들고 있던 짐을 내려놓습니다. 날마다 제 짐을 대신 지시는 아버지 하나님, 오늘도 제 마음과 삶을 맡깁니다. 주님이 지시기에 제가 자유합니다. 주님이 앞서 가시기에 제가 담대합니다.주님을 의지하며 기쁨으로 걷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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