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직 나는 가난하고 슬프오니 하나님이여 주의 구원으로 나를 높이소서. 내가 노래로 하나님의 이름을 찬송하며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광대하시다 하리니, 이것이 소 혹은 뿔과 굽이 있는 황소를 드림보다 여호와를 더욱 기쁘시게 할 것이라.”(시편 69:29~31)
시편 69편은 총 36절 가운데 28절이 탄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다윗은 사방으로부터 조롱을 당하고,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가까운 사람들에게조차 외면당하는 괴로운 현실 속에서 하나님께 울부짖습니다. 그런데 그 탄식의 중심에 놀라운 고백 하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직 나는 가난하고 슬프오니 하나님이여 주의 구원으로 나를 높이소서”(시 69:29)
가난하고 슬프다면서도, 다윗은 당당합니다. 절망 속에서도 고개를 들고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다윗은 하나님께 드릴 예물을 준비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가 준비한 예물이란 바로 찬양입니다. “이것이 소를 바치는 것보다, 뿔 달리고 굽 달린 황소를 바치는 것보다 여호와를 더욱 기쁘시게 할 것이라.”(시 69:31) 다윗은 알았습니다. 자신의 마음이 찢어지고 삶이 무너진 것 같을 때라도, 입술에서 울려 나오는 찬송은 어떤 제물보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가난해도, 슬퍼도, ‘찬양’만은 들고 나아가십시오. 어떤 이들은 예배할 힘조차 없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질병, 깊은 우울, 관계의 파탄… 우리 중 누구는 “내가 이런 상태로 하나님께 나갈 자격이 있을까?" 라는 생각에 멈춰 서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윗은 가난하고 슬픔으로 옷을 입은 상태 그대로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가 드린 것은 금이나 은이 아니라,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찬송’이었습니다. 나의 상황이 아무리 초라해도, 내 마음이 아무리 지쳐 있어도, 하나님께는 당신의 찬송이 황소보다 귀한 예물입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예배당으로 가는 길조차 쉽지 않습니다. 한 어머니는 예배하러 갈 차비도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먼 길을 걸으며 찬송을 불렀습니다. “내 주를 가까이하려 함은 십자가 짐 같은 고생일세… 내 일생 소원은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그 길을 걸으며 어머니는 이상하게도 무겁지 않았습니다. 슬프지도, 외롭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음 깊은 곳에서 설명할 수 없는 비밀한 기쁨이 흘러나왔습니다. 왜일까요? 그 길은 하나님께 가장 귀한 예물이 드려지는 제단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어머니의 찬송은 황소 몇 마리보다 귀한 향기가 되어 하나님 앞에 올라갔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 자체’를 기뻐하십니다. 혹시 지금 당신의 상황이 가난합니까? 몸과 마음이 너무 아파서 겨우 살아가는 것 같습니까? 삶이 지쳐 하나님을 찾는 것조차 부담스럽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의 마음은 분명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기죽어서 오시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기뻐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 필요한 것은 완벽한 당신이 아닙니다. 원래 강한 당신도 아닙니다. 부서진 마음을 안고서라도 하나님을 향해 부르는 찬송,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황소보다 귀한 예물을 준비하십시오. 지금 하나님께 드릴 황소가 없습니까? 그렇다면 더 귀한 것을 드리십시오. 바로 찬송입니다. 그동안 너무 바빠서, 너무 지쳐서, 혹은 너무 어려워서 드리지 못했던 찬송을 오늘 다시 꺼내어 드리십시오. 억지로라도 입을 열어 찬송해 보십시오. 그 찬송이 하나님께 향기로운 제물이 됩니다. 그리고 기억하십시오. 찬송을 드리는 자에게 하나님은 반드시 은혜로 응답하십니다. 눈물로 드린 찬송 뒤에는, 언제나 기적 같은 은혜가 따라옵니다.
상황이 어떠하든 찬송을 멈추지 마십시오. 찬송은 가난한 자의 가장 큰 부요입니다. 찬송은 슬픈 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찬송은 하나님께 드리는 황소보다 귀한 예물입니다. 오늘, 당신의 찬송이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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