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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신앙

칼로 세운 왕국, 돌이킬 수 없는 심판의 서곡 - 아비멜렉과 이 시대의 거울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7. 20.

“그리하여 하나님이 아비멜렉의 악한 일을 그의 머리에 돌리셨고, 또 그의 형제 칠십 명을 죽인 죄를 그에게 갚으셨으며, 세겜 사람들의 모든 악도 그들의 머리에 갚으심이라.”(사사기  9:56~57)

기드온 이후, 이스라엘이 다시 무너졌습니다. 사사기 8장의 마지막은 참혹합니다. 기드온이 죽자마자 이스라엘 백성은 바알브릿을 자신들의 신으로 삼고, 여호와를 배반합니다. 기드온이 얼마나 큰 승리를 거두었든, 그것이 이스라엘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완전히 돌리진 못했습니다. 눈앞의 위협이 사라지자 그들은 즉시 음란함과 우상숭배로 돌아섰습니다. 이것은 기드온이 만든 금 에봇(8:27)이 하나의 단서가 되듯, 사람을 의지하고 눈에 보이는 것을 숭배하려는 이스라엘의 본성이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영적 혼란의 시기에 등장한 인물이 바로 아비멜렉입니다. 그는 기드온의 서자였고, 어머니는 세겜 출신 이방 여인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과 출신을 이용해 세겜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자기 형제 칠십 명을 한 바위에서 학살함으로써 피로 왕권을 쟁취합니다(9:5). 이스라엘의 첫 왕이 사울이 아니라, 피와 배신으로 왕이 된 자가 바로 이 아비멜렉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상과 통치 방식은 정치적 아비멜렉인가? 대한민국의 현대 정치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교적 갑작스럽게 국가 권력의 중심으로 부상한 인물입니다. 그는 검사로서의 경력을 통해 강력한 반부패 이미지를 구축하며 국민적 지지를 받았고, 기존 정치 질서에 대한 대중의 염증을 등에 업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후에는 그 권력을 견제받지 않으려는 태도, 사적 충성도에 따른 인사 스타일, 사법 기관을 권력화하려는 시도 등에서, 많은 이들이 그의 통치를 권위주의적으로 느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친위 세력 중심의 계엄 선포를 통해 내란을 일으킨 것은 단순한 정치 실책이 아니라, 영적 붕괴의 징후라 할 수 있습니다. 기드온 사후의 이스라엘처럼, 윤 전 대통령의 부상 역시 대중이 혼란을 겪고 있을 때, “
강력한 리더”를 갈망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기대에 부응하기보다는, 자신을 위한 권력 구조를 만들어가는 데 주력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비멜렉이 세겜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왕이 되었지만, 이 동맹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요담의 저주처럼(9:7~21), 이 연합은 “
가시나무 아래 피한 결과”로 끝납니다. 가시나무는 스스로 불을 내며 백향목까지 태우는 존재입니다. 세겜 사람들과 아비멜렉은 서로를 이용하며 권력을 취했으나, 결국은 서로를 불태우며 멸망하게 됩니다.

이러한 모습은 지금의 한국 정치에서도 뚜렷이 관찰됩니다. 윤석열 정권 하에서 등장한 수많은 인사들과 친위 세력들, 그리고 그것을 감싸던 여론의 일부는, 마치 세겜 사람들처럼 권력을 통해 자신들의 보호와 유익을 얻고자 했지만, 그 결과는 더 깊은 사회 분열과 정치적 파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비멜렉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동족을 학살한 것처럼, 오늘날 우리는 “
내부의 적”이라는 명분으로 상대를 혐오하고 조롱하며, 국민의 분열을 정당화하는 정치 구조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아비멜렉이 여인의 손에 의해 깨진 맷돌에 머리가 부서진 것처럼, 인간의 권세는 예상치 못한 약함 앞에 철저히 무너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비극을 철저히 깨닫고 배우지 않으면 이런 비극은 반복됩니다. 아비멜렉은 사사기 전체를 통틀어 하나님이 세우지 않으신 유일한 "
"입니다. 그는 인간적인 욕망과 정치적 계산으로 스스로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과정 전체를 “악한 일”로 간주하시며, 결국 그 대가를 철저히 묻습니다(9:56~57).

오늘날 한국의 성도들은 이 정치적 혼란 속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까요? 단지 한 정치인의 부패나 야망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우리 모두 안에 있는 아비멜렉의 욕망, 권력과 통제를 갈망하는 내면을 직면해야 합니다. 이 나라의 정치적 내란은 정치, 사회 문제라기보다, 영적 무질서의 결과이며, 그것은 교회가 복음의 빛을 잃고 세상의 정치 질서에 함몰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아비멜렉의 시대에 하나님은 사람을 세우지 않으셨고, 그 통치는 파괴와 복수로 가득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세우심을 받지 않은 왕이 어떤 종말을 맞는지를 목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역사는 지금도 다시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도와 회개가 없다면, 이 나라는 불타는 가시나무처럼 스스로를 태울 것입니다.

아비멜렉은 한 여인의 맷돌에 머리를 깨이고, 스스로 칼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 비극적 죽음은 단순한 개인의 몰락이 아니라, 하나님 없는 통치의 종말을 상징합니다. 권력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자리에만 의미가 있으며, 그 권세는 섬김과 공의로 드러나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그 권력은 자기를 삼키는 불이 될 뿐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이 내란의 혼란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것은 정치, 경제적 해답이 아니라, 회개와 돌이킴의 촉구입니다. 교회는 정권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편에서 불의와 죄를 외치고, 복음의 통치를 갈망해야 합니다. 이 땅의 무너진 정의와 질서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사람에게 있지 않고, 십자가에 죽으신 진정한 왕, 예수 그리스도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가장 혼탁한 거울 앞에 서 있습니다. 그 거울 속에는 ‘
민주주의’라는 허울과 ‘정의’라는 수사를 뒤집어쓴 채, 권력을 탐하는 사람들과 침묵하는 백성들, 그리고 영적으로 잠든 교회의 모습이 겹쳐 비쳐지고 있습니다. 사사기 9장의 아비멜렉은 더 이상 고대 이스라엘의 비극적인 한 장면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 이 시대와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아비멜렉의 등장은 무너진 영적 토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기드온이 죽자마자 백성은 바알브릿을 섬기고 여호와를 잊었습니다. 외적 위협이 사라지자, 그들은 신앙을 버리고 세상의 방식으로 돌아갔습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적 안정을 얻었고, 민주적 시스템을 구축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영적으로 깊은 공백과 혼란이 존재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은 그 공백 속에서 일어난 현상입니다. 국민은 정의를 갈망했고, 무너진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울 강한 리더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의 통치가 아닌 사람을 통한 통치에 대한 기대였습니다. 이는 마치 “
너희를 다스릴 왕을 우리에게 주소서” 외쳤던 사무엘 시대의 이스라엘과도 같습니다.

권력은 공의가 아니라 칼로 세워질 때, 결국 파괴됩니다. 아비멜렉은 정당한 절차나 하나님의 세우심이 아닌, 형제들을 죽이는 학살을 통해 왕이 되었습니다. 그가 세운 왕국은 오직 피로 세워진 왕국이었습니다. 그것은 견고한 돌이 아니라, 복수심과 이기심으로 짜인 사슬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목도하는 권력의 양상도 그러합니다. 헌법을 무시하고, 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반대자들을 숙청하고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모든 시도는 아무리 명분이 있어 보일지라도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부르는 행위입니다. 사사기 9장에서 하나님은 사람을 보내지 않으셨지만, 그들의 악행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악은 악으로 심판되었고, 아비멜렉은 스스로 세운 칼로 끝을 맞았습니다.

세겜 사람들은 아비멜렉을 왕으로 세웠지만, 그들의 목적은 명확했습니다. ‘
우리의 혈육’이라는 명분 아래, 그를 통해 자기들의 이익과 안정을 확보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의 선택은 자기 파괴로 이어졌습니다.

이 모습은 오늘날 정치적 포퓰리즘과도 닮아 있습니다. 정권을 지지했던 이들은 권력과 이익을 기대했지만, 그 결과는 사회적 분열과 도덕의 해체, 공적 질서의 파괴였습니다. 서로를 이용하던 아비멜렉과 세겜 사람들은 결국 서로를 죽이며 멸망했습니다. 사람의 이름을 따라 나라를 세우는 이 모든 행위는, 끝내 자기 발목을 잡는 부메랑이 됩니다.

하나님 없는 통치는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부릅니다. 아비멜렉은 하나님이 세운 왕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기를 위해 스스로 왕이 되었고, 결국 하나님의 침묵 속에서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 통치는 사람의 의도와 계획으로 시작되었지만, 하나님의 공의로 끝났습니다.

지금 우리는 너무도 유사한 시대를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뜻과 질서보다 사람의 지지와 권력 다툼이 앞선 시대, 교회조차 세상의 편에 서서 어느 정당을 지지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 없이 세운 왕국은 반드시 무너집니다. 아무리 강력하고 정당해 보이더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이름을 거스르는 순간, 그 나라는 스스로 붕괴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왕이 아니라, 회개와 복음의 회복입니다. 아비멜렉의 비극은 그 자신만의 비극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 없는 통치를 원하는 백성 전체의 심판이었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가 겪는 정치적, 사회적 내란은 단지 한 사람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믿음의 부패와 신앙의 혼란, 교회의 타락과 복음의 소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교회는 다시 “
왕을 세워주십시오”라고 외쳐선 안 됩니다. 우리는 “주여, 회개하게 하소서”라고 울부짖어야 합니다. 지금 이 나라에 새로운 정권도 필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십자가 앞에서 무릎 꿇는 백성과 지도자들입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참된 왕, 의와 자비의 통치를 이루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십니다.

“너희는 왕을 세우지 말고, 하나님을 경외하라.” 역사는 우리에게 아비멜렉을 주셨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회개할 시간을 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입니까? “하나님 없는 왕국은 칼과 피로 세워지고, 반드시 칼과 피로 무너진다.” 지금 이 땅에 필요한 것은 왕이 아니라 십자가를 통한 회개와 복음의 회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