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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과 기름부음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것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0. 24.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들을 알며 그들은 나를 따르느니라.”(요한복음 10:27)

요즘 교회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나 집회가 자주 열립니다. 신앙의 본질이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라면, 그분의 음성을 듣는 일은 참으로 귀한 일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여기에 따르는 혼란과 오해, 그리고 잘못된 열심도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정말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들을 함께 묵상해 보려 합니다.

성령의 언어는 기술이 아니라 관계입니다. 성령의 음성을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훈련이나 기술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어를 배우듯이 “하나님의 음성 듣기 기술”을 배우려 하지만, 성령의 언어는 오직 관계 속에서만 배워지는 언어입니다.

외국어는 상대방과 의사소통하기 위해 배우지만, 성령의 언어는 성령님과 교제하기 위해 배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거듭나지 않은 사람은 성령의 음성을 배울 수 없습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고, 우리 영이 그분의 뜻에 반응할 수 있는 생명이 되어야 비로소 대화가 시작됩니다.

성령님은 지식으로 배우는 존재가 아니라, 사랑으로 교제해야 할 인격입니다. 그분의 음성을 듣는 일은 어떤 공식이나 방법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그분을 신뢰하며 순종하려는 자에게만 열리는 문입니다.

성령의 음성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죄와 무관심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기술의 부족’ 때문이 아닙니다. 성령님과의 관계의 문제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죄가 다스리고 있으면, 그 죄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벽이 됩니다. 이 벽을 허물지 않으면, 아무리 ‘영적 기술’을 배워도 결국 신호는 잡히지 않습니다.

텔레비전이 아무리 최신형이라도 방송국에서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 화면이 나오지 않듯, 성령님과의 관계가 막혀 있다면 그 어떤 ‘듣기 훈련’도 소용없습니다. 성령님은 우리의 마음이 그분께 무심할 때, 조용히 침묵하십니다.
그분은 억지로 우리 귀를 열지 않으십니다. 친밀함의 문은 언제나 사랑으로 열리고, 무관심으로 닫힙니다.

음성을 듣는다는 것은 ‘희생’을 감수한다는 것입니다. 성령의 음성을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기쁨이나 감동만이 아닙니다. 그 음성은 언제나 우리를 희생과 순종의 자리로 이끕니다.

삭게오가 예수님을 만났을 때, 그는 자신의 재산을 내어놓았습니다. 그 만남이 없었다면 그는 재물을 잃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을 만난 순간, 그는 세상의 이익보다 영혼의 구원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자의 길입니다.

성령의 음성은 때로 우리에게 부담이 됩니다. 왜냐하면 그 음성은 언제나 ‘내려놓음’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뜻을 따르려면, 내 뜻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분의 말씀을 따르려면, 내 욕심과 편안함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은 은혜이자 동시에 십자가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은 시키지 않으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 믿음의 길은 언제나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감당하게 하시는 길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는 말씀을 받았을 때, 그것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요구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순종했습니다. 그 순종의 근거는 자신의 결심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능히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을 믿었기 때문”입니다(히 11:19).

성령의 음성을 듣는 믿음은 바로 이런 신뢰에서 나옵니다. 그분의 말씀은 종종 우리의 상식을 넘어섭니다. 그러나 그 음성이 진짜임을 아는 사람은, 그분의 성품과 사랑을 믿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믿음이란,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에 불가능을 받아들이는 용기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은 ‘작은 일’ 속에서 들립니다. 우리는 흔히 하나님의 음성이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기적처럼 나타나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성령님은 먼저 작고 사소한 순종을 통해 우리를 훈련시키십니다. “죄와 허물을 처리하라.” “그 사람을 용서하라.” “조용히 기다려라.” 이런 평범한 요구 속에, 하나님의 음성이 담겨 있습니다.

작은 일에 순종하지 않는 자는 큰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거창한 일을 시키기 전에, 우리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습관적인 죄, 자기중심적인 태도, 즉 ‘죄얼(罪孼)’을 다루시길 원하십니다. 그것이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그분의 음성은 우리 귀에 닿아도 우리의 마음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성령의 음성은 ‘사랑의 관계’에서 시작됩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것은 관계의 회복입니다. 그분의 음성은 훈련된 귀에 들리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에 들립니다.

성령님은 언제나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듣는 자가 없을 뿐입니다.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길은, 먼저 그분 앞에 엎드려 죄를 고백하고, 마음을 정결하게 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리할 때 비로소, 그분의 음성은 우리의 영혼 속에 부드럽게 울립니다. “너는 내 것이라. 내가 너를 사랑하노라.” 이 한마디가 들리는 순간, 우리는 이미 그분의 음성을 듣는 삶의 중심에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