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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과 기름부음

성령의 음성을 듣는 지혜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0. 24.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주제 중 하나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하나님께 귀를 기울인다고 하면서도 정작 마귀의 속임에 넘어가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왜 그럴까요?

영적 지도자 웟치만 니는 그의 책 《영에 속한 사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이 마귀에게 속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 안에 있는 불순한 의도, 즉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다.” 그 말은 매우 단순하지만, 우리의 영적 현실을 날카롭게 찌릅니다.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을 때, 하나님의 뜻보다 자기 뜻을 이루고자 할 때, 결국 마귀의 속임수에 가장 취약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성경 속에 이런 예가 있습니다. 유다 왕 여호사밧과 이스라엘 왕 아합이 함께 전쟁을 준비할 때, 그들은 하나님께 묻는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이미 결정을 내려놓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원한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자신들의 계획을 지지해주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의 완악함을 그대로 두셨습니다. 선지자들에게 속이는 영이 임하게 하셔서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만 듣게 하셨습니다(열왕기상 22장). 결국 그들은 다수의 목소리에 안심했고, 한 사람 미가야의 경고는 무시했습니다. 그러나 진리는 늘 소수의 외침 속에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미 마음이 굳어져 있으면 어떤 말씀도 들리지 않습니다. 자기 생각에 맞는 말만 받아들이고, 그 외의 모든 소리는 불편하다며 배척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성령의 음성을 듣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많은 사람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일을 ‘기술’이나 ‘지식’의 영역으로 오해합니다. 배우고 훈련하면 얻을 수 있는 어떤 능력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지식은 수단이지만, 지혜는 생명입니다. 지식은 외부에서 배워 얻는 것이고, 지혜는 하나님이 성령을 통해 내면에서 직접 가르쳐 주시는 것입니다.

지식은 융통성이 없습니다. 배운 대로만 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식만 쌓은 사람은 율법주의에 빠지기 쉽습니다. 바리새인들이 그랬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잊은 채, 배운 규칙과 원리만 붙들고 살았습니다. 반면 지혜는 살아 있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성령께서 지금 내게 주시는 깨달음, 즉각적이고 살아 있는 반응이 바로 지혜입니다. 지혜는 머리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과 호흡을 맞추는 것입니다.

우리는 육신을 가진 존재입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영적인 지혜를 온전히 깨닫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를 “몽학선생” 같은 지식의 단계를 거치게 하십니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배우고, 질문하고, 훈련받습니다. 그러나 이 지식은 임시적인 도구일 뿐, 언젠가는 그것을 넘어 하나님의 지혜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혜는 성령님이 우리를 이끄시는 직접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미숙한 사람은 이 지혜를 바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성숙한 지도자, 영적 스승을 통해 성령의 인도하심을 배우게 하십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점점 성령의 내적 음성에 민감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혜는 직관이며, 하나님의 시각입니다. 지혜는 직관으로 임합니다. 어떤 논리나 계산을 거치지 않고, 하나님의 마음이 곧장 내 마음으로 들어오는 경험입니다. 이것은 어떤 특별한 신비 체험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시각으로 사물을 이해하는 일, 하나님의 마음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일, 그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처음에는 이 과정이 강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성령의 임재와 기름부으심이 강하게 임합니다. 그러나 점점 성장하면 이 지혜는 자연스러운 일상 속의 호흡처럼 작동합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말이 거창한 일이 아니라, 그분과 함께 숨 쉬는 삶이 되는 것입니다.

마귀가 우리를 속이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욕심입니다. 곧 세상의 성공, 인정받고 싶은 마음, 자랑하고 싶은 욕망입니다. 이 욕심은 마귀의 초대장과 같습니다. 욕심이 있는 곳에 마귀의 속임수가 반드시 들어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의 음성을 듣는 사람은 무엇보다 마음의 순수함을 지켜야 합니다. 성령의 음성은 욕심 많은 마음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욕심이 만들어낸 거짓 영의 소리를 하나님의 음성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예수님조차 광야에서 마귀의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마귀는 시편의 말씀을 이용해 예수님을 유혹했습니다. 성경 구절을 들고 시험하는 마귀 앞에서 우리가 스스로 이길 수 있을까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아는 ‘지식’이 아니라, 그 말씀의 마음을 아는 ‘지혜’가 있어야 시험과 속임 속에서도 진리를 분별할 수 있습니다.

지혜는 ‘만나’처럼 매일 받아야 합니다. 지혜는 한 번 얻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어제의 지혜는 오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지혜는 매 순간 하늘에서 새로 내려오는 은혜의 만나입니다.

우리가 육체의 생명을 유지하려면 계속 숨을 쉬어야 하듯, 영적 생명도 끊임없이 하나님의 지혜를 호흡해야 합니다. 순간순간 주님을 의지하고, 그분께 마음을 열고, 그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성령의 음성을 듣는 사람이 됩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일은 어떤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순결한 마음의 상태입니다. 지식을 넘어 지혜로 나아갈 때, 우리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분별하게 됩니다.

오늘도 내 안의 욕심과 고집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해달라고 기도합시다. 그때 우리 안에 조용히 말씀하시는 성령의 음성이 세상의 모든 소음보다 선명하게 들릴 것입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며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잠언 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