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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말씀 묵상

해 돋는 곳에 선 사람들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1. 18.

"이스라엘 자손은 각각 자기의 진영의 군기와 자기의 조상의 가문의 기호 곁에 진을 치되 회막을 향하여 사방으로 치라. 동방 해 돋는 쪽에 진 칠 자는 그 진영별로 유다의 진영의 군기에 속한 자라 유다 자손의 지휘관은 암미나답의 아들 나손이요. 그의 군대로 계수된 자가 칠만 사천육백 명이며"(민수기 2:2~4)

광야는 혼란과 무질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가득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곳에서 자신의 백성을 아주 질서 있게, 아주 세밀하게, 아주 목적 있게 배치하셨습니다. 민수기 2장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그림처럼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를 성막 중심으로 정렬시키는데, 그 배치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는 놀라울 만큼 깊습니다.

성막의 중심에는 하나님의 임재, 하나님의 영광, 하나님의 통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는 자신들의 위치를 마음대로 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위치는 모두 하나님의 명령이었습니다. 곧, 하나님의 백성은 자기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야 한다는 신앙의 원칙이 이 배치도를 통해 처음부터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진영이 있습니다. 동쪽 진영, 곧 해 돋는 곳에 서 있는 유다, 잇사갈, 스불론의 세 지파입니다. 성경에서 “
동쪽”은 종종 새로운 시작과 하나님의 역사가 밝아오는 방향을 상징합니다. 에덴동산의 동편에 생명나무의 길을 막는 그룹이 서 있었고, 성막과 성전의 문은 동쪽을 향해 열려 있었으며, 예수님의 재림도 동방에서 번개가 번쩍이는 것처럼 나타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동쪽에 배치된 세 지파는 하나님의 새 일을 여는 사람들, 가장 먼저 일어나 하나님을 예배하고, 가장 먼저 행군하며, 가장 먼저 영적 전쟁의 선두에 서는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특히 이들의 수는 186,400명, 열두 지파 중 가장 크고 가장 강력한 군대였습니다. 하나님은 아무 지파나 앞장 세우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예배, 분별, 선교라는 영적 질서를 가진 세 지파를 앞장에 두셨습니다. 이 부르심은 오늘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영적 역할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유다는 동쪽 진영의 중심 지파, 곧 리더 지파였습니다. 그 이름의 뜻은 “
찬송”입니다. 창세기 49장 10절에서 하나님은 유다에게서 “”(왕권)이 떠나지 않을 것이며, “실로”(메시아)가 유다 지파를 통해 오리라고 예언하셨습니다. 유다는 예배와 왕권을 상징합니다. 광야 행진에서 유다가 제일 먼저 선다는 것은 곧 이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예배가 앞서가야 한다.

예배 없이 나아가는 사역은 빈 껍데기입니다. 찬송 없이 시작되는 삶은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왕 되신 예수님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채 뛰어드는 사역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다가 앞장선다는 것은, “
우리의 삶과 사역은 언제나 예배에서 시작되고 예배로 유지되며 예배로 완성된다”는 영적 원리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잇사갈은 동쪽 진영의 두 번째 지파로, 성경은 그들을 두 가지로 묘사합니다.
“시세를 알고 이스라엘이 마땅히 행할 것을 아는”지파(대상 12:32), “장막에 머물기를 즐거워하는”지파(신 33:18) 세상은 잇사갈 같은 사람을 “전략가”, “분석가”, “통찰력 있는 자”라고 부를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들의 통찰력이 장막에 머무르는 데서, 곧 하나님 앞에서 나왔다고 설명합니다. 그들의 지혜는 자기 두뇌에서 온 것이 아니라, 자기 경험에서 온 것도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 안에 머무는 데서 흘러나온 지혜였습니다.

오늘 우리의 영적 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배 없이 사역할 수 없습니다.(유다) 그리고 기도 없이, 말씀 없이, 임재 안에서 머무는 시간 없이 분별할 수 없습니다.(잇사갈) 유다가 앞장서고, 잇사갈이 그 뒤를 따르는 것은
예배에서 얻은 통찰력이 우리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하신 하나님의 질서입니다.

스불론은 세 번째 지파이며, 성경은 그들에게 “
밖으로 나감”을 기뻐하는 자라 말합니다. 스불론의 부르심은 곧 선교와 확장입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활발히 외부를 왕래하며 상업과 무역을 담당했던 지파였습니다. 그러므로 신명기 33장 19절은 그들이 “바다의 풍부한 것과 모래의 감추인 보배”(재정과 자원)를 흡수할 것이라 말씀합니다.

스불론은 열방을 향한 발걸음과, 그 사역을 감당하는 재정의 축복을 상징합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기 위해서는 예배가 있고(유다), 분별이 있고(잇사갈), 반드시 나아감이 있어야 합니다(스불론). 하나님은 단지 우리가 하나님만 향해 “
머무르도록” 부르신 것이 아니라, 떨리는 마음으로라도 세상을 향해 나아가 복음을 전하도록 부르셨습니다.

유다–잇사갈–스불론 이 세 지파를 동쪽에 나란히 세우신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들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완전한 그림을 이룹니다. 유다(예배)가 앞서면, 잇사갈(분별)이 열립니다. 예배 중에 하나님은 시대를 읽게 하시고,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여 주십니다. 예배하는 사람은 방향을 잃지 않습니다.

잇사갈(통찰)이 열리면, 스불론(선교)이 움직입니다. 분별 없이 나아가면 열매가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통찰이 있을 때, 우리의 나아감은 목적을 갖고 힘을 얻습니다. 스불론(선교)이 움직이면, 하나님 나라가 넓어집니다. 그리고 다시 예배가 더 크게 울려 퍼지고, 다시 분별이 더 깊어지며, 다시 선교가 더 멀리 나아갑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동쪽에 배치하신 세 지파가 만들어내는 영적 선순환의 흐름, 하나님의 나라의 확장 원리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느 방향에 서 있는가? 민수기 2장의 지파 배치는 단순한 행정 지도가 아닙니다. 오늘 우리 각자의 부르심을 보여주는 영적 지도입니다.
"나는 유다처럼 예배가 앞서 있는가? 나는 잇사갈처럼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분별력을 얻고 있는가? 나는 스불론처럼 복음 때문에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부르십니다. “
해 돋는 곳에 서라. 예배하라. 분별하라. 그리고 나아가라.” 그리고 이 부르심은 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유다의 예배가 잇사갈의 지혜를 부르고, 잇사갈의 지혜가 스불론의 발걸음을 일으키며, 스불론의 발걸음이 다시 유다의 찬송을 크게 만드는…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아름다운 협력입니다.

오늘도 이 영적 질서 속에 우리를 세우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해 돋는 곳에서 하나님의 새 일을 여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