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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동행

행복한 동행 - 흠을 덮어주는 사랑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8. 13.

결혼을 앞둔 젊은 커플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한 청년이 우연히 TV 화면 속에서 스쳐 지나간 한 아가씨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몇 초도 안 되는 그 짧은 순간, 청년의 마음에 무언가가 훅 들어왔습니다. 그는 수소문 끝에 그녀의 주소를 알아냈고, 용기를 내어 편지를 썼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펜팔은 무려 3년이나 이어졌습니다. 종이 위에 눌러쓴 글자들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나누었고, 얼굴도 제대로 모른 채 마음은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드디어 만나기로 한 날, 아가씨는 약속 장소에서 그를 보고 얼어붙었습니다. 청년의 한쪽 눈에 장애가 있었던 것입니다. 배신감이 밀려왔습니다. "
3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왜 한 번도 말하지 않았어요?"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나를 속였다는 사실 때문에 화가 나요." 청년은 담담하게 되물었습니다. "제가 처음 보낸 편지, 기억나세요?" 아가씨는 머뭇거렸습니다. 청년이 말을 이었습니다. "당신을 보는 순간, 제가 뭐라고 썼습니까? '한눈에 반했다'고 썼습니다."

이 이야기가 우스갯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결혼생활의 본질을 꿰뚫는 진리가 숨어 있습니다. 청년은 자신의 결함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결함까지 끌어안고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진짜 사랑은 상대의 흠을 발견하지 못해서 하는 사랑이 아니라, 흠을 보고도 계속하기로 선택하는 사랑입니다.

이 이야기와 정반대의 결혼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성경적 상담학자 J. E. 아담스에게 한 부인이 상담을 받으러 왔습니다. 그녀는 낡고 꼬깃꼬깃해진 대학 노트 한 권을 그의 앞에 내밀었습니다. 페이지마다 깨알 같은 글씨가 빼곡했습니다. 지난 15년간 남편이 했던 말실수, 서운했던 행동, 부족했던 순간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색인표까지 만들어 항목별로 분류하고, 빨간 줄과 파란 줄로 표시까지 해두었습니다. "
이런 남편과 어떻게 더 살 수 있겠어요?" 그녀가 물었습니다.

아담스 박사의 대답은 짧고 단호했습니다. "
부인의 모든 문제는 바로 이 노트 안에 있습니다. 이 노트를 가슴속에서 완전히 태워버리기 전까지는, 절대 이 가정을 지킬 수 없을 겁니다." 15년 동안 그녀는 남편을 사랑하는 대신 남편을 채점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실수를 수집하고 분류하는 사람에게, 배우자는 더 이상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감시와 평가의 대상이 되어버립니다. 노트가 두꺼워질수록 부부 사이의 거리는 멀어졌을 것입니다.

이 두 이야기를 나란히 놓고 보면 결혼의 갈림길이 보입니다. 한쪽은 상대의 흠을 이미 알고도 사랑을 시작한 사람이고, 다른 한쪽은 사랑을 시작한 뒤에 상대의 흠을 하나하나 기록해 무기로 삼은 사람입니다. 세상에 흠 없는 배우자는 없습니다. 결혼이란 애초에 불완전한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완성해가는 여정입니다. 만약 완벽한 사람끼리 만났다면 그것은 결혼이 아니라 전시일 것입니다. 서로의 부족함이 있기에 서로가 필요하고, 서로를 채워줄 이유가 생깁니다.

젊은 부부에게 흔히 나타나는 함정이 있습니다. 연애 시절에는 콩깍지가 씌어 상대의 단점이 오히려 매력으로 보이다가, 결혼 후 함께 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 단점들이 하나씩 눈에 밟히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양말을 아무 데나 벗어두는 습관, 약속 시간에 늦는 버릇, 감정 표현이 서툰 모습, 처음엔 웃어넘기던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 "
저 사람은 왜 저래"라는 불만의 목록으로 쌓여갑니다. 그 목록이 마음속에서 자라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담스 박사를 찾아온 그 부인처럼 되어 있을지 모릅니다.

행복한 부부와 불행한 부부의 차이는 문제가 있고 없고가 아닙니다. 문제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입니다. 행복하게 동행하는 부부는 상대의 문제를 문제 삼지 않습니다. 반면 불행한 동행을 하는 부부는 그 문제를 붙잡고 늘어지며 비난하고 불평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신혼 초, 아내는 남편이 퇴근 후 소파에 앉으면 꼼짝하지 않고 스마트폰만 보는 모습이 못마땅했습니다. 처음엔 몇 번 지적했습니다. "
당신은 집에 오면 왜 나랑 대화를 안 해?" 남편도 처음엔 미안해하며 고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아내의 지적은 점점 잦아졌고, 결국 사소한 일까지 도마 위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번에도 그랬잖아, 항상 그런 식이야." 남편은 지쳐갔고, 대화는 방어와 변명으로 얼룩졌습니다.

반면 이런 부부도 있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같은 습관을 보면서도 "
이 사람은 하루 종일 사람들과 부대끼다 왔으니 잠깐의 멍한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하고 이해해 주었습니다. 대신 저녁 식사 후 짧은 산책 시간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자고 제안했습니다. 문제를 지적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조정의 대상으로 바라본 것입니다. 같은 문제였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내가 배우자에게 백 퍼센트 만족할 수 없듯이, 배우자도 나에게 백 퍼센트 만족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실패가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결혼의 모습입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부족함을 두고 계속 언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맞추어가고 적응해가려는 노력입니다.

진짜 베스트 프렌드는 상대의 문제를 낱낱이 찾아내어 지적하고 잔소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보면서도 격려하고, 부족한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채워주려고 애쓰는 사람입니다. 애꾸눈이었던 청년이 그 결함까지 끌어안고 "
한눈에 반했다"고 고백했던 것처럼, 우리도 배우자의 부족함을 발견할 때마다 그것을 비난의 재료가 아니라 사랑을 증명할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노트를 태워버리라는 아담스 박사의 조언은 비단 그 부인만을 위한 말이 아닙니다.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도 배우자의 허물을 기록해 놓은 보이지 않는 노트가 있을지 모릅니다. 그 노트를 계속 채워갈 것인가, 아니면 오늘 이 자리에서 태워버릴 것인가? 그 선택이 앞으로의 결혼생활을 행복한 동행으로 만들지, 불행한 동행으로 만들지를 결정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