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도행전 3장에서 베드로는 두 번째 설교를 전합니다. 성전 미문에 앉아 있던 앉은뱅이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걷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놀라며 몰려들었습니다. 그들은 기적을 행한 베드로와 요한을 주목했지만, 베드로는 곧바로 시선을 돌려 진짜 주인공을 드러냅니다.
“왜 우리를 주목하느냐? 이 사람을 일으킨 것은 우리의 능력이나 경건이 아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 곧 너희가 죽인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그 이름을 믿는 믿음이 이 사람을 온전히 낫게 했다.”
베드로의 설교는 놀랍도록 단순합니다. 그는 기적의 본질을 설명하며, 곧장 회개와 죄 사함으로 나아갑니다. “너희가 생명의 주를 죽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를 다시 살리셨다. 그러므로 너희가 회개하고 돌이켜 죄 없이 함을 받으라.” 이것이 베드로 설교의 핵심이었습니다.
우리가 성경에서 발견하는 사도들의 설교는 짧고 간결합니다. 오늘날처럼 화려한 예화나 복잡한 논리를 앞세우지 않았습니다. 바울 역시 아레오바고에서 전한 설교(사도행전 17장)에서 똑같은 구조를 따랐습니다. 창조주 하나님 – 인간의 죄 –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 회개와 믿음. 이 틀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사도들이 평생 반복한 메시지는 결국 한 가지였습니다. “우리는 죄인이다. 우리는 스스로 구원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다. 그가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그러므로 회개하고 믿으라.”
겉으로 보면 지루할 만큼 단순한 설교입니다. 그러나 이 단순한 메시지 안에서 하나님께서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기적이 일어나고, 사람들의 마음이 찔림을 받고,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의 강단은 어떻습니까? 많은 설교자들이 조바심을 냅니다. 단순한 복음만 전하면 사람들이 떠나지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학문적 깊이를 자랑하거나, 예화와 정보들로 설교를 채우기도 합니다. 심지어 복음이 아닌 사회운동, 도덕 개혁, 자기계발로 강단이 가득 차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탁월한 철학과 신학, 사회적 비전으로 포장해도, 그 설교 안에 죄와 회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빠져 있다면 그것은 사도들의 설교가 아닙니다. 그리고 결국 사람을 살리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기적을 보고 모여듭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베드로와 요한 시대에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기적은 사람을 잠시 놀라게 할 뿐, 그 자체가 구원을 주지 않습니다. 베드로는 기적에 몰려든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가 지금 기적을 보고 놀라지만, 너희는 얼마 전 그 기적을 행하신 예수를 죽였다.”
기적이 아니라 죄가 문제입니다. 죄가 인간을 황폐케 하고, 공허하게 만들며, 결국 멸망으로 끌고 갑니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는 이 죄의 설교를 기피합니다. “죄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떠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복음은 바로 죄를 지적하고, 회개를 촉구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베드로는 군중을 향해 “너희가 예수를 죽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단지 그 시대 사람들에게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합니다. “내가 예수를 죽였다.”
어떻게 우리가 예수를 죽였습니까? 십자가 자리에 직접 있지 않았던 우리인데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을 무시하고, 다른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세상에서 만족을 구하려 할 때, 우리는 여전히 예수를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구원받은 성도라 할지라도 여전히 죄의 유혹 속에서 살아갑니다. 우리는 죄가 우리를 얼마나 황폐하게 만드는지, 얼마나 깊은 외로움과 공허와 고통을 주는지 잘 알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성도들의 삶 속에서도 죄의 아픔을 경험케 하십니다. 죄의 결과가 얼마나 쓰라린지 알게 하시면서, 오직 예수만이 우리의 소망임을 깨닫게 하십니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점점 죄를 포기하고, 자기부인을 배우며, 내 안에 사시는 그리스도의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이것이 참된 성도의 삶입니다.
오늘날 교회가 반드시 붙잡아야 할 메시지는 사도들이 전했던 그 단순한 복음입니다. 인간의 죄와 무능력,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회개와 믿음, 그리고 장차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 이 틀에서 벗어난 설교는 아무리 지적이고 세련되어도 복음이 아닙니다. 오직 이 단순한 복음만이 사람을 살리고, 교회를 세우고,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회개하고 돌이켜 너희 죄 없이 함을 받으라. 이같이 하면 유쾌하게 되는 날이 주 앞으로부터 이를 것이요.” (사도행전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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