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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1858

뚫린 구멍, 영적 문지방 – 죄의 시작은 어디서 오는가? 우리의 몸에는 다섯 가지 뚫린 구멍이 있습니다. 눈, 귀, 코, 입,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반응하는 감각의 통로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단순한 구멍들이 인간의 죄의 출발점이라는 고백은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뚫린 구멍’이란 표현은 육체적 기관을 말하지만, 실은 그보다 더 깊은 내면의 문지방을 가리킵니다. 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들리는 것 이면에 작동하는, 냄새 맡고 말하는 욕망의 자리를 말입니다.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서 라스콜리니코프가 저지른 살인은, 단지 도끼질 하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먼저 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가난과 불의, 그리고 약자에 대한 연민과 엘리트적 오만이 뒤섞인 시선, 그 눈에서 죄는 싹을 틔웠습니다. 귀는 세상의 혼탁한 논리를 들었습니다. "강자는 약자를 제거할.. 2025. 7. 21.
성령에 매인 자의 길 - 억눌림이 아니라 순종의 길 “보라 이제 나는 성령에 매어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거기서 무슨 일을 만날는지 알지 못하노라.”(사도행전 20:22)바울은 자유로운 복음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로마 시민권자였고, 당대 최고의 학문을 배웠으며, 유대 사회에서도 엘리트로 불리던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한 말은 자유인의 말이 아닙니다. 그는 “성령에 매였다”고 말합니다. 스스로 묶인 자가 되었다는 고백입니다. 성령께 붙들린 사람은 자신의 의도와 계획을 따라 움직이지 않습니다. 대신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 앞에 스스로를 내어맡깁니다.여기서 말하는 ‘매임’은 단순한 억압이나 강제성이 아닙니다. 바울은 기꺼이 자원하여 매인 자가 된 것입니다. 이 매임은 기도의 자리에서, 깊은 영적 교제의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내면의 순종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2025. 7. 21.
영적인 삶을 위하여 - 주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신앙의 길을 걷다 보면 우리는 종종 “주님, 왜 제게 말씀하지 않으시나이까?” 하는 탄식 속에 잠기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들리지 않는 것은, 그분이 말씀하지 않으셔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분의 말씀을 듣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세상의 소음에 귀를 빼앗긴 채, 조용히 임하시는 하나님의 속삭임을 무시한 채, 우리는 종종 더 크고 강한 음성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요란한 천둥소리나 불 가운데 계시지 않습니다. 엘리야가 체험했듯, 하나님은 “세미한 소리”로 임하십니다(왕상 19:12). 그러므로 진정한 신앙은 그 고요한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자의 태도에서 시작됩니다.삼상 3장 9절에서 사무엘은 “주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라고 고.. 2025. 7. 21.
너희 천부께서 - 하늘의 아버지를 부를 수 있는 자의 특권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마태복음 6:26)세상의 모든 것이 흔들릴지라도 흔들리지 않는 한 기둥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부를 수 있는 그 이름, “아버지”입니다. 예수께서 마태복음 6장에서 하신 말씀은 우리가 얼마나 귀한 자리로 부름받았는지를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공중의 새를 보라”고 하신 그 말씀 다음에 이어지는 표현, “너희 천부께서”는 단순히 창조주 하나님을 지칭하는 말이 아닙니다. 이는 그분과 우리의 관계, 곧 자녀와 아버지의 관계를 선언하는 고백이며 약속입니다.하나님의 백성은 단지 하나님의 창조물일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태어난 자들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피.. 2025.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