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3110

에베소서(31) -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사랑이라는 이름의 의무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라"(에베소서 2:10)아침 출근길, 낯선 사람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적이 있을 것입니다. 문이 닫히면 사람들의 시선은 약속이나 한 듯 층수 표시판으로 향합니다. 그 숫자를 뚫어져라 쳐다본다고 엘리베이터가 더 빨리 올라가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왜 우리는 서로의 눈을 피할까요?별것 아닌 이 장면 속에 인간 존재의 깊은 상처가 숨어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경계합니다. 낯선 이가 나를 해치지는 않을까, 나에게 무언가를 요구하지는 않을까 하는 무의식적 방어가 작동하는 것입니다. 의견이 조금만 어긋나도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이 올라오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나의 존재를 지켜줄 사랑과 인정인데, 나와 다른 의견을.. 2026. 8. 4.
빛을 등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다윗은 밧세바와의 일을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두고 일 년 가까이 살았습니다. 겉으로는 여느 때처럼 왕궁을 다스리고, 전쟁을 지휘하고, 백성 앞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시편 32편에서 그는 그 시절을 이렇게 회고합니다. "내가 입을 열지 아니할 때에 종일 신음하므로 내 뼈가 쇠하였도다 주의 손이 주야로 나를 누르시오니 내 진액이 화하여 여름 가뭄에 마름 같이 되었나이다"(시 32:3~4). 인정하지 않은 죄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다윗의 몸속에서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그를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나단 선지자가 찾아와 "당신이 그 사람이라"고 말하기까지, 다윗은 스스로에게 조차 그 진실을 감추며 살았던 것입니다.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들, 예를 들어 시기했던 마음,.. 2026. 8. 4.
히브리서 - 심장에 꽂힌 칼, 모리아산에서 만난 은혜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으니 그는 약속들을 받은 자로되 그 외아들을 드렸느니라. 그에게 이미 말씀하시기를 네 자손이라 칭할 자는 이삭으로 말미암으리라 하셨으니, 그가 하나님이 능히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 비유컨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도로 받은 것이니라."(히브리서 11:17~19)교회 안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짓눌러온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백 살에 얻은 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번제로 바치려 했던 사건입니다. 이 이야기는 수없이 이런 식으로 인용되어 왔습니다. "아브라함은 독자까지 내어놓았는데, 당신은 무엇을 내어놓고 있습니까?" 헌금 시간에, 봉사자를 구하는 광고 시간에, 이 본문은 사람들의 죄책감을 자극하는 채찍으로 사용되.. 2026. 8. 4.
마가복음 - 용서받을 수 없는 죄, 성령을 모독하는 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의 모든 죄와 모든 모독하는 일은 사하심을 얻되, 누구든지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사하심을 얻지 못하고 영원한 죄가 되느니라 하시니, 이는 그들이 말하기를 더러운 귀신이 들렸다 함이러라."(마가복음 3:28~30)어느 목사님이 신학대학원 시절, 선배 목사님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어느 교회에 여자 부흥사가 집회를 인도하러 왔습니다. 사흘째 밤, 회중의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손뼉 소리, 흐느낌, 방언 같은 탄성이 예배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 절정에서 부흥사가 외쳤습니다. "지금 성령께서 말씀하십니다! 담임 목사님과 장로님들은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으십시오!"그 순간 예배당은 술렁였습니다. 몇몇 장로들이 엉거주춤 일어나 앞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2026.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