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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30

베데스다에서 배운 은혜의 길 "예수께서 이르시되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하시니"(요한복음 5:8)예루살렘 성벽 북쪽에는 ‘양 문’이라는 출입구가 있었습니다. 이 문은 제사에 드릴 양을 들이고 내보내는 길목이었기에, 늘 분주하고도 신성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그 근처에는 ‘베데스다’라 불리는 연못이 있었습니다. 히브리어로 ‘은혜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었습니다.연못 주위에는 다섯 개의 기둥 회랑이 있었고, 그 안에는 수많은 병자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눈먼 사람, 다리를 저는 사람, 팔다리에 힘이 없는 사람… 그들의 눈빛은 간절했지만, 어쩐지 차갑기도 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사정을 위로하기보다, 연못이 ‘움직이는 순간’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물이 한 번 출렁이면 천사가 내.. 2025. 8. 11.
기적이 아닌 말씀으로 사는 믿음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라 네 아들이 살아 있다 하시니 그 사람이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믿고 가더니” (요한복음 4:50)예수께서 유대를 떠나 갈릴리로 올라가셨을 때, 갈릴리 사람들은 그분을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환영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에서 행하신 기적들을 보았기 때문에 그분을 반긴 것입니다. 요한복음 4장은 우리에게 믿음의 본질에 대해 묻습니다. "당신은 왜 예수를 따르고 있는가? 기적을 기대해서인가, 말씀을 믿기 때문에인가?"갈릴리 사람들이 예수님을 반긴 이유는 기적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필요한 능력을 가진 해결사로 여겼습니다. 당시 유대사회에는 절박함과 고통이 가득했고, 사람들은 병 고침, 귀신 쫓음, 물.. 2025. 8. 7.
사마리아 여인의 이야기에서 배우는 복음의 능력 “여자가 물동이를 버려 두고 동네로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이르되”(요한복음 4:28)요한복음 4장은 단순한 만남의 기록이 아닙니다. 이 장면은 복음이 어떻게 한 인간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놀라운 이야기입니다.한 사마리아 여인이 우물가로 물을 길러 옵니다. 그것도 한낮입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시간에 혼자서 물을 뜨러 오는 것은 당시 문화에서는 이상한 일입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아침이나 저녁, 시원한 시간에 함께 모여 물을 길었습니다. 그런데 이 여인은 홀로, 그것도 사람들의 눈을 피하는 듯한 시간에 우물가에 나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녀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삶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복잡했습니다.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고, 지금 함께 사는 남.. 2025. 8. 2.
신령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 – 하나님의 갈증, 우리의 갈망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한복음 4:23~24)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인에게 “내게 물 좀 달라”고 말씀하신 장면은 단순한 갈증의 호소가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의 갈증, 곧 하나님께로부터 떠나 있는 자녀들을 향한 절절한 목마름을 상징합니다. 여인의 인생에 연이어 나타난 여섯 명의 남자는,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떠난 이후 자기 갈증을 세상의 것으로 해갈하려 했던 실패의 역사를 대변합니다.그 목마름은 단지 감정적, 심리적 허기가 아니라 존재론적 갈증, 곧 창조주 하나님과의 단절에서 오는 본질적 허기입니다. 하나님은 그 목마름을 당신의 피로.. 2025.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