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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초막절의 빛과 생수, 그리고 예수님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0. 15.

"이 후에 예수께서 갈릴리에서 다니시고 유대에서 다니려 아니하심은 유대인들이 죽이려 함이러라. 유대인의 명절인 초막절이 가까운지라."(요한복음 7:1~2)

이스라엘 백성에게 초막절(수콧)은 한 해의 절기 중에서도 가장 기쁨이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들은 수확을 마친 뒤 일주일 동안 초막을 짓고 그 안에 거하며, 광야의 40년을 기념했습니다. 그 초막은
‘하나님께서 광야에서 우리와 함께 하셨다’는 임마누엘의 표징이었습니다.

하늘에는 매일 등불이 켜졌고, 제사장은 실로암 못에서 물을 길어 성전에 부었습니다. 그 물은 곧 하나님께서 광야에서 반석을 통해 생수를 주신 사건을 상징했고, 등불은 불기둥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임재를 기념하는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초막절은 “
”과 “”의 절기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절기의 한가운데, 예수님께서 성전 뜰에 서서 이렇게 외치셨습니다.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요 7:37–38)

이 말씀은 단순한 초청이 아니라, 자신이 곧 생수의 근원이심을 밝히신 선언이었습니다. 광야에서 물을 주신 하나님, 그 반석이신 하나님이 지금 예수 안에서 나타나셨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실로암 못의 물을 바라보며 과거의 구원을 기억할 때, 예수님은
“지금 이 자리에서 그 구원이 네 앞에 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분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절기의 의식 속에 머물렀지만, 절기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이 사람이 어찌 그런 말을 하느냐?갈릴리에서 무슨 선지자가 나겠느냐?” 하며 조롱했습니다. 예수님은 성전 안에 계셨지만, 그분의 빛은 종교적 형식에 갇힌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초막절의 마지막 날 밤, 성전의 등불이 꺼질 무렵 예수님은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라.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요 8:12) 초막절의 등불이 상징하던 하나님의 불기둥, 그 인도하심의 빛이 예수 안에서 완성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잠시 불을 켜놓고 기뻐했지만, 그 불은 곧 꺼졌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빛은 결코 꺼지지 않습니다. 그분은 단지 한 민족의 절기를 비추는 빛이 아니라, 세상의 빛, 모든 인생의 어둠을 밝히는 영원한 빛이십니다.

초막절의 등불이 성전의 높은 기둥 위에서 예루살렘을 비췄듯이, 예수님의 빛은 십자가 위에서 세상의 모든 죄와 절망을 비추셨습니다. 그 빛은 인간의 행위나 열심으로 붙잡을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의 빛입니다.

요한복음 7~8장은 단순히 옛 절기의 기록이 아니라, 모든 절기의 완성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유월절의 어린양, 무교절의 거룩함, 초실절의 부활, 오순절의 성령 강림, 그리고 초막절의 임재와 생수, 이 모든 절기의 의미는 예수 안에서 완성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삶의 광야를 지나며 지치고 목마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목마르거든 내게로 오라.” 그리고 “내가 세상의 빛이라.” 그분 안에서 우리는 쉼을 얻고, 방향을 얻고, 다시 살아납니다. 진정한 초막절의 기쁨은 초막을 짓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초막 안에 함께 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데 있습니다.

예수님은 단지 절기를 지키러 오신 분이 아니라, 절기를 이루시고 완성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이 주시는 생수는 내 영혼의 사막을 적시고, 그분의 빛은 내 죄와 두려움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오늘도 그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은 매일을
“초막절”로 사는 삶입니다. 광야 같은 세상 속에서도, 그분이 내 안에 장막을 치시고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요한복음 7:37)

“나는 세상의 빛이라.” (요한복음 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