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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이야기

가나안의 정탐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8. 7.

지오반니 란프란코, <가나안의 정탐>, 1621~24, 미국 로스엔젤레스 장 폴 게티 미술관

"사십 일 동안 땅을 정탐하기를 마치고 돌아와 바란 광야 가데스에 이르러 모세와 아론과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나아와 그들에게 보고하고 그 땅의 과일을 보이고 모세에게 말하여 이르되 당신이 우리를 보낸 땅에 간즉 과연 그 땅에 젖과 꿀이 흐르는데 이것은 그 땅의 과일이니이다. 갈렙이 모세 앞에서 백성을 조용하게 하고 이르되 우리가 곧 올라 가서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 하나 그와 함께 올라갔던 사람 들은 이르되 우리는 능히 올라가서 그 백성을 치지 못하리라 그들은 우리보다 강하니라 하고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그 정탐한 땅을 악평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그 거주민을 삼 키는 땅이요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거기서 네피림 후손인 아낙 자손의 거인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민수기 13:25~27, 30~33)

“어느 때까지 나를 믿지 않겠느냐?"(민수기 14:11) 하나님의 이 탄식은 단순한 책망이 아니라, 사랑받고 인도받은 자들이 끝내 신뢰하지 않는 데서 오는 깊은 슬픔의 표현이었습니다. 민수기 13~14장은 인간의 불신과 불순종, 그리고 그 가운데서도 믿음을 지킨 자들의 이야기를 극명하게 대조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과거 이스라엘 백성의 실패담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자신의 믿음 없는 행태를 들여다보게 하는 영적 거울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약속하셨지만, 우리는 의심했습니다. 하나님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
너희에게 주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민 13:2). 이 말은 이미 땅을 차지하게 하셨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백성은 그 약속을 믿지 않았습니다. 땅의 상황을 보러 간 정탐꾼 열 명은, 현실을 하나님의 약속보다 더 크게 보았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도 그렇게 보았을 것이다.”(민 13:33)

그들이 본 현실은 맞습니다. 성은 견고했고, 사람들은 장대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놓친 핵심은 그 땅을 누가 주시겠다고 하셨는가입니다. 그들에게 ‘
하나님’은 너무 작았고, ‘문제’는 너무 컸습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며 수없이 많은 기적과 은혜를 경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 앞에서는 여전히 자신을 메뚜기처럼 느낍니다. 그것은 현실의 크기가 커서가 아니라, 마음속에 계신 하나님의 존재가 작기 때문입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은 믿음으로 현실을 본 자들입니다. 그러나 여호수아와 갈렙은 달랐습니다. 그들도 똑같은 현실을 보았지만, 결론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 땅은 심히 아름다운 땅이라… 여호와께서 기뻐하시면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시고…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은 우리의 밥이라.”(민 14:7~9)

하나님의 약속과 능력을 믿은 이들은, 문제조차도 하나님의 섭리 아래서 다루어질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믿음은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은 현실보다 더 큰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자주 흔들리고 두려움에 빠지는 것은 현실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보다 현실을 더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불신의 말로 백성을 선동한 열 명의 정탐자들을 즉시 심판하셨습니다. 그 장면을 지켜본 백성은 결국 두려움에 빠져, 이번엔 무모한 결단을 합니다.
“우리가 죄를 지었나이다… 이제 올라가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곳으로 가리이다.”(민 14:40) 하나님이 가지 말라고 하셨는데도, 자신들의 잘못을 만회하려는 열심으로 무턱대고 전쟁에 나섭니다.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 없이, 아무리 열심을 내도 실패는 불가피합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의 삶은 일관되지 못합니다.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을 땐 불평하고, 문제가 닥치면 뒤늦게 열심을 냅니다. 그러나 그 열심조차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지 않으니 오히려 패망을 부릅니다. 오늘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묻기보다는, 자신이 결정하고 나서 “
믿음으로” 하겠다고 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이 인도하실 때 그분과 함께 가는 것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뜻을 앞서지도, 뒤처지지도 않는 것입니다.

정탐꾼 열 명은 결국 민족 전체를 광야에서 40년 동안 방황하게 만드는 재앙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단지 그들의 말 한마디가 백성의 마음을 두려움으로 뒤덮었고, 불신앙의 반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시대에도 우리는 수많은 소리를 듣습니다.
‘현실을 직시하라’, ‘네 힘으로 해라’, ‘믿는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하나님께서 하시는 음성은 어디에 있는가요? 누구의 말을 따르고 있는지에 따라 우리의 운명은 바뀝니다. 사람의 말, 현실의 소리, 두려움의 외침이 아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믿어야 합니다.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가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약속의 땅을 보여주시고, 그 땅을 차지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그 앞에는 언제나 커다란 장벽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믿음 없는 자는 그 장벽 앞에서 낙심하고, 믿음 있는 자는 그 장벽 너머에 계신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처럼 현실보다 하나님의 약속을 더 신뢰하는 사람, 모세처럼 백성을 위해 엎드려 기도하는 사람, 그런 믿음의 사람을 하나님은 찾으십니다. 하나님의 탄식은 지금도 이어집니다. “
어느 때까지 나를 믿지 않겠느냐?” 그 질문 앞에, 우리가 진심으로 대답해야 할 시간입니다. “주님, 제게 믿음을 더하소서. 이제는 주님의 말씀만을 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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