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하여 이방 나라들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헛된 일을 꾸미는가,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여 여호와와 그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대적하며, 우리가 그들의 맨 것을 끊고 그의 결박을 벗어 버리자 하는도다. 하늘에 계신 이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그들을 비웃으시리로다. 그 때에 분을 발하며 진노하사 그들을 놀라게 하여 이르시기를, 내가 나의 왕을 내 거룩한 산 시온에 세웠다 하시리로다. 내가 여호와의 명령을 전하노라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도다. 내게 구하라 내가 이방 나라를 네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 끝까지 이르리로다. 네가 철장으로 그들을 깨뜨림이여 질그릇 같이 부수리라 하시도다. 그런즉 군왕들아 너희는 지혜를 얻으며 세상의 재판관들아 너희는 교훈을 받을지어다.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섬기고 떨며 즐거워할지어다. 그의 아들에게 입맞추라 그렇지 아니하면 진노하심으로 너희가 길에서 망하리니 그의 진노가 급하심이라 여호와께 피하는 모든 사람은 다 복이 있도다."(시편 2:1~12)
시편 2편은 인간의 권세와 하나님의 주권 사이의 극명한 대조를 보여 줍니다. 시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어찌하여 이방 나라들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헛된 일을 꾸미는가”라고 말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권력과 야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계획과 계산으로 세상을 움직이려 하고, 교회와 신앙인을 소외시키며 때로는 적대하기까지 합니다. 정치, 경제, 개발, 개혁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음모와 불의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신앙인과 교회는 자주 위협과 핍박을 경험합니다. 겉으로는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처럼 보여도, 그 이면에는 여전히 인간의 욕망과 교만이 팽배합니다. 시편 기자는 이처럼 세상의 교만과 헛된 꾀를 목도하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을 선포합니다. “하늘에 계신 이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그들을 비웃으시리로다.” 인간의 계획과 권모술수는 하나님의 주권 앞에서 무력합니다.
그렇다면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이런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첫째, 정체성을 거룩히 세워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우리의 권위와 존재의 근거는 세상의 힘과 제도에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친히 세상의 권위를 세우시고, 인간의 이합집산과 모의를 비웃으십니다. 세상 권세가 아무리 교묘하게 움직여도, 하나님의 명령과 계획 앞에서는 헛되고 부서지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믿고, 세상이 무엇을 꾸미든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 거룩한 고독을 선택해야 합니다. 시편 기자는 말합니다. “그의 아들에게 입맞추라, 그렇지 아니하면 진노하심으로 너희가 길에서 망하리니.”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단순한 순종이 아니라, 세상 권세와 맞서지 않고 거룩하게 스스로를 지키는 ‘선택’입니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소란과 헛된 계획 속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고독을 선택하는 것은 외롭지만, 자유롭고 안전한 길입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의 길을 택하신 것처럼, 믿음은 세상의 인정이나 권력보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용기입니다.
셋째, 하나님께 피하는 자에게 임하는 보호를 믿어야 합니다. 시인은 마지막으로 말합니다. “여호와께 피하는 모든 사람은 다 복이 있도다.” 세상의 권세가 우리를 위협할지라도, 하나님의 보호 아래 피하고 의지하는 자는 안전하며 복된 삶을 누립니다. 이는 단순한 육체적 보호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영적, 정신적,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과 연결된 사람은 세상의 혼돈 속에서도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시편 2편에서 묘사된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권력과 욕망, 교만이 교묘하게 얽힌 세상 속에서 우리는 흔들리고 좌절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분이 세우신 권위와 주권을 믿는다면, 세상의 헛된 계획 속에서도 거룩한 고독과 자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진짜 믿음은 세상의 권세에 맞서 싸우는 것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과 동행하며, 세상과 거리를 두고, 거룩하게 자신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 길을 걸을 때, 우리는 하나님의 보호 아래 참된 자유와 복을 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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