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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이야기

경험 부족이 만드는 자기 의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9. 7.

인생의 나이를 단계별로 표현하는 말이 있습니다. 스무 살을 ‘약관(弱冠)’이라 불렀습니다. 성년이 되어 머리에 관을 쓰는 의식을 치르지만, 아직은 그 관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서른 살은 ‘이립(而立)’, 자립해야 한다는 의미이고, 마흔은 ‘불혹(不惑)’, 흔들리지 않는 나이입니다. 쉰은 ‘지명(知命)’, 인생의 이치를 깨닫는 나이이며, 예순은 ‘이순(耳順)’, 억울한 소리를 들어도 쉽게 화내지 않고 귀가 순해지는 나이라 했습니다.

이렇듯 사람은 세월을 살아내면서 점차 달관의 자리에 서게 됩니다. 그러나 젊은 시절에는 이 여유와 통찰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젊은 청년은 배움의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배우는 과정에서 얻은 지식은 대부분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 남들의 경험을 통해 전해 들은 것들입니다. 그래서 이론을 더 신뢰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굳게 붙듭니다. 그러나 이 이론이 실제의 복잡한 상황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지는 아직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판단이 단순해지고, 다른 사람의 사정을 깊이 헤아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젊은 세대는 자신이 상대적으로 허물이 적다는 이유로, 그것을 마치 자기의 의로움에서 비롯된 것처럼 착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많은 세월을 살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실패할 기회가 적었을 뿐입니다. 경험이 쌓이고 허물이 늘어날수록, 사람은 자연히 더 너그러워지고 타인을 이해하게 됩니다. 반대로 젊음은 때로 자신감으로 가득 차고, 기성세대의 허물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태도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성경 속에서도 우리는 이러한 모습을 발견합니다. 모세가 애굽의 왕궁에서 40세의 혈기왕성한 나이에 이스라엘을 구원해 보려 했을 때, 하나님은 그를 바로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에게는 아직 경험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는 미디안 광야에서 40년을 더 지나야 했습니다. 사도 바울 역시 다메섹에서 회심한 후 곧장 사도로 세워진 것이 아니라, 아라비아 광야에서 철저히 하나님의 손에 다듬어지는 시간을 거쳐야 했습니다.

반대로 엘리야의 경우를 보십시오. 그는 갈멜산에서 불을 내리시는 하나님을 경험했지만, 곧 이세벨의 위협 앞에서 절망하며 무너졌습니다. “
나만 홀로 남았다”는 그의 말은 자기 의가 얼마나 견고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은둔의 시간을 보내고도, 여전히 자신을 높이는 태도를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호렙 산에서 세미한 음성으로 그를 낮추셨습니다. 고립의 시간이 곧 겸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 속에서 ‘내 의’를 꺾고 하나님의 의에 붙드는 훈련을 받는 것입니다.

젊은 세대의 장점은 열정과 패기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자기 의로 굳어지면 타인을 쉽게 정죄하고, 다른 입장을 수용하지 못하는 독선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역사 속 혁명운동의 선봉에 늘 젊은 세대가 있었던 것도, 이 자기 의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 쓰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자기 의가 다루어져야 합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육체를 따라 판단하나 나는 아무도 판단하지 아니하노라”(요 8:15). 아무도 판단하지 않는 삶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랜 세월의 훈련과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한 일입니다. 이순(耳順)의 나이에 이르러서야 억울한 소리를 들어도 화내지 않고, 오히려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젊은 시절에는 자신이 아직 ‘
약관(弱冠)’의 모습, 즉 관이 잘 어울리지 않는 나이임을 인정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자신의 지식이 완전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타인을 더 낫게 여기며(빌립보서 2:3), 세월을 통해 하나님께 다듬어지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젊은이들이여, 허물이 적다는 이유로 자신을 의롭다 여기지 마십시오. 아직 걸어야 할 길이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습니다. 세월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실패와 허물 속에서 배우는 겸손입니다. 그것을 통과한 자만이 하나님께 진정으로 쓰임 받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