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신앙의 여정을 걸어가면서, 앞서간 믿음의 선배들을 바라볼 때마다 도전을 받습니다. 그들의 삶은 단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길을 비추는 등불이 되기 때문입니다. 남아프리카의 성자라 불리는 앤드류 머레이(Andrew Murray)의 생애 또한 그러합니다. 그는 단순히 남아프리카라는 한 지역의 목회자가 아니라,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영적 스승이었습니다.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게 됩니다.
앤드류 머레이는 1828년 남아프리카 그라프 라이넛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가정은 신앙으로 단단히 세워진 집안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선교사였고, 어머니는 독일 루터란과 프랑스 휴그노 전통을 가진 개신교인이었습니다.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이 신앙의 뿌리는 머레이의 평생 사역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젊은 시절, 그는 형과 함께 스코틀랜드 애버딘 대학에서 공부하며 영적 부흥의 물결을 접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피니를 통해 일어난 영적 부흥과 유사한 성령의 역사가 유럽에서도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그는 칼머스, 캔드리시, 맥체인, 윌리엄 번스와 같은 위대한 목회자들의 설교에 감화를 받으며 성결과 부흥을 향한 갈망을 키워 갔습니다. 특히 윌리엄 번스의 헌신된 생애는 젊은 머레이에게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신학을 마치고 1848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다시 남아프리카로 돌아가 목회의 길을 걸어갑니다.
머레이의 목회는 단순히 한 교회를 맡는 사역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어디에서든 부흥을 갈망했고, 성도들이 그리스도와 깊이 연합하기를 위해 애썼습니다. 블룸폰테인에서 시작된 그의 목회는 우스터, 케이프타운, 그리고 웰링턴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1860년대 우스터에서의 사역은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당시 미국과 아일랜드에서 일어난 부흥의 불길이 남아프리카에도 번져 들어왔습니다. 머레이는 그 흐름 속에서 수많은 영혼이 깨어나는 것을 보았고, 동시에 책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주 안에 거하라」, 「그리스도를 위해 자녀를 기르자」, 「왜 못 믿는가?」와 같은 책들이 이 시기에 쓰였습니다.
그의 저서는 단순한 신학적 논문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무릎 꿇고 하나님 앞에서 체험한 것을 풀어낸 신앙의 고백이자 영적 지침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도 그의 책을 읽는 이들은 단순히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살아 있는 교제를 맛보게 됩니다.
머레이는 목회와 저술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복음이 흑인과 백인을 넘어 모든 이들에게 흘러가야 한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1874년 웰링턴에 위그노 신학교를 세워 차세대 지도자들을 길러냈고, 선교대학을 설립하여 흑인 선교사들을 훈련했습니다.
그는 또한 전도 여행을 통해 트랜스바알과 말라위 지역까지 나아가 복음을 전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병에 걸려 쓰러지기도 했지만, 그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교단을 설득하여 아프리카 선교에 힘을 쏟도록 했고, 이로써 수많은 이들에게 복음의 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머레이의 수많은 저서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그리스도의 기도 학교에서」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기도가 단순히 요청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삶의 본질임을 가르쳤습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제자들에게 보여주신 기도의 모범을 따라 사는 것이야말로 신앙인의 가장 큰 영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머레이의 글은 언제나 핵심을 찌르고, 동시에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그것은 그의 글이 단순히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무릎 꿇은 자리에서 하나님과 교제하며 나온 ‘체험적 신앙’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그리스도인을 깨우고, 무너진 기도의 무릎을 다시 굽히게 만듭니다.
앤드류 머레이의 삶은 우리에게 단순히 “위대한 인물”을 소개하는 전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곧 우리의 길잡이입니다. 그는 목회자로서, 저술가로서, 교육자이자 선교사로서 한 평생을 복음에 헌신했습니다. 그의 눈에는 언제나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거하라. 그분과 하나 되라. 그분의 영으로 충만하라.”
오늘을 사는 우리는 분주한 일상 속에서 신앙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머레이의 삶은 자신의 시대 속에서 하나님께 붙들린 한 사람으로 살았고, 그의 유산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믿음의 불씨를 지피고 있습니다.
앤드류 머레이는 남아프리카의 한 목회자였지만, 그의 생애는 국경을 넘어 오늘 우리의 신앙을 흔듭니다. 그의 글과 사역을 통해 우리는 “주 안에 거하는 삶”이 얼마나 복된 것인지를 배웁니다. 우리 또한 그의 발자취를 따라, 매일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와 동행하며, 기도의 무릎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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