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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단순한 삶 - 젖어 있었기에 마를 수 있었던 은혜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2. 27.

젖어 있었기에 마를 수 있었으니,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이미 흠뻑 젖어본 사람만이 마름의 기쁨을 압니다. 비를 맞아보지 않은 사람은 햇볕의 고마움을 알지 못하고, 무너져 본 적 없는 사람은 다시 세워지는 은혜를 모릅니다.

우리가 얼기설기 엮어 만든 집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집인 줄 알았습니다. 나름의 안정이고, 나름의 신념이며, 나름의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폭풍우가 몰아치자 그 집은 집이 아님이 드러났습니다. 기둥은 얇았고, 지붕은 허술했으며,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 믿었던 것들이 아무 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폭풍우가 얼마나 기쁜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무너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여전히 그 집 안에서 안전하다고 착각하며 살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폭풍우는 우리를 괴롭히러 온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보금자리를 향해 떠나게 하기 위해 찾아온 손님이었습니다.

나는 선실에 묵으며 손님으로 항해하는 삶보다는 차라리 인생의 돛대 앞에서, 갑판 위에 서 있기를 원합니다. 선실은 편안합니다. 바람도, 파도도 직접 맞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선실에 머무는 동안 우리는 배가 어디로 가는지, 어떤 바람이 불고 있는지, 지금 항해가 위험한지조차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갑판 위에 서면 다릅니다. 비를 맞고, 바람에 흔들리고, 파도의 높이를 직접 보게 됩니다. 불편하고 두렵지만, 대신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무엇을 붙들어야 하는지 분명히 알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는 갑판 아래로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진실을 포기하는 삶보다는, 진실 앞에 서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삶이 더 낫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배우지 못한 자의 지식은 울창한 숲과 같습니다. 생명력은 넘치지만, 이끼와 버섯에 뒤덮여 길을 잃기 쉽습니다. 무엇이 귀한지, 무엇이 불필요한지 분간하지 못한 채 그저 무성하기만 합니다.

반면 과학자의 지식은 마당에 내다 놓은 목재와 같습니다. 정돈되어 있고, 쓰임새가 분명해 보입니다. 잘하면 집이 되고, 다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잘 관리하지 않으면 쉽게 썩어 버립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식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 지식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입니다. 숲이든 목재든, 목적 없이 쌓이면 짐이 되고, 방향을 잃으면 위험이 됩니다. 묵상은 지식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다시 묻는 일입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쌓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주저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해주어라. 주저하지 말고 시도해 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정말로 주저하지 말고 시도하십시오. 우리는 종종 “좀 더 준비되면”, “조금 더 확신이 들면”이라고 말하며 결정 자체를 미룹니다.

그러나 완벽한 준비란 오지 않습니다.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의혹을 품고 살지 마십시오. 의혹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 안에서 서서히 썩어갑니다. 용기 내어 직면하지 않으면 그 의혹은 삶 전체를 잠식합니다. 아무도 해줄 수 없는 일을 스스로에게 해주십시오. 용서도, 결단도, 내려놓음도 결국은 자신이 해야 할 몫입니다.

누군가 대신 살아줄 수 없듯, 누군가 대신 선택해 줄 수도 없습니다. 그 밖의 다른 일들은 모두 잠시 잊어버리십시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서 있는 갑판 위에서 당신이 붙들어야 할 돛대는 하나면 충분합니다.

돌아보면, 젖어 있었기에 마를 수 있었고, 무너졌기에 다시 세워질 수 있었습니다. 폭풍우는 지나간 뒤에야 그 의미가 드러납니다. 그러니 오늘 당신의 삶에 불어오는 바람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 바람이 당신을 깨뜨리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진짜 집으로 이끄는 항해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