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호보암 왕이 그의 아버지 솔로몬의 생전에 그 앞에 모셨던 원로들과 의논하여 이르되 너희는 이 백성에게 어떻게 대답하도록 권고하겠느냐 하니, 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왕이 만일 이 백성을 후대하여 기쁘게 하고 선한 말을 하시면 그들이 영원히 왕의 종이 되리이다 하나, 왕은 원로들이 가르치는 것을 버리고 그 앞에 모시고 있는 자기와 함께 자라난 젊은 신하들과 의논하여, 이르되 너희는 이 백성에게 어떻게 대답하도록 권고하겠느냐 백성이 내게 말하기를 왕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메운 멍에를 가볍게 하라 하였느니라 하니, 함께 자라난 젊은 신하들이 왕께 말하여 이르되 이 백성들이 왕께 아뢰기를 왕의 아버지께서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우리를 위하여 가볍게 하라 하였은즉 왕은 대답하시기를 내 새끼 손가락이 내 아버지의 허리보다 굵으니, 내 아버지가 너희에게 무거운 멍에를 메게 하였으나 이제 나는 너희의 멍에를 더욱 무겁게 할지라 내 아버지는 가죽 채찍으로 너희를 치셨으나 나는 전갈 채찍으로 하리라 하소서 하더라."(역대하 10:6~11)
역대하 10장은 이스라엘이 북과 남으로 갈라지는 결정적 순간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단순한 정치적 분열로만 읽으면 복음의 깊은 메시지를 놓치게 됩니다. 하나님은 이 사건 속에서도 복음의 원리, 즉 “사람이 쇠하고 하나님의 왕이 드러나는 원리”를 드러내고 계십니다.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이 왕위에 오르자, 백성들이 찾아와 이렇게 요청합니다. “당신의 아버지가 우리에게 무거운 멍에를 지웠습니다. 이를 가볍게 해 주십시오.” 솔로몬은 지혜의 왕이었지만, 말년에 은혜에서 떠나 이방 신상을 가져오고 산당을 세우며 포악한 왕으로 변했습니다. 결국 지혜의 왕도 하나님의 은혜가 떠나자 잔혹한 폭군이 된 것입니다.
르호보암은 원로들에게서 “백성을 후대하라”는 권고를 받았지만, 그것을 버리고 젊은 신하들의 교만한 조언을 따릅니다. “내 새끼손가락이 내 아버지의 허리보다 굵다… 내 아버지는 너희를 가죽 채찍으로 치셨으나 나는 전갈 채찍으로 치겠다.” 결국 이 선택은 나라의 분열을 가져오지만, 이 일조차 하나님이 경륜 안에서 이미 예정하신 일이었습니다.
솔로몬의 말년을 보면 한 가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떠나는 순간 인간은 쓰레기처럼 무너집니다. 솔로몬은 누구보다도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나기 전부터 하나님이 사랑하신 아들이었고, 하나님과 직접 대면하여 지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은혜에서 떠나는 순간, 바로 몰록을 들여오고 산당을 세우는 자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증명합니까? 거룩과 선은 인간에게 사유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안에 쌓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하실 때만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 같은 성군도 하나님 은혜가 떠나자 밧세바를 범하고 우리아를 죽이는 자리까지 갑니다.
사무엘하 7장에서 하나님은 다윗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네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 그러나 역대하 10장에 오면 다윗 왕조가 무너지고 분열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약속을 어기신 걸까요? 아닙니다. 하나님은 그 약속을 솔로몬이나 르호보암에게 하신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에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다윗의 육신적 왕조가 무너져야 참 다윗의 자손, 곧 예수 그리스도, 영원한 왕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예수가 드러나려면 ‘나’가 무너져야 합니다. 다윗 왕조가 무너질 때 비로소 참된 왕이 나타났듯, 우리의 왕 노릇, 우리의 의, 우리의 능력은 부서져야 합니다. 그래야 내 안에 계신 예수가 드러납니다. 내가 잘하는 척 하던 것들이 무너지고, 내가 선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다 거짓임이 드러나고,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구나”가 인정될 때, 그때 비로소 우리는 고백하게 됩니다. “하나님, 저는 죄인 중에 괴수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니 이것이 은혜입니다.” 이것이 성화의 절정입니다. 성화는 내가 점점 더 선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무능력이 더 깊이 드러나고
내 안에서 예수의 능력이 더 선명해지는 과정입니다.
구약 속에 흐르는 복음은 “인간은 실패하고, 하나님은 약속을 이루신다”입니다. 르호보암의 어리석음, 솔로몬의 타락, 다윗 왕조의 분열, 겉보기엔 실패처럼 보이지만 이는 모두
하나님이 참된 왕을 등장시키기 위한 섭리였습니다. 구약의 반복되는 패턴은 이것입니다. "사람은 실패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실패 속에서 약속하신 구원을 이루신다." 이것이 바로 구약이 증언하는 복음입니다.
역대하 10장의 비극은 단순한 인간 왕조의 몰락이 아니라, 참된 왕,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의 왕이심을 드러내는 무대입니다. 인간의 지혜는 무너지고, 인간의 사랑은 깨지고, 인간의 선함은 사라져도 그리스도는 실패하지 않으시며 그분만이 우리의 영원한 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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