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경 이야기

그림자와 실체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1. 25.

"우리를 거스르고 불리하게 하는 법조문으로 쓴 증서를 지우시고 제하여 버리사 십자가에 못박으시고,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느니라.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초하루나 안식일을 이유로 누구든지 너희를 비판하지 못하게 하라. 이것들은 장래 일의 그림자이나 몸은 그리스도의 것이니라."(골로새서 2:14~17)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죽습니다. 그리고 죽음이 끝이 아니라, 그 뒤에 반드시 심판이 있습니다(히 9:27). 이 말은 우리 인생이 단순히 흩어지는 먼지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반드시 마주해야 하는 영원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은 다시 살아납니다. 믿는 자도, 믿지 않는 자도 모두 부활합니다. 그러나 그 부활의 방향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자는 생명의 부활로 나아가며, 예수님을 믿지 않는 자는 심판의 부활로 나아갑니다.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된 자는 그리스도의 생명을 의지한 자들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오직 자기의 행위만을 붙잡고 살아온 사람들입니다(계 20:11~15). 그래서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단순한 종교적 선택이나 기독교라는 집단에 들어오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행위라는 불안정한 토대 대신 예수님이 이미 이루어 놓으신 십자가의 완전한 일을 믿는 것입니다.

성경대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서 죽으셨고(고전 15:3),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습니다(고전 15:4). 그러나 그 사실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건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죽으심은 우리의 범죄에 대한 대속이었고,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선언이었습니다(롬 4:25).

그래서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곧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심을 받고,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에 앉혀진 자가 되는 것입니다(엡 2장). 이것이 복음입니다. 세상의 썩어질 것과 비교될 수 없는 영원하고도 생명 있는 소식입니다(딤후 1:10).

우리는 말로는 복음이라 하면서도, 여전히 눈에 보이는 성취와 땅의 축복을 더 큰 복음으로 오해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
눈에 보이는 복음’은 다른 복음일 뿐입니다. 복음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죽으심과 부활, 그분이 이루신 영원한 생명 안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라는 종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종교와 복음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종교인은 자신의 행위와 도덕을 근거로 하나님께 나아가려 하고, 복음을 믿는 사람은 오직 예수님의 행위를 신뢰합니다.

예수님은 종말의 날, ‘
주의 이름으로 큰일을 했습니다’라며 자신들의 업적을 자랑하는 자들에게 “나는 너를 도무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십니다(마 7:21~23). 왜입니까? 그들은 자신의 행위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입니다(요 6:29). 하나님의 뜻 또한 그분을 믿는 것입니다(요 6:40). 우리의 행위가 아니라, 예수님의 행위입니다.

골로새서 본문을 보면, 구약에 수많은 율법이 있습니다. 그 율법은 거룩해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를 거스르고 우리를 불리하게 하는 법조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율법은 우리에게 ‘
너는 죄인이다’라고 말할 뿐, 죄에서 건져낼 능력은 없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그 율법을 지켜서 의에 이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율법을 완성하러 오신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우리를 정죄하던 율법의 증서를 지우시고, 제거하시고, 못박아 버리셨습니다. 율법이 붙들고 있던 저주의 힘을 완전히 꺾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는 자는 율법의 저주로부터 자유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구약의 모든 역사와 제도와 절기와 율법이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그림자였음을 인정하는 일입니다. 날, 달, 절기, 안식일, 성막, 제사장, 십일조, 희생 제사, 모두 그림자입니다. 이 그림자들이 가리키는 몸, 즉 실체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래서 세례 요한은 구약 전체를 손가락 끝에 모아 이렇게 말했습니다. “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 그분만이 실체입니다.

요한복음은 십자가의 의미를 아주 선명하게 말합니다. 십자가에 들리신 예수님은 영원한 생명을 주십니다(요 3:14–15). 십자가에 들리신 예수님은 참된 지식, 즉 ‘
예수님이 주와 그리스도이심’을 알게 하십니다(요 8:28). 십자가에 들리신 예수님은 모든 택하신 자들을 자신에게로 이끄십니다(요 12:32). 그리고 그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은 단번에 선언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복음을 듣고 믿는다는 것은 바로 이 선언을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루어 놓으신 일을 내 행위로 더하거나, 대신하거나,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받아들이는 것, 믿는 것, 의지하는 것입니다.

복음은 그림자놀이가 아닙니다. 종교놀음이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미련해 보이는 그 십자가, 그곳에서 하나님이 모든 것을 이루셨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이들은 사라질 옛 하늘과 옛 땅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의 피로 마련된 새 하늘과 새 땅을 사모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더 이상 그림자를 잡으며 살지 않습니다. 종교적 행위라는 허상을 붙들며 살지 않습니다. 우리의 의를 드러내며 하나님 앞에 설 수 없습니다.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오직 실체, 오직 예수 그리스도뿐입니다. 예수님이 실제이시고, 예수님이 전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