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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

그 모두를 지으신 이는 여호와시니라 - 평등을 다시 배우는 마음의 학교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1. 29.

잠언 22장 2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가난한 자와 부한 자가 함께 살거니와 그 모두를 지으신 이는 여호와시니라.

이 한 구절은 우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
사람’이라는 존재를 전혀 새롭게 바라보게 합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경쟁의 공기 속에서 자랍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과, 뒤처지면 안 된다는 두려움이 우리 일상의 기본 설정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가난한 자나 부한 자나 모두 하나님께서 지으셨다’는 말씀은 너무 소박하고 단순하게 들리지만, 사실은 이 세상의 질서를 온전히 뒤흔들 정도의 엄청난 진리를 품고 있습니다.

한 젊은 여교사가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에 있는 초등학교로 부임한 이야기는 이 말씀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녀는 매일 다섯 명의 아이를 칠판 앞으로 불러 산수 문제를 풀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아이들은 칠판 앞에서 멀뚱멀뚱 서 있기만 했지, 문제를 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교사는 답답함을 느끼며 물었습니다. “
왜 아무도 문제를 풀지 않니?” 아이들의 대답은 그녀를 놀라게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들은 어른들에게서 “서로의 개성과 인격을 존중하라”는 가르침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리고 이미 알았습니다. 자기들 가운데 산수를 잘하지 못하는 친구도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칠판에서 문제를 풀고, 다른 누군가는 풀지 못한다면, 잘하는 아이에게는 우쭐함이 생기고, 못하는 아이에게는 열등감이 생길 것임을 알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조용히 칠판 앞에서 서 있었던 것입니다. 어린 마음에도 ‘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가르는 것’ 자체가 친구의 인격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쟁이 몸에 밴 우리에게는 오히려 이런 정서가 낯설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모두가 가진 고유한 존엄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서로를 비교하는 법만 배웠을까? 우리는 너무 쉽게 서로를 비교합니다. 학벌로, 직업으로, 연봉으로, 외모로, 재능으로, 성공의 속도로… 그리고 그 비교의 칼날은 늘 누군가의 마음을 베어버립니다. 누군가는 남보다 뛰어남으로 우월감을 얻고, 누군가는 뒤처졌다는 사실로 마음에 상처를 남깁니다.

그러나 잠언의 말씀은 우리가 잊은 진실을 다시 돌려줍니다. “
그 모두를 지으신 이는 여호와시니라.” 가난한 사람도, 부자도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말을 잘하는 사람도, 말이 서툰 사람도, 성공한 사람도,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모두 한 분 하나님의 손으로 지어진 존재라는 것입니다.

이 사실 앞에서 ‘
누가 위고, 누가 아래냐’는 질문은 무의미해집니다. 창조주 앞에서는 모두가 동일한 존엄을 가진 존재입니다. 하나님께서 모두에게 호흡을 주시고, 모두를 사랑하시며, 모두를 목적을 가지고 지으셨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곧 하나님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람을 대할 때 단지 예의를 지키는 수준을 넘어서야 합니다. 성경은 “
사람을 대할 때 하나님을 대접하듯 하라”고 가르칩니다. 가난한 자를 대할 때나 부유한 자를 대할 때나, 성공한 이를 만날 때나 소외된 이를 만날 때나, 우리가 마주하는 그 사람 안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형상이 숨 쉬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차별할 때, 그는 단지 한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지으신 작품입니다. 그 작품을 무시한다는 것은 그 작품을 만드신 분을 멸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믿음은 평등을 ‘
이론’이 아니라 ‘’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모두 평등하다는 말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믿음이 실제 삶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남보다 조금 더 가진 것을 우월함으로 여기지 않는가, 나보다 약한 이를 은근히 판단하고 있지 않은가, ‘못하는 사람’을 보며 무심히 평가하거나 마음으로 멀리하고 있지 않은가, 내가 가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쉽게 재단하고 있지 않은가"

믿음이란 단지 “
평등합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백이 관계 안에서 숨 쉬고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나바호 인디언 아이들이 보여준 태도처럼 상대를 존중하고, 서로의 상처를 민감하게 느끼며, 남을 밟아 올라서는 경쟁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마음이 바로 하나님의 형상을 인정하는 삶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서로를 바라보는 눈을 새롭게 하라고 부르십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 질문해야 할 것은 “
저 사람은 나보다 잘하나, 못하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그분의 형상이 지금 내 앞에 서 있구나”입니다.

우리가 이런 눈을 회복할 때, 세상은 경쟁과 비교의 자리가 아니라 서로를 살리고 세워주는 은혜의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
그 모두를 지으신 이는 여호와시니라.” 오늘도 이 진리가 우리의 생각과 마음, 그리고 행동까지 새롭게 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