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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

악인의 제물은 왜 가증한가 - 하나님이 받지 않으시는 예배에 대하여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1. 20.

“악인의 제물은 본래 가증하거든 하물며 악한 뜻으로 드리는 것이랴.”(잠언 21:27)

사람은 누구나 절박한 순간이 오면 마음 깊은 곳을 드러내게 됩니다.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는 욕심과 두려움, 혹은 진실한 갈망이 극한의 상황에서 그대로 올라옵니다. 그리고 그때 드려지는 기도와 행동은 그 사람의 믿음이 어떤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곤 합니다.

한 부자가 몹쓸 병에 걸렸습니다. 가진 재산을 아끼지 않고 명의들을 찾아다니고, 이름난 약을 구해 먹어 보아도 차도가 없었습니다. 모든 방법이 막히자 그는 마지막 희망으로 하나님께 나아가 이렇게 서원합니다. “
하나님, 제 병을 낫게 해주시면 양 백 마리를 바치겠습니다.

그의 말은 얼핏 신앙인의 겸손한 기도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 기도 속에는 하나님을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태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찾았지만, 하나님 자신을 찾은 것이 아니라 병의 치유를 위한 도구로 하나님을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긍휼히 여기시고 그를 낫게 하셨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병이 낫자 그의 마음은 다시 옛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는 약속했던 양 백 마리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밀가루로 양 모양을 빚어 제단에 올렸습니다. 마음은 변했고, 제물도 변했습니다. 서원은 남았지만, 그의 중심에서는 이미 하나님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그의 행동을 향하여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
일어나 서쪽 바다로 가라. 그곳에 너를 기다리는 일이 있으리라.” 그가 바다에 도착했을 때, 도둑선보다 더 잔혹한 해적선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몸에 지닌 값진 보물들 때문에 곧바로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결국 그는 하나님을 속이려 했지만, 그 속임수는 자신을 파멸로 이끌었습니다.

왜 하나님은 “
악인의 제물”을 가증히 여기시는가? 잠언 21장 27절은 매우 강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악인의 제물은 본래 가증하다.” 왜일까요? 이는 제물의 문제가 아니라, 제물을 드리는 마음의 문제 때문입니다. 구약에서 제사를 드리기 전에는 반드시 속죄 의식이 먼저 있었습니다. 제물을 드리는 것보다 회개가 먼저였고, 예배보다 마음의 방향이 더 중요했습니다.

회개 없는 제물은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이 아니라, 죄를 숨기고 합리화하는 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즉, 회개 없는 예배는 예배가 아니라 위선의 행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제사를 “
가증하다”고 하시고 “받지 않는다”고 하시며, 심지어 “악한 뜻으로 드리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제물이나 형식이 아니라 중심을 보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부자는 양 백 마리를 아까워했습니다. 그에게 하나님은 거래의 대상이었습니다. “
하나님, 이걸 해주시면 제가 이것을 드리겠습니다.” 그는 서원을 했지만, 마음은 약속을 지킬 의지가 없었습니다. 그의 신앙은 하나님을 사랑하거나 하나님 뜻에 순종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님을 잠시 이용하는 종교적 술책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마음을 그대로 보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속일 수 없습니다.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하나님 앞에서는 우리의 중심이 모든 말보다 크게 외쳐집니다.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것은 제물 자체가 아니라 ‘
망령된 마음’입니다. 하나님은 제물을 요구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을 요구하십니다. 부자가 범한 죄는 제물의 부족함이 아니라 진실 없는 마음, 회개 없는 서원, 자기 계산에 휘둘리는 거짓된 신앙이었습니다.

그의 행동은 결국 그 자신을 파멸로 몰았습니다. 하나님은 진실한 예배를 기뻐하시지만, 자기를 위한 예배, 자기를 위해 하나님을 조종하려는 예배, 겉만 번듯한 예배를 미워하십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예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된 예배는 ‘
제물이 아니라 중심’을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 기도, 헌금, 봉사, 헌신… 이 모든 것의 가치는 외형이 아니라 마음에 있습니다. 회개 없는 헌신은 하나님이 받지 않으십니다. 목적이 사라진 예배는 하나님께 닿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아닌 나를 위한 예배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예배는 단순합니다. “상한 심령과 통회하는 마음”(시 51:17) 하나님은 그런 마음을 “멸시하지 않으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드릴 참된 제사는 이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양 백 마리를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이 돌이켜 그분을 바라보는 것을 원하십니다. 하나님을 나의 목적을 위한 도구로 삼지 않는 믿음, 약속을 값싸게 여기지 않는 정직한 마음, 하나님 앞에서 숨김 없이 서는 회개의 태도, 마지못해 드리는 제물이 아니라 기쁨으로 드리는 예배, 형식이 아니라 삶으로 드리는 헌신, 이것이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제사입니다.

악인의 제물”은 가증하지만 “정직한 자의 마음”은 향기로운 제물입니다. 부자는 결국 자신이 하나님을 이용하려 했던 그 자리에 자신이 이용당하게 되었고, 자신이 감추려 했던 죄 때문에 스스로 붙잡히는 인생을 살았습니다. 잠언의 말씀처럼, 악인의 제물은 가증합니다. 그러나 중심이 정직한 자의 작은 기도는 향기로운 제물입니다.

하나님은 제물의 양이 아니라 우리의 중심의 진실함을 받으십니다. 오늘 우리의 예배와 기도와 헌신이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거짓 없는 제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