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너무 바빠서 기도할 시간이 없어요." 정말 그럴까요? 사실 우리가 하루를 돌아보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잠깐의 여유, 짧은 틈새 시간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지하철을 기다릴 때, 차 안에 앉아 있을 때, 아기가 갓 잠든 순간, 혹은 화장실 안에서조차도 우리는 홀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 시간이 길지는 않더라도, 하나님을 향해 마음을 드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기도란 반드시 한 시간 이상 무릎 꿇고, 경건하게 손을 모으고, 말씀을 곁에 두고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러한 긴 시간은 귀하고 필요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짧은 순간 속에서라도 마음을 다하여 자신을 내어드리는 자녀를 기뻐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하는 시간을 낸다는 것은, 결국 내 삶 속에서 하나님을 첫자리에 두겠다는 고백이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체험이나 감정의 만족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때로는 “제대로 기도한 것 같지 않다”는 허무함이 우리를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자리에 하나님을 향해 서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보고 계시고, 나를 사랑하시며, 나를 통해 기쁨을 얻으신다는 믿음 안에 머무는 것, 그것이 기도의 본질입니다. 우리가 토막시간 속에서 하나님께 마음을 열 때, 그 시간은 작은 불씨가 되어 우리의 영혼을 따뜻하게 밝히는 은혜의 순간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푼돈도 아껴 모으고, 작은 시간도 아쉬워하며 활용할 줄 압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영혼을 살리는 기도의 시간은 왜 그렇게 쉽게 흘려보내고 있을까요? 작은 시간의 파편들을 모아 하나님 앞에 드린다면, 그것은 그 어떤 보물보다 귀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물론 때로는 더 큰 결단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텔레비전 앞에 앉아 보내는 몇 시간을 줄이고, 무의미한 대화나 SNS 시간을 덜어내는 것입니다. 그 시간을 하나님께 드린다면, 그것은 결코 손해가 아닙니다. 하나님을 향한 갈망과 허기가 있는 사람은, 기꺼이 다른 즐거움들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증거이며, 살아 있는 믿음의 모습입니다.
결국 우리의 문제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더 귀하게 여길 것인가의 선택에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분이 하나님이심을 기억한다면, 그분을 위한 시간은 언제나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에도 잠시 멈춰 서 보세요. 숨을 고르고, 짧게라도 하나님께 시선을 돌리세요. “아버지, 제가 여기 있습니다.” 그 한마디 기도로도 하나님은 기뻐하시며, 우리의 삶 속에 은혜의 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기도란 긴 시간만이 아니라 작은 시간의 정직한 드림 속에서도 충분히 살아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시간이 아니라, 더 진실한 마음입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로니가전서 5: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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