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의 세계에는 수많은 문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문을 열고 들어가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깊은 열쇠는 바로 “이름”입니다.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존재의 핵심입니다. 그것은 사람을 지칭할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삶과 역사, 그 안에 담긴 모든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도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이름은 바로 “예수님”입니다.
몇 년 전까지 기도 속에서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기도문을 암송할 때는 자연스레 발음할 수 있었지만, 마음 깊이 예수님의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이름이 가진 깊은 의미를 모르고 형식적으로 부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름은 단순히 발음의 기호가 아니라 그 존재를 향한 전적인 부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이름은 다릅니다. 그것은 단순히 부르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께 나아가는 영적 통로입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이름을 부르신다고 말씀합니다. 그것은 천국의 기쁨 중 하나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다는 것은 단순히 ‘호명’이 아니라, 우리를 온전히 아신다는 증거입니다. 우리 자신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우리의 존재, 심지어 우리 안의 어두운 면까지 아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그 모든 것을 아신 채 우리를 부르십니다. 바로 그 부름 속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사랑과 은혜가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단순히 말이 아니라 믿음의 고백이며, 동시에 우리 영혼의 온전한 항복입니다. 예수님이라는 이름에는 신격과 인격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그 이름은 우리가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깊고 풍성한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이름을 부르면서도, 그 이름에 담긴 신비를 전부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그 깊은 의미 속에서 우리를 만나 주십니다.
이 놀라운 특권은 특별한 순간에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어느 분께서 임종을 앞둔 아버지의 곁에 있었습니다. 병실에는 의료진 외에는 아무도 없었고, 시간은 숨이 끊어질 듯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한 간호사가 그분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아버지께 말씀을 걸어 보세요.” 하지만 그분은 말이 막혔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하기에도, 위로의 말을 전하기에도 그분의 마음은 무겁고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때 그분에게 떠오른 말은 단 하나, 예수님의 이름이었습니다. 그것은 말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임종을 앞둔 아버지의 손을 잡고 그분은 여러 번, 천천히 그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 순간, 말이 아니라 영이 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말이 아니라 영적인 공간 속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름이 주는 평화와 강건함이 아버지와 그분의 마음을 덮었습니다.
기도 속에서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우리의 영혼을 강하게 합니다. 그것은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고, 두려움 속에서도 평화를 주며, 하나님 앞에 담대히 서게 하는 영적 힘입니다. 우리가 그 이름을 부르는 것은 단순히 입술의 행위가 아니라, 마음 전체를 드리는 신앙의 고백입니다.
오늘,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그 이름은 우리의 기도를 열어주는 문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과 진정한 대화를 시작합니다. 이름은 단순한 부름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영적 통로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과 하나 되는 첫 걸음이며, 또한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를 붙드는 영원한 힘입니다.
예수님의 이름 안에 우리는 강건해지고, 평화를 얻으며,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거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기도의 본질이며, 우리가 늘 붙잡아야 할 가장 귀한 화두입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시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을 인하여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라.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시행하리라."(요한복음 14:13~14)
'기도 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도는 직접 해야 합니다 (0) | 2025.10.02 |
---|---|
기도의 시간, 토막시간이라도 (0) | 2025.10.02 |
마음을 열어 성숙으로 나아가기 (0) | 2025.10.02 |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존재는 바로 ‘짐을 지고 있는 당신’입니다 (0) | 2025.10.02 |
기도는 홀로 항해하는 돛단배입니다 (0) | 2025.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