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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기적이 아닌 말씀으로 사는 믿음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8. 7.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라 네 아들이 살아 있다 하시니 그 사람이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믿고 가더니” (요한복음 4:50)

예수께서 유대를 떠나 갈릴리로 올라가셨을 때, 갈릴리 사람들은 그분을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환영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에서 행하신 기적들을 보았기 때문에 그분을 반긴 것입니다. 요한복음 4장은 우리에게 믿음의 본질에 대해 묻습니다.
"당신은 왜 예수를 따르고 있는가? 기적을 기대해서인가, 말씀을 믿기 때문에인가?"

갈릴리 사람들이 예수님을 반긴 이유는 기적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필요한 능력을 가진 해결사로 여겼습니다. 당시 유대사회에는 절박함과 고통이 가득했고, 사람들은 병 고침, 귀신 쫓음, 물질적 축복을 예수께 기대했습니다. 예수님은 그 마음을 꿰뚫어 보셨습니다. 그래서 왕의 신하가 아들의 병을 고쳐달라고 간청했을 때, 먼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표적과 기사를 보지 못하면 도무지 믿지 아니하리라”(요 4:48)

이 말씀은 책망입니다. 그들의 신앙이 보이는 것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를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응답받기 위해, 병 고침을 위해, 사업이 잘되기 위해, 인생문제 해결을 위해 하나님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하나님이 수단이 된 듯, 그분의 말씀보다는 능력에 집착합니다.

왕의 신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예수께 나왔습니다. 아들이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예수님은 함께 내려가 아들을 고쳐주시지 않습니다. 대신 단 한 마디만 하십니다.
“가라. 네 아들이 살아 있다.”(요 4:50) 신하는 이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믿고 돌아갑니다. 이 장면은 요한복음 전체에서 매우 인상적인 전환점입니다. 그는 기적을 본 것이 아닙니다. 아무 증거도 보장도 없었습니다. 오직 예수의 말씀 하나에 기대어 돌아간 것입니다. 그리고 말씀대로 기적은 이미 일어나 있었습니다.

믿음은 기적의 결과가 아니라, 말씀의 결과입니다. 믿음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 확신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곧 현실이 될 것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히 11:1)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교회 안에서, ‘믿음’을 기적의 수단처럼 사용하는 모습을 봅니다. “믿으면 병 낫는다”, “믿으면 돈 번다”, “믿으면 자녀가 잘된다”는 식입니다. 물론 하나님은 오늘도 역사하십니다.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하지만 그것이 믿음의 기초가 되어선 안 됩니다. 그 모든 일보다 더 귀한 것은, 하나님 자신과 그분의 말씀입니다.

믿음의 본질은
'보지 않고도 믿는 것'입니다. 요한복음은 ‘믿음’이라는 주제를 일관되게 강조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단순히 ‘예수에 대해 아는 것’이나 ‘능력을 경험한 것’을 믿음으로 보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분은 예루살렘에서 자신을 ‘믿는 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수는 그 몸을 그들에게 의탁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친히 모든 사람을 아심이요…”(요 2:24) 그들은 믿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예수를 ‘자기 방식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자들’이었습니다. 우리의 믿음도 마찬가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진짜 믿음은 예수님을 나의 주님으로 ‘영접하는 것’, 즉 그분의 말씀 앞에 자신을 완전히 맡기는 것입니다.

말씀이 곧 생명입니다. 예수께서 “
네 아들이 살아 있다”라고 하셨을 때, 이미 아들은 회복되고 있었습니다. 말씀은 단지 정보가 아니라 실체이며 능력이며 생명입니다. 말씀은 생명을 창조했고, 지금도 죽어가는 영혼을 살리는 유일한 생명의 통로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만 있으면 고난 중에도 소망을 잃지 않고, 기적이 없어도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으며,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말씀이 곧 하나님이시며, 말씀이 곧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4장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
당신의 믿음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가?” 내가 병에서 나았기 때문에 믿는 것인가? 내가 기도 응답을 받았기 때문에 믿는 것인가? 내가 감동적인 체험을 했기 때문에 믿는 것인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하나님이 침묵하셔도… 여전히 말씀만으로 주님을 신뢰할 수 있는가?

예수님의 십자가는 겉으로 보면 완전한 실패였습니다. 능력도 없고, 권세도 없고, 아무 기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거기서 하나님의 가장 완전한 구원의 능력이 나타났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말씀대로 이루어진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말씀은 절대 헛되지 않습니다. 말씀을 믿는 자는 결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습니다. 말씀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이미 생명을 일으키고, 구원을 이뤄내고, 부활의 소망을 심고 있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우리를 살리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