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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나는 나를 스스로 치유하였다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6. 21.

어느 날 저녁,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한 중년 남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손에는 기름기가 배어 있었고, 넥타이는 반쯤 풀려 있었습니다. 그날도 상사에게 보고서를 퇴짜 맞았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지하철이 역마다 멈출 때마다 그의 가슴속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조금씩 더 조여들었습니다. 집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아내가 말했습니다. "오늘 아이 학원비 내야 하는데, 혹시 계좌에 여유 있어요?" 별것도 아닌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의 입에서 나온 것은 대답이 아니라 날카로운 목소리였습니다. "지금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들어서자마자 돈 얘기야?" 아내는 말없이 부엌으로 들어갔습니다. 열두 살 아들은 방문을 살그머니 닫았습니다. 집 안에 침묵이 내려앉았습니다. 그 침묵의 무게를 그 남자는 알지 못했습니다. 아니, 알면서도 외면했습니다.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 안의 통증을 혼자 감당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옮깁니다. 의식적으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팔이 부러진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다친 쪽을 감싸 안듯이, 상처 입은 마음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합니다. 그러나 그 보호의 방식이 너무도 잔인하게도, 자신이 아닌 타인을 향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
투사(projection)'라고 부릅니다. 내 안에 있는 불안, 수치심, 분노를 나 자신의 것으로 마주하지 않고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상사에게 받은 상처를 아내에게 풀고, 세상에 대한 서러움을 아들의 작은 실수에 터뜨립니다. 정작 화살이 날아온 곳은 따로 있는데, 화살은 엉뚱한 사람의 가슴에 꽂힙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비극이 있습니다. 치유되지 않은 마음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흐린 유리창 너머로 보는 세상은 언제나 흐립니다. 유리창이 더러운 것인지, 세상이 실제로 어두운 것인지조차 분간하지 못합니다. 상처 입은 사람은 타인의 선의를 쉽게 의심하고, 칭찬 속에서도 비아냥을 찾아내며, 작은 우연을 자신을 향한 악의로 읽어냅니다. 세상이 왜곡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이 왜곡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 남자도 그랬습니다. 동료의 웃음이 자신을 조롱하는 것처럼 들렸고, 아내의 걱정이 잔소리처럼 들렸고, 아들의 재잘거림이 소음처럼 느껴졌습니다. 세상 전체가 자신에게 적대적인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세상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이 그토록 어지럽고 아팠던 것입니다.

어느 봄날, 그 남자는 오랫동안 외면해왔던 자신의 내면을 처음으로 똑바로 바라보았습니다. 계기는 사소했습니다. 아들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
아빠, 나는 아빠가 무서워." 그 말이 심장 한가운데를 꿰뚫었습니다. 무섭다고, 자기 아버지가 무섭다고, 그 순간, 수년간 쌓아온 방어막이 한꺼번에 무너졌습니다. 그는 혼자 방에 들어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화가 나 있는가? 나는 무엇이 그토록 아픈가?" 그것이 치유의 시작이었습니다.

치유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지쳐 있는지를 인정하는 것, 자신이 얼마나 두렵고 외로웠는지를 솔직히 들여다보는 것, 그리고 그 감정들에게 비로소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었습니다. '
나는 인정받고 싶었다. 나는 사랑받고 싶었다. 나는 무너질까봐 두려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남자는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 아내가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
학원비 얘기인데, 혹시 지금 괜찮아요?" 그 남자는 잠시 멈추었다가 말했습니다. "응, 내가 확인해볼게. 오늘 밥 뭐야?" 아내가 웃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웃음이었습니다. 그 웃음을 보면서 그 남자는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이 이렇게 예쁘게 웃는 사람이었구나! 아들도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재잘거리고 장난치고, 가끔 숙제를 빠뜨리는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제 그 재잘거림이 음악처럼 들렸습니다. 치유된 것은 아들이 아니었습니다. 그 소리를 듣는 귀가 치유된 것이었습니다.

마음이 치유된 사람은 타인에게 자신의 고통을 전가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도덕적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내면의 회복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결과입니다. 가득 찬 그릇은 넘치지 않습니다. 사랑이 충만한 마음은 분노를 흘려보내도 고갈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치유된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실제로 아름답습니다. 세상이 변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렌즈가 맑아진 것입니다. 지하철 창문 너머로 스쳐가는 낯선 사람들의 얼굴에서 피로와 선함이 동시에 보이고, 가로수 사이로 스미는 저녁 햇살이 눈부시게 느껴지고, 아내의 평범한 한마디가 마음을 따뜻하게 데웁니다.

나는 나를 스스로 치유하였습니다. 그 말은 자랑이 아닙니다. 고백입니다. 오랫동안 나는 아팠고, 그 아픔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쏟아부었다는 고백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아픔을 직면하고 나서야, 세상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곳인지를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는 고백입니다. 당신도 지금 누군가에게 화가 나 있다면, 한 번쯤 물어보십시오. 그 화는 정말 저 사람에게서 온 것인가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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