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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나만의 생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2. 13.

사람들은 흔히 아름다운 삶을 말합니다. 가지런히 다듬어진 화분 속에서, 정해진 시간에 물을 받고, 비료를 공급받고, 병들지 않도록 보호받는 삶을 이상적이라고 부릅니다. 그런 삶은 칭찬을 받기 쉽고, 보기에도 안정적입니다. 꽃은 향기를 내뿜고 사람들의 감탄을 얻습니다. 그러나 그 꽃은 뿌리를 마음껏 뻗을 수 없습니다. 화분이라는 경계 안에서만 허락된 만큼 자라야 하고, 주인의 취향과 필요에 따라 옮겨지고 잘려 나갑니다. 결국 그 생은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라 누군가의 관리와 의도 속에 놓여 있습니다.

나는 그런 꽃이기를 거부하고 싶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사랑받을지 몰라도, 흙화분에 갇힌 운명이라면 그것은 온전한 생이라 부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못생기고, 누구의 찬사도 받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살아 있는 잡초가 되고 싶습니다.

잡초는 보호받지 않습니다. 물도, 거름도, 칭찬도 없습니다. 사람들의 눈에 띄면 가장 먼저 제거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잡초는 스스로 길을 찾습니다. 콘크리트 틈을 비집고 올라오고, 돌을 깨며 뿌리를 내립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햇빛이 있는 방향을 알고, 바람이 오는 쪽을 기억합니다. 생존을 위해 타인의 허락을 구하지 않습니다.

나는 절벽에 매달린 독수리처럼 살고 싶습니다. 비옥한 골짜기에서 무리 지어 자라며 안전하게 보호받는 삶이 아니라, 높고 험한 바위 위에서 바람에 흔들리며 서 있는 삶 말입니다. 그곳은 위험하고 외롭습니다. 한순간의 방심이 추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는 하늘이 온전히 보입니다. 광활하고 영원한 세계의 숨결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그 광기와 마주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생은 살아 있음을 증명합니다.

돌을 깨고 나와 하늘을 마주하는 것은 고통을 동반합니다. 상처가 생기고, 흔들리고, 부러질 듯한 순간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은 누군가에게 길러지는 고통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생의 무게입니다. 나는 시간의 산맥 너머로, 혹은 불가사의한 심연 속으로 내 영혼과 씨앗을 실어 나르는 고대의 바닷바람에 몸을 맡기고 싶습니다.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자유 속에서, 비로소 나의 생은 나의 것이 됩니다.

사람들은 향기로운 꽃을 사랑합니다. 라일락처럼 달콤한 향기를 풍기며 시선을 끄는 존재를 귀히 여깁니다. 그러나 그런 꽃은 결국 인간의 손에 의해 꺾입니다. 아름다움은 소비되고, 향기는 소유됩니다. 비옥한 골짜기에서 찬사를 받으며 자라다가, 결국은 뽑혀 버리는 운명입니다.

나는 그보다 차라리 모두가 피하고, 눈에 띄지 않는 잡초가 되기를 선택합니다. 감미로운 향기 대신 강렬한 초록풀의 냄새를 풍기며, 누구의 장식도 되지 않는 생을 살고 싶습니다. 아름다움으로 평가받지 않고, 유용함으로 길들여지지 않으며, 스스로의 자리에서 끝까지 버텨내는 생 말입니다.

강하고 자유롭게, 홀로 설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비록 못생기고 거칠게 보일지라도, 그것이 나만의 생이라면 나는 기꺼이 잡초가 되겠습니다. 누군가의 화분 속 꽃이 아니라, 바람과 돌과 시간 속에서 끝까지 살아 남는, 자신만만한 잡초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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