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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내게도 날개가 있다면 좋겠어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2. 20.

숲 한가운데,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던 나무는 쓸쓸했습니다. 계절은 바뀌고, 바람은 오가는데 자신만은 언제나 그대로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쁜 나비 하나가 팔랑이며 날아왔습니다. 나비는 자유롭고, 가볍고, 세상을 다 본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비는 말했습니다. “
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그 말은 나무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렸습니다. 날 수 있다니, 떠날 수 있다니,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다니, 디토는 그 순간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습니다. 자신은 어디로도 갈 수 없고, 누구와도 함께 떠날 수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는 종종 이런 순간을 맞습니다. 누군가의 자유, 누군가의 성취, 누군가의 변화가 눈앞에 나타날 때, 내 삶은 왜 이렇게 그대로인지 묻게 되는 순간 말입니다. 나비에게 날개가 있듯, 개구리에게 다리가 있듯, 다른 이들은 모두 무언가를 얻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제자리인 것만 같습니다.

나비는 날개의 비밀을 말해줍니다. “
고치를 만들어야 해. 그 안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야 하지.” 나무는 그 말을 붙잡습니다. 나도 노력하면 날개를 가질 수 있을까? 그래서 애써 자신의 뿌리를 흔들어봅니다. 떠나기 위해, 변하기 위해, 지금의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하지만 그럴수록 잎은 시들고, 몸은 약해집니다. 나무는 점점 스스로를 미워하게 됩니다.

나는 왜 이렇게 쓸모없지?” “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까?” 이 질문은 너무나 익숙합니다. 우리는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 애쓰지 못하는 자신을 쉽게 정죄합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말합니다. 움직여야 합니다. 변해야 합니다. 무언가를 해내야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가 몰랐던 사실이 있습니다. 나무는 애초에 날기 위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나무에게 뿌리는 족쇄가 아니라 생명줄입니다. 나무가 가만히 서 있었던 시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이 아니라, 땅속 깊은 곳으로 생명을 내리고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나무는 떠나지 않지만, 대신 그 자리에 그늘을 만듭니다. 나무는 날지 않지만, 새들이 쉬어갈 자리를 내어줍니다. 나무는 움직이지 않지만, 숲을 지탱하는 중심이 됩니다.

문제는 나무에게 날개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나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이었습니다. 나비의 방식으로 살지 못한다고 해서 실패한 삶은 아닙니다. 개구리처럼 뛰지 못한다고 해서 무가치한 존재도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방식으로 지어졌습니다. 누군가는 날고, 누군가는 걷고, 누군가는 그 자리에 서서 생명을 품습니다. 묵상해 보면, 진짜 질문은 이것입니다. “
나는 왜 날지 못할까?”가 아니라 “나는 어떤 존재로 지어졌을까?

나무가 다시 자신의 뿌리를 받아들이는 순간, 그는 움직이지 않는 삶에도 사명이 있고, 머무는 존재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날개가 없어도, 이미 충분히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에게도 날개는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하늘로 오르는 날개가 아니라, 누군가를 쉬게 하는 그늘일 수도 있고, 세상을 붙드는 뿌리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도 제자리에 서 있는 당신에게 이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 당신은 아직 날지 않았을 뿐, 결코 실패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의 자리는, 떠나지 못해서 남은 곳이 아니라, 머물도록 맡겨진 자리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