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소리조차 멎은 조용한 아침, 이슬을 머금은 들풀 사이로 매미 한 마리가 울고 있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당나귀는 감탄합니다. “어쩜 저리 조화로운 소리를 낼 수 있을까.” 매미에게 다가가 묻습니다. “무엇을 먹고 그렇게 노래를 부르나요?” 매미는 수줍게 대답합니다. “전 이슬만 먹는답니다.” 그날부터 당나귀는 이슬만 먹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자, 당나귀는 굶주림에 지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생명이 꺼지기 전, 당나귀는 이렇게 한탄합니다. “나는 나일 수 있었는데, 매미가 되려다 나를 잃었구나…”
우리는 종종 타인의 재능에 매혹되어 그것을 닮고 싶어 하고, 심지어 따라 하려 합니다. 그러나 그 모방은 때로 우리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타인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비교는 마음의 독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독특한 존재로 창조되었습니다. 동백은 바람 부는 겨울에 꽃을 피우고, 코스모스는 가을 햇살 아래에서 자태를 뽐냅니다. 종달새는 하늘 높이 날며 노래하고, 뻐꾸기는 그늘진 나뭇가지 아래에서 소리를 냅니다. 이 꽃들과 새들은 서로를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겨울의 동백이 가을 코스모스를 시샘하지 않고, 종달새가 뻐꾸기의 그늘을 탐내지 않습니다. 그저 자기 자리에서, 자기 방식으로, 주어진 삶을 살아냅니다.
그런데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서로를 비교합니다. 누군가는 더 좋은 목소리를 가졌고, 누군가는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림을 잘 그리고, 누군가는 숫자에 능합니다. 그 차이를 바라보며 “나는 왜 저렇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비교의 눈길이 스멀스멀 번지면, 우리의 마음은 점점 말라갑니다. 기쁨은 사라지고, 감사는 사치가 되며, 평안은 낯선 단어가 됩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재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재능은 타인의 것과 다르기에 더 소중합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듯이, 겉으로 보기엔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능력도 때론 뜻밖의 자리를 빛냅니다. 문제는, 우리는 그 능력을 스스로 무시하거나, 심지어 알아보지도 못한 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매미의 노래를 부러워한 당나귀처럼, 우리는 타인의 삶에 도취되어 자신의 길을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주어진 자리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재능을 소중히 여길 때, 우리는 비로소 진짜 나를 살기 시작합니다. 비교하지 않고, 시기하지 않고, 묵묵히 내 몫을 감당할 때 삶은 깊은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더 이상 강남 가는 친구를 따라가다 길을 잃을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은 당신만의 방향이 있고, 당신만의 시간이 있습니다.
행복은 많은 것을 소유해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에게 찾아옵니다. 돈과 명예가 없어도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그 삶에는 따스한 빛이 비춥니다. 반대로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도, 더 가진 이와 비교하면 늘 결핍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의 인생을, 비교하느라 흐릿하게 만들지 마십시오. 남의 재능을 따라가느라 나의 재능을 땅에 묻지 마십시오. 오늘 내가 가진 것,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의 인생은 유의미한 방향으로 흐르게 됩니다.
매미는 이슬을 먹고 노래하지만, 당나귀는 건초를 먹고 짐을 운반합니다. 둘은 다르지만, 둘 다 필요합니다. 세상은 매미만으로도, 당나귀만으로도 완성되지 않습니다. 각자의 자리가 있고, 각자의 사명이 있습니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매미가 되고 싶은가, 아니면 당나귀로서 살아가야 하는가?”
혹시라도 이슬을 동경하며 굶어 죽을 삶을 택하지는 않았습니까? 내게 맞는 자리를 거부하고, 타인의 삶을 흉내 내다 자신을 잃지는 않았습니까? 이제는 나 자신을 인정하고, 내가 가진 재능을 발견하며, 나만의 길을 걸을 시간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삶을 빛나게 하는 가장 지혜로운 선택입니다.
그러니 친구가 강남 간다고 무작정 따라가지 마십시오. 매미 소리가 그럴듯하다고 이슬만 먹으며 살지 마십시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듯이, 당신 안에도 하나님이 주신 귀한 재능이 있습니다. 그것을 찾아내고, 감사함으로 살아가십시오. 그때 비로소, 당신은 당신 자신으로 사는 삶의 기쁨을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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