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강가, 한 마리 개가 입에 고기 한 덩이를 물고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그런데 물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는 그만 욕심이 생겼습니다. ‘저 개는 나보다 더 큰 고기를 물고 있잖아?’ 그렇게 착각한 개는 자기가 가진 고기를 놓아버리고 물속의 환영을 향해 뛰어들었습니다. 그 결과는 처음 물고 있던 고기는 물속에 빠져 사라졌고, 강물에 비친 건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자기 자신의 모습이었을 뿐입니다. 결국 개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이 우화는 욕심이 인간에게 어떤 결말을 가져다주는지 날카롭게 꿰뚫습니다. 욕심은 우리가 가진 것을 보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쫓게 만듭니다. 나의 현실을 부정하게 만들고, 타인의 삶에 허망한 기대를 품게 합니다. 욕심은 실재를 왜곡하고, 진실을 잊게 하며, 결국은 모든 것을 잃게 만드는 어리석음의 출발점입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자리는 돈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능력으로 쟁취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 나의 이름, 나의 생애, 내가 걸어온 시간과 추억들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만의 유일한 소유입니다.
이따금 우리는 남의 것을 더 좋아 보이게 여깁니다. 이웃집 아버지는 돈을 더 잘 벌고, 친구는 더 좋은 집에 살고, 동료는 더 큰 명예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가진 것은 그들만의 몫일 뿐, 내 것이 아닙니다.
자기의 몫을 존중하고, 타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 인간 사회의 질서를 지키는 기본 윤리입니다. 욕심은 이 선을 넘게 만듭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주어진 복을 놓치고, 남의 복까지 빼앗으려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언제나 허무합니다.
자연 속의 동물들도 자신만의 영역이 있습니다. 사자는 자신의 암사자와 새끼를 지키고, 곰은 자신의 동굴을 침입한 자에게 싸움을 겁니다. 그들의 소유 개념은 생존을 위한 본능이며, 그 경계를 넘는 것은 곧 위험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이 땅에 사는 모든 생명에게 이런 경계를 주셨습니다. 인간에게는 ‘양심’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에는 ‘법과 질서’라는 이름으로, 신앙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라는 이름으로 주셨습니다. 이것을 넘어서면 혼란이 시작됩니다. 자기 자리를 벗어나 남의 자리를 욕심낼 때, 나의 삶은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욕심은 사람의 마음을 조용히 잠식하는 해충과도 같습니다.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 더 가져야만 마음이 놓이는 불안, 비교로부터 오는 끝없는 갈망은 모두 욕심이 만든 감정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흔아홉 섬을 가진 사람도 한 섬을 가진 사람의 것을 빼앗으려 한다"는 옛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미 충분히 가진 자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욕심은 자족이 머무를 자리를 밀어내기 때문입니다.
많은 것을 가졌는데도 행복하지 않다면, 문제는 가진 것의 크기가 아니라 마음속 그릇이 이미 욕심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물을 부어도 밑 빠진 독에 물이 차지 않듯, 욕심은 결코 만족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압니다. 그리고 자기에게 허락된 몫에 감사합니다. 능력 이상의 것을 탐내지 않고, 가능한 것에 최선을 다합니다. 할 수 없는 일은 일찍이 내려놓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합니다. 자신의 속도를 인정하고, 비교보다는 성장을 택합니다.
욕심은 이 지혜를 흐리게 만듭니다. ‘무모함’을 ‘용기’라 포장하게 하고, ‘탐욕’을 ‘비전’이라 착각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욕심의 끝은 언제나 무너진 자아, 관계의 단절, 내면의 공허함일 뿐입니다.
욕심을 비우면 무엇이 남을까요? 처음엔 아무것도 없어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보입니다. 지금 이 순간 숨 쉬고 있다는 것의 기적, 함께 있는 가족의 따뜻함, 평범한 일상 속 평안함, 이웃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입니다.
이 모든 것은 욕심이 자리하고 있을 때는 결코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욕심이 떠난 자리에 진짜 행복이 들어섭니다. 욕심이 빠져나간 마음 그릇에는 감사가 자리를 잡고, 자족이 숨 쉬기 시작하며, 결국 평안이라는 열매가 맺히게 되는 것입니다.
개는 강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모르고 뛰어들었습니다. 강물은 거울이었습니다. 그리고 거울은 진짜가 아니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인의 인생은 그저 강물에 비친 그림자일 수 있습니다. 비교하지 말고, 넘보지 말고, 자기 삶의 중심을 지키십시오. 욕심은 내 삶을 흔드는 강물이고, 자족은 내 삶을 붙드는 닻입니다.
욕심을 비우는 순간, 우리는 거울 속 환상이 아니라 내 앞에 주어진 현실의 축복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진짜 나의 몫을, 그리고 살아 있다는 기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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