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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이야기

눈앞에서 사라져도 내 안에 살아 있는 사람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0. 6.

삶이란 참으로 예측할 수 없는 여정입니다. 오늘 함께 웃던 사람이 내일이면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고, 어제까지 당연했던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묻습니다. “하나님, 왜 하필 지금입니까?” “왜 하필 이 사람입니까?”

예기치 않은 이별과 상실 앞에서 인간의 마음은 너무나 연약합니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무너지고, 삶이 엉망으로 흩어져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혼란의 시간 속에서도 우리를 완전히 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무너짐 속에서 우리를 다시 세우시고, 다시 숨 쉬게 하십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하나님은 상한 마음을 가까이하시고, 통회하는 영을 구원하신다.” (시편 34:18) 눈앞에서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 때, 우리의 영혼은 산산이 부서집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부서진 조각들을 손수 하나하나 꿰매어 가십니다. 마치 색이 다른 천 조각들을 이어 붙여 아름다운 퀼트를 만드시듯, 우리의 아픔과 추억, 눈물과 회복의 시간을 엮어 새로운 의미를 주십니다.

그 과정은 때로 더디고, 아플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날은 그저
“왼발, 오른발, 왼발, 호흡”이라 중얼거리며 겨우 하루를 버팁니다. 하지만 그것도 믿음의 걸음입니다. 우리가 한 걸음씩 내딛는 동안,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우리의 마음을 꿰매어 가십니다.

믿음의 여정은 때때로 재봉의 과정과도 같습니다. 불규칙한 패턴처럼 보이던 삶의 조각들이 하나의 그림이 되어 갈 때, 우리는 비로소 깨닫습니다. 상실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 곁에 계셨고, 우리가 잃었다고 생각했던 사랑은 사실 우리 안에서 계속 살아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믿을 수 있는 친구와의 작은 만남, 함께 걷는 산책길, 주일 예배 속 찬양의 한 소절, 눈물로 드리는 짧은 기도,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건네시는
“회복의 실”입니다. 초록빛 이끼처럼 마음 한켠에 평화를 덧입히고, 다시 세상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줍니다.

물론, 어떤 상실은 결코 완전히 치유되지 않습니다. 그 고통은 희미해질 뿐,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나쁜 일만은 아닙니다. 그 기억과 감정이 우리의 영혼 깊은 곳에서 여전히 살아 있어, 오늘을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 주기 때문입니다.

예수님도 십자가 위에서 외로움과 상실을 경험하셨습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그 절규 속에서 예수님은 인간의 모든 고통을 짊어지셨고, 그분의 부활로 상실은 새로운 생명으로 바뀌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너무나 아픈 일입니다. 교회 공통체에서 젊은 자매를 잃었을 때 그랬습니다.
그 자매는 겨우 서른일곱의 나이에, 어린 딸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원망도 했습니다.
“하나님, 왜 그녀여야 했습니까?” 그 자매의 죽음을 이겨내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자매는 우리 삶에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다른 형태로 남아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 자매의 미소, 그 자매의 말투, 그 자매가 우리에게 남긴 사랑의 흔적들은 여전히 우리 안에서 살아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주신 위로이자, 부활의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잃었다고 생각하는 사랑을 다른 형태로 우리 안에 심어두셨습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요한복음 11:25)

이 말씀은 단지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난다는 약속이 아닙니다. 그분을 믿는 자 안에서, 사랑도, 추억도, 관계도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약속입니다. 눈앞에서 사라져도, 그 사랑은 내 안에서 여전히 살아 있고, 하나님 안에서 완전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제가 사랑했던 이들이 제 안에서 여전히 살아 있게 하소서. 그들의 흔적이 제 삶을 더 따뜻하게 비추게 하소서. 그리고 제가 언젠가 그들을 다시 만날 날을 소망하게 하소서.”

상실은 끝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잃은 것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빚으시고, 사라진 듯 보이는 사랑을 통해 여전히 살아 계심을 보여주십니다. 그분의 손끝에서 우리의 슬픔은 천천히 꿰매어지고, 그 자리에 은혜의 무늬가 새겨집니다. 눈앞에서 사라져도, 그 사람은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 위에서, 하나님은 여전히 살아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