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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돈의 제목을 붙이는 삶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1. 14.

우리는 살아가며 돈과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돈을 두려워하고, 누군가는 욕망하며, 누군가는 사랑하면서도 미워합니다. 흥미롭게도 심리학에서는 돈을 ‘불안을 일으키는 불안화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돈은 그 자체로 불안을 일으키지만, 동시에 우리를 살아가게 하고 기회를 열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이 모순적인 존재와 균형 잡힌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김경일 교수는 “돈에 제목이 붙는 순간 돈은 행복을 주는 도구가 된다”고 말합니다. ‘집세’, ‘부모님 치료비’, ‘여행’, ‘아이 교육’처럼 돈에 이름이 붙는 순간, 돈은 단순한 욕망이나 부담이 아니라 기쁨을 만들어주는 연료가 됩니다.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행복은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종착지가 아니라, 길 위에서 시련을 견디도록 우리를 붙들어주는 도구입니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지팡이입니다. 목표가 아니라 연료입니다. 그래서 진짜 부자들은 “나는 왜 돈을 버는가?”를 끊임없이 자신에게 묻습니다. 그들은 돈을 목적이 아니라 의미의 도구로 사용합니다.

그는 ‘절망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망(無望)’이라고 말합니다. 절망은 있던 희망이 부서진 것이지만, 무망은 애초에 바라던 것이 없는 상태입니다. 열심히만 달려왔지만, 정작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꿈꾸는지 잃어버린 이들에게 무망감이 찾아옵니다. 우리는 가끔 ‘열심히’라는 단어 뒤에 숨어 내 마음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그래서 그는 말합니다. “행복은 연료입니다. 더 큰 시련을 건너기 위한 연료.” 희망을 가진 사람은 시련 앞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지만, 무망에 빠진 사람은 길을 잃습니다. 인생의 중후반에 찾아오는 무망을 피하기 위해 지금 우리는 끊임없이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돈을 관리하는 첫 번째 단계는 ‘소득 증가’가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말합니다. “돈을 더 벌어야 해.” 하지만 정작 전문가들은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을 가르칩니다. “소비를 줄여라.” 소득을 늘리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지출 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 많은 청년과 중년이 돈 때문에 좌절하는 이유는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돈을 잘 관리하지 못했다’는 자기비난 때문입니다.

“나는 왜 이 정도밖에 못 벌까?” “내가 뭔가 잘못 살고 있나?” 그러다 무리한 투자에 손을 대고, 빚이 생기고, 결국 자신을 더 미워하게 됩니다. 돈보다 더 사람을 무너뜨리는 것은 돈에 대한 자기 원망입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단순합니다. 지출을 직면하고 줄이는 일입니다. 이는 단순한 돈 관리가 아니라 자기 자비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부를 이루는 데는 분명 운의 영향도 있습니다. 그러나 운은 잡는 게 아니라 걸려드는 것입니다. 운은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확률을 높여 맞이하는 것입니다. 그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 바로 ‘루틴’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루틴은 기분 좋을 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좌절할 때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넘어졌을 때, 실패했을 때, 마음이 비었을 때 “이대로 살 수 없다”는 절박함이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냅니다.

큰 좌절을 겪었을수록 작은 루틴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기도 1분, 운동 5분, 하루 지출 기록하기, 물 하루 2컵이라도. 그 작은 루틴들이 반복되다가 어느 하나가 기적처럼 살아남아 인생을 바꾸는 힘이 됩니다. 루틴은 운을 초대하는 작은 창문입니다.

진짜 루틴을 유지하는 사람은 명확한 지향점을 가집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반사실적 사고는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을 상상해보는 힘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중요한 것보다 상상이 잘 되는 것을 더 자주 고민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생각을 검증해야 합니다.

그 검증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가지지 않은 사람과 대화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내가 집착하던 목표가 그렇게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고, 과소비의 욕구도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또한 한 가지 모델에만 매달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저렇게 되고 싶다는 사람과 저렇게는 살고 싶지 않다는 사람을 함께 보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질투하지 말고 부러워하는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부러움은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건강한 에너지이며, 내가 누구에게서 배워야 하고 누구를 경계해야 하는지를 구분해 주는 나침반입니다.

돈 관리의 보이지 않는 적은 외로움과 수면 부족입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돈을 낭비하는 이유는 욕망 때문도, 무지 때문도 아닌 외로움 때문입니다. 고독한 사람은 보상 심리를 채우기 위해 과소비합니다. “나를 위로하기 위해”라는 명분 아래, 돈은 감정의 구멍을 메우는 도구가 되고 맙니다.

또한 쓸데없이 바쁜 사람은 생각할 여유가 없어 소비를 예측하지 못합니다. 잠이 부족한 사람도 인지 자원이 떨어져 필요 없는 소비를 하게 됩니다. 잘 쉬는 사람이 돈을 잘 관리합니다. 휴식은 낭비가 아니라 돈을 지키는 방패입니다.

갑작스러운 부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약과 독의 차이는 용량입니다. 부도 그렇습니다. 감당할 그릇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큰 돈이 들어오면 그 돈은 독처럼 작용합니다. 그래서 로또 당첨자 중 많은 사람이 기적 같은 돈을 얻고도 인생이 망가지는 이유입니다.

돈은 시간을 들여 경험을 겪어내며 하나씩 철학을 쌓아갈 때 우리에게 ‘직관’이라는 보석을 남깁니다. “내가 지금 너무 일하는가?” “너무 노는 건 아닌가?” “돈에 집착하고 있나?” “아니면 지나치게 도망치고 있나?” 이 질문들을 던지며 우리는 돈과의 균형을 배워갑니다.

돈을 ‘굿 스트레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돈은 스트레스입니다. 그러나 피해야 할 스트레스가 아니라, 잘 다뤄야 하는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굿 스트레스는 목표가 있을 때 생기는 에너지입니다. 배드 스트레스는 방향을 잃었을 때 생기는 불안입니다.

돈이 굿 스트레스가 되려면 우리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야 합니다. 돈이 불안을 일으키는 존재에서 에너지를 일으키는 존재로 전환되는 순간은 우리가 삶의 향방을 분명히 세울 때입니다.

돈은 삶의 적이 아니라, 함께 춤추어야 할 동반자입니다. 돈은 위협이 아닙니다. 집착할 대상도, 도망칠 대상도 아닙니다. 우리가 늘 마주해야 하는 한 조각의 스트레스이며, 잘만 다루면 인생을 지탱해주는 힘이 됩니다.

돈에 제목을 붙이고, 희망을 잃지 않으며, 작은 루틴을 만들고, 생각을 검증하고, 외로움을 다루고,균형을 잡아가는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부자로 가는 길’이기보다 사실은 사람다운 삶을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돈은 결국 우리 마음의 건강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그 거울 앞에서 우리는 지금 나의 욕망, 두려움, 희망, 균형을 다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느새 우리는 돈을 다스리는 사람이 아니라 돈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