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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말씀 묵상

마가복음 - 복음의 시작은 한 선언에서 시작된다

by HappyPeople IN JESUS 2026. 1. 10.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 선지자 이사야의 글에 보라 내가 내 사자를 네 앞에 보내노니 그가 네 길을 준비하리라.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 기록된 것과 같이, 세례 요한이 광야에 이르러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하니, 온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 사람이 다 나아가 자기 죄를 자복하고 요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더라."(마가복음 1:1~5)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 마가복음은 설명으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감정으로 문을 열지도 않습니다. 마가는 단 하나의 선언으로 복음을 시작합니다. 마치 법정에서 판결문이 낭독되듯, 혹은 왕의 즉위 선언처럼 단호합니다. 복음은 ‘이야기’가 아니라 ‘선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복음을
“기분 좋은 소식” 정도로 생각합니다. 병이 나았다는 소식,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소식,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마가가 사용한 ‘복음’이라는 단어는 그런 차원이 아닙니다. 당시 헬라어에서 ‘복음’은 로마 황제가 즉위할 때 선포되는 말이었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이제 세상의 질서가 바뀐다.” 즉 복음은 개인의 기분이 좋아지는 소식이 아니라, 세상이 완전히 새롭게 재편되는 사건의 선포였습니다.

그래서 복음은 본질적으로 종말론적인 것입니다. 이전 세계가 끝나고,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선언입니다. 마가는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이제 세상은 예전과 같지 않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아들이 오셨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예수를 믿기 시작했다.” “어떤 위대한 종교 운동이 시작되었다.” 마가는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그는 “복음의 시작은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이다.”라고 말합니다. 복음은 인간의 반응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복음은 인간의 선택이나 결단으로 출발하지 않습니다. 복음은 하나님 편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종종 신앙을 이렇게 이해합니다.
“내가 믿기로 결단했다.” “내가 예수를 영접했다.” 그러나 마가는 관점을 뒤집습니다. 복음은 내가 예수를 선택한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아들을 보내신 사건입니다. 마치 아이가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가 복음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복음이 우리를 찾아온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은 갑자기 등장한 인물이 아닙니다. 창세기에서부터 예언되어 온 약속의 성취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주신
“씨”의 약속, 다윗에게 주신 왕권의 언약, 시편과 선지자들이 노래한 메시아, 그 모든 실타래가 예수에게서 하나로 묶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말합니다.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을 통하여 미리 약속하신 것이라.” 복음은 즉흥적인 계획이 아니라 영원 전부터 준비된 하나님의 구원 시나리오입니다.

그리고 그 아들은 십자가 위에서조차 하나님의 아들로 증언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어두운 자리에서, 가장 이방적인 입술을 통해 말입니다.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복음은 언제나 이렇게 우리의 기대를 뒤집습니다.

‘예수’라는 이름은 당시 흔한 이름이었습니다. 오늘날로 치면 ‘민수’, ‘철수’ 같은 이름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묻습니다. “저 나사렛 출신 목수가 어떻게 하나님의 아들인가?” 우리는 여전히 비슷한 질문을 합니다. “저렇게 연약해 보이는 십자가가 어떻게 구원인가?” “저렇게 단순한 복음이 어떻게 생명을 바꾸는가?” 하나님은 언제나 사람들이 기대하는 방식으로 일하지 않으십니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보잘것없어 보이는 방식으로 가장 결정적인 일을 하십니다. 그래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은혜의 문제인 것입니다.

그리스도란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뜻입니다. 왕, 제사장, 선지자의 직분이 하나로 모인 이름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삶의 메시아를 기다립니다. 가정을 구원해 줄 사람, 회사를 살릴 사람, 교회를 바꿔 줄 사람, 어떤 이는 스스로 메시아가 되려고 애씁니다. 책임을 떠안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몸부림칩니다. 그러나 참된 메시아는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분입니다. 그리스도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분이 아니라 우리를 죄에서 건져내시는 분인 것입니다.

놀랍게도 복음은 성전이 아니라 광야에서 시작됩니다. 제사장의 아들 요한은 성전을 떠나 빈들에서 외칩니다. 왜 그럴까요? 이미 예루살렘이 세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광야는 아무것도 없는 곳입니다. 의지할 것도, 자랑할 것도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 들리는 자리입니다. 회개란 그 광야로 나오는 것입니다. 내 의, 내 신앙, 내 종교적 확신을 내려놓고 예수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복음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도 동일하게 선포됩니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며 그리스도다.” 이 선언 앞에서 우리는 다시 묻습니다. 나는 이 예수를 누구로 믿고 있는가? 복음의 시작은 예수를 아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예수를 믿는 데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예수는 복음의 시작이요, 과정이요, 완성이며, 복음 그 자체이십니다. 오늘도 성령께서 이 복음을 듣는 우리의 마음에 새로운 시작을 열어가십니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며 그리스도이십니다. 이것이 복음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