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마태복음 5:8)
우리는 이 세상에서 많은 복을 추구합니다. 건강의 복, 물질의 복, 관계의 복, 하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참된 복은 세상이 말하는 복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산상수훈에서 예수님은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라고 선포하셨습니다. 그 복은 ‘하나님을 보는 것’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은혜의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 말씀 앞에 잠잠히 서면, 우리는 질문하게 됩니다. 과연 나는 ‘마음이 청결한 자’인가? 아니, 더 근본적으로 묻습니다. 청결한 마음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그것을 얻게 되는가?
성경에서 '복'이란 단지 운이 좋거나 잘 풀리는 상태가 아닙니다. 복은 하나님의 언약 속에서, 하나님께로부터 거저 주어지는 일방적이고 무상의 선물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주신 복, 이스라엘에게 약속하신 복,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구원의 복은 모두 하나님 편에서 주도하신 것이지, 인간의 공로로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 말은 곧 청결한 마음을 가진 자가 하나님을 보는 복도 결국 하나님께서 친히 이루시는 언약적 은혜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마음을 청결케 하는 것도, 하나님을 보는 눈을 여는 것도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시는 일입니다.
성경에서 ‘마음’은 단순한 감정의 중심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핵심 전체를 아우릅니다. 즉, 마음은 지성(생각), 정서(감정), 의지(결정)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예레미야 선지자는 말합니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렘 17:9) 이것이 우리의 실상입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순수하다고 착각하지만,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는 자기 중심성, 이기심, 탐욕, 교만이 뿌리처럼 엉켜 있습니다. 때로는 선한 의도를 가지고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직히 들여다보면 하나님의 영광보다 자신의 인정과 유익을 위한 일이 많습니다.
따라서 성경이 말하는 청결한 마음이란, 단순히 도덕적으로 깨끗하거나 순수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속한 전적인 변화, 거룩한 방향 전환, 마음의 방향성이 하나님께로만 집중되는 상태를 뜻합니다.
‘청결함’이라는 단어의 헬라어 카타로스는 ‘혼합되지 않은’, ‘순전한’, ‘순도 100%’를 의미합니다. 마음의 청결함이란 하나님 한 분만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마음, 겉과 속이 일치하는 순전한 존재, 이중적이지 않은 정직한 상태입니다. 다시 말해, ‘두 마음’을 품지 않고, 하나님과 세상을 동시에 붙들지 않는 삶입니다.
예수님은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청결하지 않은 마음이란, 바로 하나님도 섬기고 세상의 것들도 붙들고 싶은 마음, 하나님을 위한 척하지만 실상은 자기 영광을 위한 이중적인 마음입니다. 이 마음은 하나님 앞에서 불결합니다.
이런 점에서 ‘마음이 청결한 자’란, 오직 하나님께만 시선을 고정하고, 혼합되지 않은 믿음으로 하나님을 따르는 자를 의미합니다.
청결한 마음을 이루시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는 스스로 마음을 청결하게 할 수 없습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께서 새롭게 창조하셔야만 가능한 일이라는 고백입니다.
이 일을 이루시는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성령께서 오셔서 우리의 마음을 씻기시고 새롭게 하십니다. 예수님의 보혈이 우리의 양심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여 하나님을 섬기게 하십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예수님을 의지할 때, 하나님은 그 믿음을 보시고 우리를 청결한 자로 간주하십니다. 청결한 마음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복음의 선물입니다. 오직 은혜로 주어진 믿음을 통해, 우리는 마음의 청결함을 소유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본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본다’는 것은 단지 환상이나 시각적 체험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깊은 의미에서, 하나님의 임재와 뜻을 분별하는 능력,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일하심을 감지하는 영적 시력을 뜻합니다.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뜻을 보게 됩니다. 세상의 유혹 속에서도 하나님만 의지하게 됩니다. 예수님을 볼 때, 우리는 곧 하나님을 보게 됩니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느니라.”(요14:9)
하나님을 본다는 것은 곧 진리를 깨닫는 눈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랑과 인도하심을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는 믿음으로 하나님을 보되, 장차 우리는 영광 중에 하나님을 얼굴과 얼굴을 맞대어 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마음이 청결한 자에게 약속된 최종적인 복입니다.
나의 마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우리는 날마다 우리 마음의 방향을 점검해야 합니다. 나는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가? 나의 계획, 열심, 헌신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하나님께만 마음을 드리고 있는가, 아니면 세상과 나를 섞어 그분 앞에 내놓고 있는가?
마음의 청결함은 단지 선택이 아닌, 하나님께 나를 드리고 그분의 은혜로 새롭게 되는 전 존재의 변화입니다. 그리고 이 복을 갈망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친히 그 마음을 청결케 하시고, 자신을 보여주시는 은혜를 허락하십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이렇게 기도하십시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주의 얼굴을 내게 비추소서.”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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