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경 속으로

말씀과 함께하는 경건의 시간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6. 28.

어느 날, 아침의 고요함 속에서 나는 성경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은 내게 더 이상 신선하지 않았습니다. 익숙함이라는 이름의 덮개가 진리의 생기를 감싸고 있었고, 나의 경건의 시간은 반복되는 의무감으로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나는 내 마음속에서 조용히 한 음성을 들었습니다. “너는 나를 만나고 있는 것이냐, 아니면 습관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냐?”

그날 이후, 나는 경건의 시간의 본질을 다시 붙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간은 단순한 종교적 루틴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생생한 만남의 자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성경을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말씀 앞에서 멈추고, 묵상하고, 머무는 시간을 회복하려 애썼습니다.

경건의 시간은 말씀을 통해 시작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너무 자주 그 말씀이 생명이 아니라 정보가 될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나 역시 청소년 시절, 말씀을 대신해 경건서적에 의존했었습니다. 감미로운 시, 따뜻한 인용구, 그리고 해설을 읽고 ‘
은혜를 받았다’고 자족했지만, 정작 말씀 그 자체를 깊이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경건서적은 때로 우리를 위로하고 방향을 제시하지만, 그것이 성경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경건서적은 성경을 향해 나아가게 할 때에만 유익합니다. 인스턴트 음식이 우리를 살찌게 만들 수는 있어도, 깊은 영양을 공급하지는 못하듯, 우리는 직접 성경을 씹고, 삼키고, 소화해야 합니다.

나는 한 구절에서 멈춥니다.
“예수께서 그들을 이끌고 높은 산으로 가셨다.” 이 말씀은 나를 붙잡습니다. 그저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주님께서 ‘이끄셨다’는 단어가 내 심장을 두드렸습니다. 나는 눈을 감고 그 장면을 그려봅니다. 무리들 가운데서 제자들을 따로 불러내신 예수님, 발로 하나하나 그 산을 오르시는 주님의 뒷모습, 아무 말씀 없이 그분의 발자국만 바라보며 따라오던 제자들...

이러한 묵상은 단순한 상상이 아닙니다. 말씀 속에서 실제로 예수님을 만나는 ‘
영적 실재’입니다. 주님은 밀어붙이지 않으시고, 인도하십니다. 그분은 앞서 가시며, 우리의 고난 가운데 함께하시고, 때로는 우리보다 먼저 그 고난을 밟으셨습니다. 나는 감격하여, 다시금 무릎을 꿇고 기도합니다. “주님, 저도 그 길을 걷게 하소서.”

묵상은 말씀에 ‘
머무는 것’입니다. 한 절을 반복해서 읽고, 그 속에서 주님의 음성을 찾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이 내 마음에 형상을 이루도록 기도합니다. 때로는 더 이상 읽을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벅차올라 성경을 덮고 눈물로 기도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묵상의 자리입니다.

성경 전체를 읽는 훈련도 큰 유익을 줍니다. 나는 스페인어로 성경 전체를 읽었던 시간을 기억합니다. 완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읽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정해진 분량을 채우기보다, 하루하루 말씀에 젖어드는 그 시간이 얼마나 귀중했는지 모릅니다.

또한, 나는 무언가 마음에 닿을 때까지 읽는 방법도 좋아합니다.
“오늘은 어디까지 읽어야 해”라는 부담 없이, 단 한 절이라도 내 영혼을 흔드는 말씀을 찾기 위해 천천히 읽는 것입니다. 그렇게 발견한 말씀이 그날 하루를 이끄는 등불이 되고, 삶의 방향이 됩니다.

성경공부 역시 경건의 시간을 풍성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건의 시간을 성경공부로만 채워서는 안 됩니다. 교재를 따라가며 지식만을 축적하는 순간, 말씀은 더 이상 나를 변화시키는 칼이 되지 못합니다.

성경공부는 우리가 말씀을 더 깊이 알게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께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다시
“지식은 교만하게 하되, 사랑은 덕을 세운다”(고전 8:1)는 말씀 앞에 서게 됩니다.

성경을 성경으로 해석하고, 문맥을 중시하며, 그리스도의 구속사적 연결을 탐구하는 공부는 분명 유익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경건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자랑의 수단이 되면, 말씀은 심판의 기준이 될 뿐입니다.

오늘날 우리 대부분은 “
시간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진실은 “우리는 시간 속에 말씀을 두지 않고, 말씀 속에 시간을 두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하루에 단 30분이라도 온전히 주님의 말씀 앞에 나아간다면, 우리의 영혼은 말라붙은 사막에서 생명의 물줄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경건의 시간은 무엇보다도 삶을 멈추고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어떤 형식이든 상관없다. 말씀 앞에 무릎 꿇고, 그분의 음성을 기다리는 그 마음, 그 자세가 경건입니다. 말씀을 통해 나 자신을 보게 되고, 그분의 영광을 발견하게 될 때, 우리는 그 경건의 시간 속에서 진정한 ‘
살아 있음’을 회복하게 됩니다.

오늘 당신은 어떤 말씀 앞에 머물고 있는가? 말씀은 아직도 살아 있고, 운동력이 있으며, 영혼과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갭니다. 혹시 당신의 경건의 시간이 메말라 있다면, 오늘 그 말씀 앞에 다시 서기를 바랍니다. 새로운 방법을 찾기 전에, 새로운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 보십시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하십시오.

“주님, 오늘도 말씀 앞에 섭니다. 나의 마음을 깨뜨리시고, 진리로 채워주소서. 주님의 음성으로 내 영혼을 일으켜 세우소서. 내가 말씀을 아는 것이 아니라, 말씀 안에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