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울에 달려서 부족함이 뵈었다 함이요." (다니엘 5:27)
이 말씀은, 우리의 영혼을 정직하게 마주하게 만드는 하나님의 외침입니다. 바벨론의 왕 벨사살이 하나님의 저울 위에 올려졌을 때, 하나님의 평가는 명확했습니다. “부족하다.” 권세도, 지혜도, 종교적 형식도 하나님의 저울 앞에서는 아무런 무게를 더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중심을, 내면의 실재를, 그 삶의 방향과 목적을 보십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언젠가 그 동일한 저울 위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주 우리 자신을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저울에 올려보아야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 문제가 없어 보여도, 말씀 앞에 정직하게 서면 우리의 실상이 드러납니다. 다윗은 이 점에서 우리에게 깊은 경건의 본을 보여 줍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스스로를 철저히 비추었고,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찬송으로, 때로는 침묵으로 하나님께 반응했습니다.
시편을 읽을 때마다 우리 자신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다윗처럼 회개의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는가?” “나는 내 죄로 인해 마음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나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 ‘하나님이여, 나를 살펴 보시고, 내 마음을 아시옵소서’라고 간구해 본 적이 있는가?”
다윗은 아둘람 굴이나 엔게디 황무지 같은 곳에서 하나님께 울부짖고 찬양했습니다. 사방이 닫힌 것 같은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그는 하나님을 붙들었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광야’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 우리가 의지했던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사람입니까? 지식입니까? 아니면 정말 하나님이셨습니까? 우리는 구원의 잔을 들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른다고 고백할 수 있습니까? 삶의 승리의 순간뿐 아니라, 실패와 눈물의 자리에서도 그 이름을 불렀던 적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복음서를 읽을 때 우리는 그리스도의 생애를 통해 하나님의 형상을 봅니다. 그의 온유함, 그의 침묵, 그의 사랑, 그의 순종, 그 모든 것이 완전합니다. 그러나 이 말씀 앞에서 나는 얼마나 닮아 있는지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주님, 제 안에 그 온유함이 있습니까? 저도 주님처럼 용서할 수 있습니까? 저도 제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를 수 있습니까?” 그분은 겸손과 순종으로 하나님의 뜻에 죽기까지 복종하셨습니다. 이 말씀 앞에서 내 자아는 벌써부터 소리 지르며 반항합니다. “내 뜻대로 하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이 싸움이 매일 우리 안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신서에 이르면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의 실존적 고민과 승리가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바울은 죄와 싸우며 이렇게 고백합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그의 이 절규 앞에서, 우리는 침묵하게 됩니다. 나는 과연 이런 고백을 드린 적이 있는가? 나의 죄악을 직면한 적이 있는가? 또한 그는 이렇게도 고백했습니다.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 이 고백이 내 안에 있는가? 아니, 나는 예수님을 위해 손해 본 것이 있는가?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 ‘포기한 것’이 있는가? 말씀은 이렇게 우리 안의 신앙의 실재를 파고듭니다.
이렇게 자신을 점검하며 말씀 앞에 설 때, 우리는 자주 무릎 꿇게 됩니다. “주님, 저는 이 지점까지 와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나의 신앙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얕고, 내 헌신은 말로만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바로 그때, 우리는 은혜를 구하게 됩니다.
“오 주님, 제게 참된 회개의 은혜를 주옵소서.” “제게 좀 더 깊은 믿음을 허락하옵소서.” “저도 그 사랑의 불꽃을 지니게 하옵소서.” “온유해지는 은혜, 순종할 수 있는 힘을 주옵소서.” “심판대 앞에서도 부족함이 없게 하소서.”
말씀을 읽는 것이 단순한 정보의 습득이 되어선 안 됩니다. 그것은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자, 저울이며, 칼이 되어야 합니다. 그 말씀을 읽을 때마다 우리 속사람이 진동하고, 변화되고, 무릎 꿇게 되는 은혜가 있어야 합니다. 말씀이 그저 지나가는 소리가 아니라, 살아 계신 하나님의 음성이 되어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더 이상 말씀 앞에서 거짓으로 설 수 없습니다.
“너희가 판단을 받지 않게 되도록 너희 자신을 판단하라.” 말씀은 우리를 자꾸만 이끌어갑니다. 자기 판단의 자리로, 회개의 자리로, 은혜를 구하는 자리로. 하나님은 우리가 스스로의 영혼을 점검하길 원하십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우리가 '부족하다'는 심판을 받지 않고, ‘충만하다’는 인정을 받으며 주님 앞에 서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저울 앞에 나를 올려보십시오. 무겁게 보이던 내 자존심은 얼마나 가볍고 헛된 것인지, 가벼워 보이던 한 번의 진심 어린 회개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우리는 말씀 안에서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고백이 나올 수 있다면, 그것은 축복의 시작입니다.
“주님, 저를 이 말씀의 자리에 데려다 주옵소서. 저도 진정으로, 말씀 앞에서 울게 하소서. 그리하여 주의 저울에 달렸을 때, 더 이상 ‘부족함이 뵈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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