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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분주함과 신속함 사이에서 - 분주한 습관에 대하여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2. 29.

우리는 흔히 ‘바쁘다’는 말을 미덕처럼 사용합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만큼 정신없이 살아가는 삶을 성실함과 동일시합니다. 그러나 신속함과 분주함은 결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신속함은 목적을 알고 방향을 잃지 않은 채 움직이는 것이지만, 분주함은 방향을 잃은 채 속도만 붙은 상태입니다. 전자는 삶을 전진시키지만, 후자는 우리를 쉽게 넘어지게 합니다.

빠르게 일하는 사람은 한정된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주한 사람은 많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일 뿐,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습니다. 분주함은 생산성이 아니라 불안에서 시작됩니다. 나보다 앞서 달려가는 사람들, 더 성취한 것처럼 보이는 타인의 삶을 바라볼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속도를 올립니다.

뒤처지면 무능해 보일까 두렵고, 잠시 멈추면 게을러 보일까 불안해집니다. 그 순간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아니라 ‘비교에서 비롯된 욕심’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분주함의 뿌리는 종종 가치의 혼란에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묻기보다, 더 많고 더 빠른 성취를 추구할 때 마음은 쉴 틈을 잃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삶의 자리는 각기 다르지만, 우리는 타인의 속도를 기준 삼아 자신을 재촉합니다. 그 결과 삶은 점점 조급해지고, 마음은 점점 얕아집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삶의 방식은 다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빠르게’ 살라고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바르게’ 살라고 부르십니다. 세상은 속도를 숭배하지만, 하나님은 방향을 보십니다.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 나라의 삶은 경쟁의 트랙이 아니라 순종의 길인 것입니다.

분주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내의 시간을 통과해야 합니다. 우리는 결과를 너무 빨리 원합니다. 씨앗을 심어 놓고 다음 날 열매를 기대하듯, 믿음의 삶에서도 즉각적인 결실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자연의 법칙이 그러하듯, 영적인 성장도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씨앗은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딘 후에야 싹을 틔웁니다. 그 기다림의 시간이 없다면 열매도 없는 것입니다.

문제는 분주함이 습관이 되었을 때입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마음이 바쁘고, 가만히 있는 시간이 불안해집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더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아니라, 마음의 방향 전환입니다. 분주한 습관을 내려놓는 길은 매일 말씀 앞에 서는 데서 시작됩니다. 말씀이 우리 삶의 기준이 될 때, 우리는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 분별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이 하나님께 고정될 때, 삶은 더 이상 요동하지 않습니다. 분주함은 외부 환경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선의 문제입니다. 우리를 유혹하고 흔드는 수많은 소리와 기대를 바라볼 때 마음은 쪼개집니다. 그러나 시선이 하나님께 고정될 때, 삶의 중심은 다시 잡히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바쁘지 않아도 충만할 수 있고, 느려 보여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분주함의 탈출구는 더 많은 일을 해내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덜 하지만 더 깊이 사는 데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머무는 시간, 말씀 앞에서 멈추는 용기, 비교의 시선을 거두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속도에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부르심에 이끌리는 삶을 살게 됩니다.

신속함은 도구일 수 있지만, 분주함은 주인이 되려 합니다. 오늘 우리는 무엇에 이끌려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속도를 자랑하는 삶이 아니라, 방향이 분명한 삶으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 앞에서 잠시 멈춰 서는 것, 그것이 분주한 습관을 내려놓는 첫걸음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