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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경 말씀

불 가운데 임하시는 하나님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0. 21.

구약의 마지막 장, 말라기 4장은 성경 전체의 한 시대를 마무리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엽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라, 용광로 불같은 날이 이르리니 교만한 자와 악을 행하는 자는 다 지푸라기 같을 것이라… 그러나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

이 말씀은 단순히 종말의 두려움을 말하는 경고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심판의 불 속에서도 새 날의 빛을 약속하고 계십니다.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은 더 가까이 다가오듯, 불은 단지 멸망의 상징이 아니라 정화와 회복의 시작입니다.

말라기의 마지막 예언은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오기 전에 엘리야가 올 것”이라 말합니다. 그날을 맞이할 준비가 된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파수꾼입니다. 밤이 깊어도 잠들지 않고,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을 찾아 기다리는 자입니다. 그는 샛별이 뜨는 순간, 새로운 아침이 다가왔음을 가장 먼저 깨닫습니다.

다윗은 시편 19편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그는 주님의 오심을 “신방에서 나오는 신랑”에 비유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언제나 빛으로, 새벽으로, 태양으로 표현됩니다. 그리고 그 빛은 단지 눈부신 광채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합니다.

신명기 4장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불 가운데서 나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생존하였느니라… 여호와께서 너를 교훈하시려고 하늘에서부터 그의 음성을 듣게 하시며 땅에서는 그의 큰 불을 보이셨느니라.” 하나님은 불 가운데서 말씀하셨습니다. 불은 단지 심판의 상징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을 계시하시는 도구였습니다. 그 불은 우리를 두렵게 하지만, 동시에 그 두려움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게 합니다.

출애굽기 20장에서도 백성들은 시내산의 번개와 우레, 나팔소리와 연기를 보고 두려워했습니다. 그들은 모세에게 “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지 않게 해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님이 임하심은 너희를 시험하고 너희로 경외하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나님의 불은 우리를 심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을 시험하고 정결하게 하려는 불입니다. 그분은 두려움을 통해 우리 안에 진정한 경외심을 일으키시고, 그 경외심을 통해 죄에서 돌이키게 하십니다.

하나님은 편안한 방식으로 자신을 보여주시지 않습니다. 그분의 임재는 언제나 우리를 흔듭니다. 왜냐하면 육신의 안일함 속에서는 참된 믿음이 자라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두려움은 인간적인 공포와 다릅니다. 그것은 멀리 피하게 하지만, 동시에 더 깊이 다가가게 합니다. 이 두려움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쫓는다”는 말씀을 이해하게 됩니다.(요한일서 4:18) 참된 경외는 영적 성숙의 열매이며, 그 경외의 불꽃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향한 타오르는 사랑을 배우게 됩니다.

모세는 마지막 축복의 자리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여호와께서 시내산에서 오시고… 일만 성도 가운데에 강림하셨고 그의 오른손에는 그들을 위하여 번쩍이는 불이 있도다.”(신 33:2) 이 구절의 ‘번쩍이는 불’을 영어 킹제임스 성경은 “a fiery law”, 즉 불타는 율법이라 번역합니다. 하나님의 손에는 불타는 율법이 있고, 그 손 안에 바로 하나님의 백성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을 불타는 말씀 안에 거하게 하십니다. 그 불은 파괴가 아니라 정화의 불입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우리 중에 누가 삼키는 불과 함께 거하겠으며, 누가 영영히 타는 것과 함께 거하리요.”(사 33:14) 의인이란 바로 이 불 가운데서 하나님과 함께 거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불은 우리를 죽이려는 불이 아니라, 우리 안의 죄를 태워버리는 거룩의 불입니다.

이스라엘은 시내산에서 불을 두려워하며 물러났습니다. 그때 그들은 율법을 받았지만, 성령의 불을 받아들이지는 못했습니다. 그 일이 미뤄진 채 1500년 뒤, 하나님의 불은 오순절 날 다시 임했습니다. 성령의 불은 사람을 태우는 불이 아니라, 육신의 욕망과 옛 사람을 태워 없애는 불입니다. 그 불은 우리를 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게 합니다.

예레미야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내 말이 불같지 아니하냐, 바위를 쳐서 부스러뜨리는 방망이 같지 아니하냐.” 하나님의 말씀은 불입니다. 그 불은 돌처럼 굳은 우리의 마음을 부수고, 내면에 감춰진 죄를 드러냅니다. 그리고 그 불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의 임재 앞에 나아갈 준비가 된 사람이 됩니다.

불은 두렵지만, 그 불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새날의 빛을 볼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불은 심판의 불이기 이전에 사랑의 불, 성결의 불, 회복의 불입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그 불 가운데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죄를 태우고, 우리의 마음을 녹이며, 우리 안에 그분의 빛을 비추기 위해서 말입니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말 4:2) 그 불과 빛 사이에서 우리는 두려움으로 떨며, 동시에 기쁨으로 뛰어오르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불 가운데 임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참된 믿음의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