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압이 나팔 소리를 듣고 이르되, 어찌하여 성읍 중에서 소리가 일어나느냐.”(열왕기상 1:41)
이 말씀은 왕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과 참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비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거짓 왕’의 잔치 속에 참된 왕의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는 전환점입니다. 바로 인간의 역모 위에 하나님의 주권이 선포되는 순간입니다.
다윗이 늙어 이불을 덮어도 따뜻하지 못했다는 것은 단순한 노쇠의 묘사가 아닙니다. 성경은 “인간의 한계, 인간의 끝”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임함을 보여줍니다. 왕이었던 다윗조차 인간의 연약함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의 한계는 곧 “너희가 의지할 자는 다윗이 아니라, 다윗의 자손 예수”라는 메시지입니다. “사람을 의지하지 말라. 그의 호흡이 코에 있으니 셈할 가치가 어디 있느냐.”(사 2:22)
아도니야는 다윗의 아들이었고, 외모가 수려하고 재능이 많았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때와 방법을 기다리지 못한 자”로 등장합니다. 그는 스스로 왕이 되고자 하였고, 세상의 힘(요압, 아비아달)을 끌어모았습니다.
이는 곧 인간 안에 내재된 원죄의 형태 즉, “내가 왕이 되려는” 교만의 욕망을 상징합니다. 에덴에서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하나님 없이도 스스로 왕이 되고 싶다’는 반역의 욕구입니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하나님과 같이 되리라."(창 3:5)
하나님은 아도니야의 반역을 묵과하지 않으십니다. 선지자 나단을 통해 말씀을 보내십니다. 이것이 바로 ‘성도의 내면에 역사하는 말씀의 개입’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죄의 길로 달려갈 때, 하나님은 반드시 ‘나단’을 보내어 양심을 깨우시고, 돌이키게 하십니다. “주의 말씀이 내 뼈 속에 불같이 갇혀 있어서 견딜 수 없나이다.”(렘 20:9)
솔로몬은 다윗의 노새를 타고 기름부음을 받습니다. 노새는 겸손의 상징, 곧 예수 그리스도의 왕권을 예표합니다. “시온의 딸아,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겸손하여 나귀를 타셨도다.”(슥 9:9) 참된 왕은 백마를 탄 세상의 왕이 아니라, 겸손과 순종으로 오신 그리스도입니다. 이것이 구약 속 예수의 모형입니다.
아도니야의 잔치는 인간의 환호로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성읍 밖에서는 솔로몬의 왕위 선포의 나팔소리가 울립니다. 이것은 바로 ‘거짓 왕국의 종말을 알리는 복음의 소리’입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은 자기 왕국을 세우고, 자기 이름을 높이려 하지만,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참된 왕의 통치를 선포하십니다. “주의 나팔소리가 들릴 때, 죽은 자들이 일어나리라.”(고전 15:52)
반역자 아도니야는 두려움에 제단 뿔을 잡습니다. 제단 뿔은 “하나님의 긍휼과 용서의 상징”, 곧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솔로몬은 그를 즉시 죽이지 않고 말합니다. “그가 선한 자이면 살 것이요, 악한 자이면 죽을 것이다.” 그리고 아도니야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그가 붙든 제단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였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아도니야처럼 반역한 자들이지만, 십자가의 뿔을 붙들기에 살아나는 은혜를 입은 자입니다. “그 피가 너희를 위하여 표가 될지라.”(출 12:13)
열왕기상 1장은 단순히 다윗 왕가의 후계 다툼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왕이 되려는 죄의 본성과, 그 죄를 덮으시는 은혜의 통치자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반드시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 3:30) 하나님은 우리 안의 아도니야를 무너뜨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세우십니다. 이것이 성도의 생애 전체에서 반복되는 은혜의 싸움입니다. 결국 재단 뿔을 붙드는 자는 삽니다. 그 뿔은 곧 십자가의 은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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