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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에 대하여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0. 5.

삶은 우리가 준비한 대로 흘러가 주지 않습니다. 때로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거대한 재난이 들이닥치고, 견고하다고 믿었던 일상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나 폭우, 산불같은 사건을 겪은 사람들, 혹은 사랑하는 가족이 시한부 선고를 받거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들은 단지 ‘힘들다’라는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혼란과 공허를 마주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묻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삶의 의미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막연한 사색이 아닙니다. 오히려 매일의 현실 속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그 속에서 길어 올려야 하는 생생한 체험입니다. 어떤 이는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평범한 하루 속에 삶의 의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아이를 돌보고, 가족을 챙기고, 일과 휴식을 반복하는 일상 속에서 의미를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 그런 환경이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과 지지가 풍부한 가족과 친구가 늘 곁에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습니다. 오히려 폭력적이거나 권위적인 가족, 감당하기 어려운 인간관계를 떠안고 살아가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삶이 멈춰서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여전히
“살아야” 합니다. 버텨야 하고, 견뎌야 하고, 때로는 울면서도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어떤 날은 더 유쾌한 사람이 되고자 애쓰고, 또 어떤 날은 그저 무사히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 안에선 계속 질문이 떠오릅니다.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C. S. 루이스는 용서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진정으로 용서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게슈타포보다 용서하기 쉬운 대상부터 용서하면 된다.” 삶의 의미를 찾는 것도 이와 비슷합니다. 때로는 우리가 손에 잡을 수 있는 가장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오늘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고, 내 마음에 있는 불평을 내려놓고, 작은 선의를 실천하면서부터 의미를 다시 찾아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떤 때는 어려운 길이 더 큰 결과를 가져옵니다. 가장 깊은 상실과 절망 속에서 오히려 더 선명한 삶의 의미가 보이기도 합니다.

삶이 순조로울 때는 의미가 마치 카펫처럼 펼쳐져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잃거나, 꿈이 무너지고, 시간이 우리를 앞질러 가버리는 경험을 할 때 우리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하지만, 곧장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환경, 인간관계, 나 자신이 쌓아온 습관과 한계가 우리를 제약합니다. 아기처럼 모든 것이 새롭고 가능성이 가득한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경험해버렸고, 삶은 계속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삶의 의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될 때조차,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모습이 아니더라도, 바로 지금이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를 안고 있을 때는 아이가 영원히 작을 것만 같지만, 어느새 11살이 되어버리고, 또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립니다. 세월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후회하기에도 늦은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비로소 묻습니다.
“내 인생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지금이라도 새로 시작할 수 있을까?” 하지만 바로 그때가 의미를 찾는 시작점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유일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삶의 의미는 때로 위안과 겹쳐 보입니다. 자연 속에서, 예술 속에서, 사람의 따뜻한 손길 속에서 우리는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습니다. 그 잠깐의 위안이 삶의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아니, 그 위안이야말로 삶이 던져주는 작은 은총일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의미를 찾는 일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완벽해진 후에, 충분히 준비된 후에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상황이 어떠하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어쩔 수 없다면, 지금 그 자리에서 붙잡고 있는 것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삶의 의미를 다시 회복하는 첫 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