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속에 얼굴을 비추면 우리의 외모는 보이지만, 마음의 깊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자기개선은, 거울 앞에 선 시간이 아니라 마음의 내면을 마주한 시간에서 시작됩니다. 인간은 본래 자신에 대해 가장 무지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타인을 평가하는 데는 능숙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둔감합니다. 자기를 속이는 데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으면서도, 자기를 돌아보는 데는 무기력합니다.
그러나 자기인식 없이는 참된 변화도 없습니다. 자기인식은 '내가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그것은 단순한 성격 테스트의 결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의 결, 내 판단의 습관, 내 기질의 흐름, 그리고 내가 반복해서 빠지는 실수의 패턴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나의 약점과 나의 한계를 똑바로 바라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모른 채, 주변의 기류에 따라 기분과 생각을 바꾸며 살아갑니다. 이들은 자신의 중심을 잃고, 늘 외부 자극에 반응하며 휘둘립니다. 그 결과 삶은 점점 더 산만해지고, 의지력은 약해지며, 결국 분별력마저 흐려집니다.
이러한 상태는 외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일지 모르지만, 내적으로는 혼란 그 자체입니다. 마치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삶 전체가 타인의 기준과 세상의 흐름에 따라 표류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을 깊이 인식한 사람은 다릅니다. 그는 바람이 불어도 중심을 지킬 줄 알고, 유혹이 다가와도 본질을 놓치지 않으며, 감정이 요동쳐도 판단을 흐리지 않습니다. 자기인식은 단지 나를 아는 차원을 넘어, 나를 다스리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외모를 비추는 거울은 수없이 마주하면서도, 영혼을 비추는 거울은 외면하고 삽니다. 그 거울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분별로만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내가 왜 화를 내고 있는지, 왜 슬픈지, 왜 도망치고 싶은지에 대한 진실한 질문을 통해만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 물음이 반복될수록, 우리는 조금씩 진실한 ‘나’와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개선의 첫걸음은 언제나,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숙고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나는 어떤 상황에서 쉽게 흔들리는가? 나는 어느 때에 기쁨을 느끼며, 어떤 일에서 영혼이 메마른가?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의 한계는 무엇이며, 내가 자주 의지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것은 곧 자신의 주인이 되는 일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세상의 거센 파도 속에서도 자기 배를 잃지 않습니다. 거꾸로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한 채 앞으로 나아간다면, 그 열정은 곧 방종이 되고, 그 자유는 곧 방황이 되며, 결국 자멸로 끝나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면의 거울 앞에 설 용기를 가지십시오. 그 거울은 추하지도, 거짓되지도 않습니다. 다만 정직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 정직함만이 우리를 변화시키는 시작이 됩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를 시험하듯, 삶 자체를 살아내기 위해서는 내 영혼의 용기, 분별, 지혜, 그리고 한계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그것이 자기개선의 문턱입니다. 그 문턱을 넘는 자만이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됩니다.
내면의 거울을 피하지 말고 바라보십시오. 거기서 진정한 변화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당신을 지금보다 더 온전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마음 챙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의 상처가 우리를 죽인다 (1) | 2025.08.01 |
---|---|
상처 어루만지기 - 흐르게 하는 마음의 은혜 (1) | 2025.07.28 |
마음 알아차리기 (2) | 2025.07.25 |
내 마음의 빛깔 – 계절을 닮은 내면의 풍경 (1) | 2025.07.25 |
겉마음과 속마음 - 가려진 중심을 찾아가는 여정 (1) | 2025.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