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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

선한 눈이 남기는 것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2. 13.

“선한 눈을 가진 자는 복을 받으리니 이는 양식을 가난한 자에게 줌이니라.”(잠언 22:9)

잠언의 이 구절은 인간의 삶을 오래 바라본 지혜의 결론처럼 들립니다. 여기서 말하는 ‘
’은 단순히 사물을 보는 시력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방향, 타인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느냐를 드러내는 내면의 창입니다.

옛이야기 속 임금과 양고기국 사건은, 이 ‘
’이 얼마나 다른 결과를 낳는지를 극명하게 보여 줍니다. 잔치 자리에서 양고기국을 받지 못한 이천서는 그 상황을 선한 눈으로 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단 한 번의 결핍을 임금의 버림으로 해석했고, 상처받은 자존심과 분노는 나라 전체를 향한 칼이 되었습니다. 결국 한 사람의 왜곡된 시선이 공동체 전체를 무너뜨리는 비극으로 번졌습니다. 부족함을 은혜의 결핍으로만 해석하는 눈은 언제나 파괴를 낳습니다.

그러나 같은 이야기 안에는 전혀 다른 눈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임금이 도망자의 신세가 되었을 때, 누구나 살길을 찾아 흩어지는 그 순간에도 두 병사는 임금의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이유는 놀랍도록 소박합니다. 과거 어느 날, 길에서 굶어 죽어가던 그들의 아버지에게 임금이 찬밥 한 그릇을 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 작은 나눔은 그날로 끝난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한 사람의 생명을 살렸고, 한 가정의 기억이 되었으며, 마침내 나라가 무너지는 순간에도 변하지 않는 충성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선한 눈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거창한 자비가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의 배고픔을 알아보는 눈, 별것 아닌 찬밥 한 그릇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마음입니다. 선한 눈을 가진 사람은 세상을 계산으로 보지 않습니다. 손해와 이익, 받을 것과 줄 것을 따지기 전에,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의 필요를 먼저 봅니다. 그래서 콩 한 쪽도 혼자 삼키기보다 나누기를 선택합니다.

성경은 이런 사람을 가리켜 복되다고 말합니다. 그 복은 단순히 물질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갚아 주신다는 말씀은, 삶의 결정적인 순간에 반드시 필요한 은혜가 되돌아온다는 약속입니다. 위기의 순간에 곁을 지켜줄 사람, 무너질 때 붙들어 줄 손, 절망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이 바로 그 복입니다.

우리는 종종 큰 믿음, 큰 헌신을 꿈꿉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늘 우리의 ‘
’을 먼저 보십니다. 나는 세상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가, 부족함 앞에서 원망의 눈으로 보는가, 아니면 이해와 신뢰의 눈으로 보는가, 가난한 이웃을 볼 때 귀찮음으로 외면하는가, 아니면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가.

선한 눈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작은 나눔을 반복하며 길러집니다. 찬밥 한 그릇을 아끼지 않는 마음, 눈앞의 손해보다 사람을 먼저 선택하는 결단 속에서 선한 눈은 점점 밝아집니다. 그리고 그 눈으로 살아간 삶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반드시 생명의 열매를 맺습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묻고 계십니다. “
너는 무엇을 보고 있느냐, 그리고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느냐.” 선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 작은 선택이, 우리의 삶과 공동체를 살리는 길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