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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으로

성지에서 흘리는 피-팔레스타인 분쟁을 바라보는 믿음의 눈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7. 12.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태복음 5:9)

예루살렘, 베들레헴, 갈릴리… 이 이름들은 신앙인들에게는 복음의 발자취이며, 하나님의 구속사가 이루어진 장소입니다. 그러나 이 땅은 지금 수천 발의 폭탄이 쏟아지고 수많은 아이들이 죽어가는 곳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장면 앞에서 무엇을 느낍니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단순한 영토 싸움이 아닙니다. 그것은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식민주의의 유산, 종교적 열정과 민족주의의 충돌, 그리고 외세의 탐욕과 전략이 교차하는 고통의 역사입니다.

팔레스타인 100년 전쟁”의 저자는 분쟁을 ‘동등한 충돌’이 아닌 ‘식민주의와 저항’으로 규정합니다. 이는 단순히 누가 옳고 그른가를 따지는 문제 이전에, 힘의 불균형 속에서 짓밟히는 한 민족의 삶을 직시하라는 호소입니다.

기독교는 이 땅을 ‘
약속의 땅’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약속을 문자적으로, 민족적으로만 해석할 때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역사 속에서 뼈아프게 보게 됩니다.

영국의 벨푸어 선언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성경적 ‘
유대민족 귀환’을 이용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미국의 유대인 로비, 시온주의, 그리고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종말론적 열망이 혼재되어 있었습니다. 성경의 언약을 정치적 프로젝트로 변질시키고, 하나님의 뜻이라는 이름 아래 사람들의 터전이 파괴되고, 이방 민족이 학살당하는 현실이 정당화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누구의 편입니까?  하나님은 이 땅의 억눌린 자,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위한 분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지금 성지에서 터지는 폭탄 아래 숨죽이는 어린아이들의 울음은 하나님 나라와 무관합니까?

예수님은 유대인으로 오셨지만, 유대 민족주의의 길을 걷지 않으셨습니다. 제자들은 정치적 메시야를 기대했지만,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민족의 영광이 아니라 모든 족속을 위한 구속의 길을 가셨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도구였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은 선민의 특권이 아니라 사명의 자리였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도 “
너를 통해 모든 민족이 복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창12:3). 그러나 시온주의는 이 약속을 왜곡시켜 특정 민족만을 위한 권리 주장으로 사용합니다.

오늘날의 이스라엘이 보여주는 극우주의와 인종차별,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자비한 봉쇄와 공습은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과는 전혀 닮지 않았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누구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시편 기자는 “
내가 고통 중에 부르짖었더니 주께서 들으셨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항상 억눌리고 고난당하는 자의 부르짖음을 들으시는 분입니다.

팔레스타인의 고통은 그들의 정치 성향 때문이 아닙니다. 그들은 단지 살고 싶어서 저항합니다.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지만, 그 폭력조차도 절망과 억압 속에서 피어난 비인간적 비명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진정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자 한다면, 이스라엘의 정치 지도자나 서방의 외교 전략이 아닌,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주검을 껴안고 우는 어머니의 울음 속에 서야 합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요 1:14) 예수님의 성육신은 단지 하늘의 진리를 전한 것이 아니라, 그 진리를 들을 수 없는 자들의 고통 속으로 들어가신 사건입니다.

오늘날 우리도 말씀의 사람이라면, 책상 위의 논쟁이나 뉴스 헤드라인 너머에 있는 인간의 얼굴을 보고, 그들과 함께 아파하고, 정의와 평화를 위한 중보자로 설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
평화를 만드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이스라엘을 위한 것도, 팔레스타인을 위한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자에게 주신 복입니다.

팔레스타인 분쟁을 통해 우리는 다시금 복음의 본질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복음은 특정 민족의 번영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화해의 소식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은 이스라엘을 위해서도, 팔레스타인을 위해서도, 전쟁에 찢긴 세상 모든 이를 위해 죽으셨습니다.

이 성지의 전쟁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너는 누구의 편이냐?  기독교인은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나는 하나님의 편입니다. 고통당하는 자, 평화를 갈망하는 자, 정의를 외치는 자들의 편입니다.”

“오 주여, 전쟁이 멈추고, 주의 평화가 이 땅에 임하게 하소서. 이념과 민족, 종교를 초월하여,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가
예루살렘에서, 가자지구에서, 땅 끝까지 임하게 하소서. 피 흘림이 그친 곳에 십자가의 사랑이 다시 피어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