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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말씀 묵상

아가서 - 포도주보다 나은 사랑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2. 8.

"솔로몬의 아가라. 내게 입맞추기를 원하니 네 사랑이 포도주보다 나음이로구나. 네 기름이 향기로워 아름답고 네 이름이 쏟은 향기름 같으므로 처녀들이 너를 사랑하는구나. 왕이 나를 그의 방으로 이끌어 들이시니 너는 나를 인도하라 우리가 너를 따라 달려가리라 우리가 너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즐거워하니 네 사랑이 포도주보다 더 진함이라 처녀들이 너를 사랑함이 마땅하니라."(아가서 1:1~4 )

솔로몬의 아가라.” 아가서는 이렇게 단 한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이 짧은 문장은 아가서의 깊이를 말없이 드러냅니다. 성경은 이 노래를 단순한 사랑 노래가 아니라 노래 중의 노래, 노래들의 정점이라 부릅니다. 수천 곡을 지은 솔로몬의 작품 중에서도 최상으로 올려진 단 하나의 노래입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아름다운 문학적 표현 때문이 아닙니다. 사랑이라는 계시적 주제를 가장 깊고 가장 은밀하게 노래하기 때문입니다.

아가서는 남녀의 사랑을 노래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왕의 사랑을 거절하고 도망치는 여인을 끝까지 추적하는 초월적 사랑, 즉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미리 보여주는 성경의 보석과 같은 책입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을 안다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해 죽으신 사랑, 하나님이 독생자를 주신 사랑, 그 익숙한 복음의 표현들. 그러나 이상하게도 정작 우리의 삶은 그 사랑 안에서 해석되지 않습니다. 고단한 하루, 흔들리는 마음, 욕심과 비교 속에서 우리는 사랑이 아니라 옳고 그름, 성공과 실패, 이득과 손해로 스스로를 재단합니다. 사랑을 안다고 말하지만, 사랑으로 살지는 못하는 것입니다.

아가서를 이해하려면 그 앞에 놓인 전도서를 기억해야 합니다. 전도서는 이렇게 절규하며 시작합니다. “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이 얼마나 쓸쓸한 선언인가,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수고, 성공, 쾌락, 지혜, 명예… 그 모든 것의 바닥에서 솔로몬은 삶이 바람을 붙잡으려는 손짓과 같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전도서는 이렇게 마칩니다. “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지만 누구도 이 본분을 온전히 지키지 못합니다. 인간은 한순간도 자기 뜻을 포기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전도서가 던진 물음, “헛되지 않은 인생이란 무엇인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바로 아가서입니다.

전도서가 인간의 무력함을 드러냈다면, 아가서는 사랑만이 헛됨을 넘어서게 한다고 선언합니다. 우리를 붙잡아 끌어당기는 사랑,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랑, 우리를 다시 왕의 방으로 이끄시는 사랑을 보여줍니다.

여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
네 사랑이 포도주보다 나음이로구나.” 왜 포도주일까? 더 비싼 것도 많건만. 포도주에는 잊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고통을 잠시 지우고, 걱정을 덮고, 현실을 흐리게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술을 찾는 이유도 결국 ‘지금의 나’를 피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술과 다른 방식으로 우리를 잊게 합니다. 사랑은 진짜 현실을 보여주며, 그 현실에서 나를 잊게 만듭니다. 돈이 없다고, 성공하지 못했다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했다고 해서 내 존재의 가치를 재단하지 않게 합니다.

왜냐하면 왕의 사랑이 나를 붙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주는 즐거움은 마시면 사라지지만, 사랑이 주는 기쁨은 마실수록 깨어나고 마실수록 선명해집니다. 포도주는 현실을 흐리게 하지만, 사랑은 현실을 새롭게 합니다. 그래서 여인은 말합니다. 주님, 당신의 입맞춤, 당신의 사랑이 세상의 어떤 기쁨보다 더 낫습니다.

요한복음 13장은 예수님의 마음을 이렇게 증언합니다. “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배신한 제자들, 돈으로 예수를 팔아버린 유다, 자기를 지키려고 예수를 버린 인간들… 그럼에도 주님은 끝까지 사랑하십니다. 사랑할 만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로 작정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사랑은 조건적이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사랑입니다. 우리가 도망치는 어둠 속에도 왕은 우리를 찾아 나섭니다. 아가서의 여인을 추적하는 솔로몬처럼, 예수님은 도망치는 우리를 다시 ‘
왕의 방’으로 이끄십니다. 그 방은 평안의 자리, 은혜의 자리, 용서와 회복의 자리입니다.

전도서는 말합니다. “
모든 것이 헛되다.” 그리고 아가서는 속삭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헛되지 않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지만,하나님은 우리의 열심이나 성취가 아니라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 안에서 인생을 다시 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랑이 나를 잊게 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사랑이 옛 사람, 자기중심적인 나를 잊게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새 사람, 은혜로 사는 나를 일깨웁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진짜 즐거움은 세상이 주는 성공보다 하나님이 주시는 사랑에 있습니다. 포도주가 아니라 사랑, 잔치가 아니라 임재, 성과가 아니라 은혜입니다.

우리는 그 사랑을 따라 달려갈 수 있습니다. 여인의 고백처럼 “
왕이 나를 그의 방으로 이끌어 들이시니… 우리가 너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즐거워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