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능 프로그램에 흥미로운 사연이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습니다. '14년 된 새 차?' 언뜻 들으면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14년이나 탄 차가 어떻게 새 차처럼 보일 수 있을까요? 비결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그 차 주인은 자신의 차를 자식처럼 아꼈습니다. 흙 묻은 신발로 차에 오르는 것은 절대 금물이었고, 누군가 차 안에서 커피라도 마시려 하면 화들짝 놀랐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차를 닦고 또 닦았습니다. 면봉으로 틈새 먼지까지 제거하고, 바퀴 사이에 낀 작은 돌멩이 하나도 그냥 두지 않았습니다. 아무 때나 차를 몰지도 않았습니다. 정말 중요한 날에만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함께 보던 아내가 문득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고, 어떻게 저렇게 살아!" 물론 웃자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부부 사이에도 저런 마음이 있다면 어떨까요? 배우자를 저 차 대하듯 아끼고 소중히 여긴다면, 그 결혼생활은 얼마나 다를까요? 우리는 물건을 아낄 줄은 알면서, 정작 사람을, 그것도 매일 곁에 있는 배우자를 아끼는 데는 서툽니다. 신차처럼 반짝이는 자동차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배우자가 있다면, 그것만큼 서글픈 일도 없을 것입니다.
외국에서 결혼을 앞둔 아들에게 아버지가 축하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사랑하는 아들에게 어떤 말을 남길지 궁금해 옆에 다소곳이 앉아 지켜보았습니다. 남편은 이렇게 써 내려갔습니다. "결혼은 참으로 달콤하고 행복한 것이다. 아들아, 너는 참으로 소중한 결단을 했다. 이 아버지가 행복하듯이 너도 반드시 행복할 것이다." 아내는 그 글을 읽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잠시 자리를 비웠습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남편은 재빨리 추신을 덧붙였습니다. "방금 네 엄마가 나갔다. 이 멍청아, 결혼은 무덤이야. 너는 이제 부터 죽었다." 진심과는 정반대의 농담 섞인 한마디였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돌아오기 전 서둘러 편지를 봉했습니다. 아내는 그것도 모른 채 정성스레 편지를 우체통에 넣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그저 우스갯소리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곱씹어보면 씁쓸함이 남습니다. 겉으로는 "결혼은 행복한 것"이라 말하면서, 속으로는 다른 마음을 품고 사는 부부가 얼마나 많습니까? 겉과 속이 다른 결혼생활, 말과 진심이 어긋나는 부부 관계는 결국 서로에게 상처가 됩니다.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하는 것이라면, 한 번 해보고나 후회하자." 결혼을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큼 불행한 결혼관도 없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결혼은 '후회할 정도의 결혼생활'이 아닙니다. 결혼하고 나서 후회하지 않는 삶, 서로가 서로에게 행복한 동행자가 되는 삶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결혼을 설계하신 분이 원하시는 부부의 모습입니다. 젊은 부부일수록 이 출발점이 중요합니다. "일단 해보고 후회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결혼과, "끝까지 서로를 아끼며 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결혼은 시간이 지날수록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흔히 "애인 하나 없으면 인생이 재미없다"는 농담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배우자가 있는데 다른 이성에게 눈길을 돌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아무리 다른 사람이 좋아 보여도, 나와 평생을 약속한 배우자만 하겠습니까?
더 안타까운 경우도 있습니다. 배우자에게는 퉁명스럽고 무뚝뚝하면서, 정작 밖에 나가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한없이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는 배우자의 마음은 얼마나 상할까요? 정작 가장 가까운 사람 하나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면서, 남에게만 잘해주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잘하는 것도 물론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더 잘해주어야 합니다. 친절과 다정함의 우선순위는 언제나 가족, 그중에서도 배우자여야 합니다.
어떤 이들은 "자식 때문에 마지못해 산다"고 말합니다. 행복해야 할 결혼생활이 이렇게 초라해도 되는 걸까요? 아름다워야 할 부부 관계가 이렇게 구차해도 괜찮은 걸까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당신 없으면 난 안 돼"라는 고백입니다. 이런 말을 서로에게 건네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배우자는 내가 아껴주지 않으면 아껴줄 사람이 없는 존재입니다. 세상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가장 먼저 아끼고 소중히 여겨야 할 사람이 배우자입니다.
생각해보면 배우자만큼 소중한 존재가 또 있을까요? 고려청자나 조선백자를 아무렇게나 다루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귀한 도자기보다 내 배우자가 못하다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아끼고, 소중하게 대하는 것이 행복한 동행을 만드는 진짜 비결입니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20대는 재미없으면 이혼당하고, 30대는 "밥 줘"라고만 해도 이혼당하고, 40대는 "어디 가?"라고 물으면 이혼당하고, 50대는 "나도 같이 가면 안 돼?"라고 하면 이혼당하고, 60대는 살갗만 닿아도 이혼당하고, 70대는 존재 자체가 이혼 사유가 된다는 농담입니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만, 세상에는 정말 헤어질 이유가 차고 넘칩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라설 핑계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부는 헤어질 이유를 찾는 관계가 아닙니다. 갈등이 생길 때마다 "이래서 못 살겠다"는 생각이 스며들지만, 그 유혹에 완강히 맞서야 합니다.
배우자는 헤어질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아껴주어야 할 사람입니다. 14년 된 차를 새 차처럼 만든 그 정성으로, 오늘도 곁에 있는 사람을 조금 더 아껴보면 어떨까요? 그 작은 마음 하나가 평생을 함께할 행복한 동행의 시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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