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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으로

양으로 살기, 예수처럼 걷기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5. 14.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태복음 10:16)

이 세상에서 가장 무력한 짐승 중 하나가 양입니다. 발톱도, 이빨도, 날카로운 울음소리도 없는 이 동물은 공격은커녕 방어조차 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파리가 콧구멍에 알을 낳아 구더기가 들끓어도 그걸 쫓아낼 능력조차 없습니다. 그런 양을 예수님은 "이리 가운데로 보내어진 양"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은 이리와 같은 존재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서로 물어뜯고, 경쟁하며,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런 세상 한가운데로, 예수님은 제자들을 ''으로 보내셨습니다. 왜일까요? 무방비 상태로 고통당하고 죽으라고 보내신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원하신 것은 이리로부터 양이 이리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양으로 남아 있으라는 것입니다.

양은 비전을 보지 못합니다. 지독한 근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양은 앞에 있는 목자만 바라보고 따라갑니다. 오늘날 교회는 "비전"을 말하지만, 성경은 "목자"를 바라보라고 말합니다. 양은 멀리 볼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예수라는 목자의 발자취만 따르며 한 걸음씩 조용히 걸어가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 안에는 언제나 맹수로 변하고 싶은 욕망이 꿈틀댑니다. 우리도 속으로는 “왜 나만 손해 보며 살아야 하지?”, “이렇게 살아선 성공할 수 없어”라는 불안과 분노를 안고 삽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 다음 말씀을 하셨습니다.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하라."

뱀처럼 지혜로우라’는 말은, 우리를 유혹했던 그 지혜에 넘어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창세기에서 뱀은 하와에게 말합니다.
"네가 하나님처럼 될 수 있어." 이는 피조물이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자리에 오르려는 유혹입니다. 오늘날 우리도 늘 그런 유혹을 받습니다. 내가 왕이 되려 하고, 내가 길을 결정하려 합니다. 예수님은 그 뱀의 지혜를 ‘이용’하되, 절대로 그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고 하신 것입니다.

또한
"비둘기처럼 순결하라"는 말은 세상에 발을 담그되, 그 가치에 물들지 말라는 명령입니다. 노아의 홍수 후 까마귀는 시체 위에 앉아 돌아오지 않았지만, 비둘기는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해 결국 다시 주인에게 돌아왔습니다. 성도는 비둘기처럼 살아야 합니다. 세상에 죽은 고기를 먹고 안주하지 않고, 다시 주인께로 돌아가는 삶,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는 왜 예수를 따르면서도 만족하지 못할까요?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아직 이리나 사자처럼 무엇인가 더 큰 것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이라는 목자가 이끄시는 ‘쉴만한 물가, 푸른 초장’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고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길을 벗어나려 하고, 또다시 내 힘으로 뭔가를 이루려 합니다. 하지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요14:6). 예수님이 우리의 길입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신앙생활은 무언가를 이뤄가는 성공의 여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씩 해체되어 가는 삶입니다. 내가 의지하던 것들, 내가 소중히 여기던 것들, 내가 자랑하던 것들, 그 모든 것들이 하나씩 무너지고, 결국엔 예수만 남는 자리. 그곳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진짜 자유를 경험합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은 "나는 아무것도 필요 없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때 완성되어 갑니다. 그 순간, 우리는 가장 많은 것을 가진 자입니다. 하늘을 소유한 자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나는 부족합니다”라는 불평은 아직도 내가 주인이 되어 뭔가를 쥐고 싶어한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연약함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닮아간다는 것은 점점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자기 자신이 얼마나 무능한 존재인지를 깨달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주님의 은혜가 임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좋은 그릇’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도구’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처럼, 우리가 사라지고 오직 예수만 드러나는 삶. 그것이 참된 신앙입니다.

그러니 가면을 벗으십시오. 연극하지 마십시오. 있는 모습 그대로, 그 연약한 양의 모습으로 살아가십시오. 그렇게 살다 보면 결국 우리는 그 목자이신 예수님의 인도하심 아래, 진짜 쉴만한 물가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눈물도, 아픔도, 고통도 없는 그곳에서 영원히 쉬게 될 날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도 ‘양으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시편 2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