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에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세상은 빠릅니다. 사람들은 앞다투어 먼저 도착하려 하고, 먼저 말하려 하며, 먼저 이익을 챙기려 합니다. 우리는 마치 ‘빨라야 살아남는다’는 무언의 룰 안에서 숨 가쁘게 살아갑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단단한 성취는 ‘기다릴 줄 아는 자’에게 주어집니다. 진정한 지혜는 성급함을 다스릴 줄 아는 인내에서 비롯되고, 깊은 삶의 열매는 시간이라는 밭에서 천천히 익어갑니다.

기다림은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힘입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보다 더 어려운 기다림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기다리는 일입니다. 아직 준비되지 않은 자신의 마음을, 성숙하지 못한 판단력을, 감정의 불길 속에 흔들리는 나를 기다려주는 것이야말로 ‘자기 자신에 대한 주인의식’입니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 증명하고 싶은 마음, 당장 결론을 내고 싶은 마음을 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열정을 통제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삶의 중심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거센 바람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분노와 조급함의 유혹 속에서도 한 걸음 멈출 줄 아는 사람은 자기 삶의 선장이며, 그 기다림은 결국 삶 전체를 지배하는 힘이 됩니다.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는 강력한 쇠몽둥이로 괴물들을 물리친 영웅이었습니다. 그러나 삶의 괴물들, 이를테면 실수와 후회, 조급함과 교만은 물리적인 힘으로는 결코 제압되지 않습니다. 그것들을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시간’입니다. 시간은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가장 정직한 친구입니다.

필리프 2세는 "시간과 나는 또 다른 시간, 그리고 또 다른 나와 겨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는 깊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를 넘어서야 하고, 미래의 나는 지금보다 나은 나여야 하며, 그 모든 변화는 시간 속에서만 가능합니다. 시간을 잘 견디는 자, 시간을 존중하는 자는 결국 자신을 넘어서게 됩니다.

현명한 사람은 겸손하게 기다릴 줄 압니다. 단숨에 결정을 내리지 않고, 고요하게 내면을 숙성시킵니다. 그것은 단지 소극적 인내가 아니라, 내면에서 ‘충분히 무르익을 때까지’ 자신을 다듬는 능동적 태도입니다.

하루아침에 열매 맺는 나무는 없습니다. 나무는 계절을 통과해야 하고, 뿌리를 내리고, 바람과 비를 견디며 조금씩 자라납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성공, 변화, 진정한 사랑, 깊은 깨달음 등, 이 모든 것은 기다림의 열매입니다. 당장 눈앞에 드러나지 않지만, 조용히 기다리는 사람에게만 그것들은 찾아옵니다.

기다림은 결국 사랑의 가장 깊은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 자신을 기다리는 용기,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믿음, 이 모든 기다림은 인내라는 형식을 띠지만, 그 중심에는 사랑이 있습니다. 사람은 때때로 행동보다 기다림을 통해 더 큰 헌신을 보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성숙은 바로 이 기다림을 통해 우리 안에 자리 잡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기다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의 태도가 아닙니다. 그것은 위대한 정신의 증거이며, 반드시 깊고 넉넉한 보답으로 되돌아옵니다. 그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더 나은 자신이 되어가고, 삶의 중심에 다가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