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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역사의 주님과 함께 걷는 사람들

by HappyPeople IN JESUS 2025. 12. 20.

"이는 그들로 후대 곧 태어날 자손에게 이를 알게 하고 그들은 일어나 그들의 자손에게 일러서 그들로 그들의 소망을 하나님께 두며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잊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계명을 지켜서"(시편 78:6~7)

역사는 누구의 이야기입니까. 사람의 눈으로 읽으면 역사는 왕과 전쟁, 성공과 실패의 기록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예언자의 눈으로 읽으면 역사는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냅니다. 그 속에는 인간의 이야기를 빌려 자신을 드러내시는 하나님이 계십니다. 시편 78편은 바로 그 시선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시편 78편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닙니다. 이 시는 노래의 형식을 빌려, 이스라엘의 역사를 자녀들에게 전해 주려는 아버지들의 신앙 고백입니다.
“우리가 들은 바요 아는 바요 우리 조상들이 우리에게 전한 바”(시 78:3). 여기서 역사는 교과서가 아니라 신앙의 통로입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셨는지를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후손들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불려진 노래인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는 결코 모범생의 역사라 할 수 없습니다. 불순종, 원망, 배반이 반복됩니다. 광야에서 기적을 보고도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했고, 은혜를 경험하고도 금세 잊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시편 78편은 인간의 실패보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더 크게 노래합니다. 하나님은 진노 중에도 긍휼을 거두지 않으셨고, 징계 가운데서도 언약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이 시편의 중심은 인간의 연약함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끝까지 일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이 시편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역시 해석의 싸움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현실을 단지 경제와 정치, 개인의 성취와 좌절로만 읽는다면 우리는 쉽게 체념하고 포기하게 됩니다. 그러나 역사를 하나님의 이야기로 읽는 사람은 다릅니다. 그들은 눈앞의 상황을 넘어, 하나님이 지금도 시간을 통치하고 계심을 보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지난 100년을 돌아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격변과 상처, 눈물의 시간이 있었지만, 그 시간 속에도 하나님은 침묵하지 않으셨습니다. 믿음의 선배들은 역사의 현장에서 하나님을 발견했고, 그 신앙을 다음 세대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오늘의 부모 세대에게 시편 78편은 하나의 권면처럼 들립니다.
“이 일을 후대에 숨기지 말라”(시 78:4).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 보라는 권유는 단순한 추억 만들기가 아닙니다. 양화진 언덕에 잠들어 있는 선교사들의 이름을 함께 읽어 주며,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어떻게 구체적인 삶으로 흘러들어 왔는지를 들려주는 일은 신앙 교육의 가장 깊은 자리입니다.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은 아이들의 믿음을 살아 있게 만듭니다.

역사를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배우는 사람은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신실하셨던 하나님이 오늘도 동일하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시대가 아무리 어둡고, 체념과 포기가 유행처럼 번진다 해도, 역사의 주님과 함께 걷는 사람은 소망을 내려놓지 않습니다. 소망은 상황에서 나오지 않고,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아는 데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시편 78편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 무엇을 다음 세대에게 전해 주고 있는가. 성경과 역사를 함께 읽는 민족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연이 아니라 섭리를 보고, 절망 속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을 찾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과 동행하는 한, 역사는 두려움의 기록이 아니라 소망의 증언이 됩니다.

오늘도 역사의 주인이신 주님은 시간을 지나 우리와 함께 걷고 계십니다. 그분과 함께 읽는 역사 속에서, 우리의 현재는 다시 의미를 얻고, 우리의 내일은 다시 소망을 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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