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수한 열심이 언제나 진리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참으로 헌신적인 성도들이 있습니다. 매일 새벽을 깨워 기도하고, 금식하며,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위해 희생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헌신적인 이들 중 일부가 악령의 속임수에 쉽게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의 열심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 열심이 분별 없이 자신을 향한 신념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동기와 진리의 분별은 별개입니다. 많은 성도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헌신했으니, 하나님이 나를 속게 하시진 않을 거야.” 하지만 그것은 착각입니다. 순수한 동기가 반드시 올바른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성경의 진리 위에 서 있지 않은 열심은, 언제든 미혹의 문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하나님이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라며 초자연적 음성이나 이상한 감동을 근거로 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음성이 성경의 말씀과 어긋난다면, 아무리 감동이 강해도 그것은 성령의 인도가 아닙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영들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시험하라”(요한일서 4:1)고 분명히 명령합니다. 그러나 많은 성도들이 이 말씀을 무시한 채, ‘느낌이 강하니까’, ‘내가 영적으로 예민하니까’, ‘기도 중에 들었으니까’ 하며 자신감 있게 행동합니다. 그 순간, 이미 속임수의 함정에 들어간 것입니다.
성도들이 흔히 빠지는 또 다른 함정은 바로 ‘자기 부인’과 ‘자아의 죽음’을 잘못 해석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겠다”, “나의 생각을 다 버리겠다”, “나는 그저 비워진 그릇이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자기 부인은 이성을 마비시키는 수동성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해 자신의 의지를 새롭게 하는 능동성입니다.
‘자기 부인’은 무감각한 상태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깨어 있고, 분별하며, 순종하려는 마음의 방향이 분명한 상태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로봇처럼 다루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생각과 의지를 통해 일하시며, 우리가 “주님, 당신의 뜻이 옳습니다”라고 동의하는 그 자리를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은 결코 사람을 대신해 의도하시고 행하시지 않습니다.” 이 말은 신앙생활의 핵심을 이야기 합니다. 많은 성도들이 “하나님이 다 하시겠지”라며 무책임하게 방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안에서 “원하고 행하게 하신다”(빌립보서 2:13) 하셨지, 우리의 의지 자체를 제거하신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순종하는 의지와 협력하기 원하십니다.
진정한 영성은 무의식적 황홀경이나 초자연적 체험에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깨어 있는 의지로 하나님께 ‘예’라고 대답하는 데 있습니다. 즉, 신앙은 ‘자동 조종’이 아니라 ‘의식적인 순종’입니다.
수동성은 미혹의 통로가 됩니다. 수동적 성도는 늘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기 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습니다.” “주님이 직접 말씀하실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성경)을 통해 충분히 말씀하셨다는 사실을 잊습니다. 성경이 명확히 명하는 것을 실행하지 않고, ‘새로운 음성’, ‘직접 계시’, ‘내면의 소리’를 기다리는 사람은 악령의 속삭임을 성령의 음성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결국 이런 태도는 양심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하나님이 주신 분별의 능력을 잃어버리게 합니다. 이것이 “화인 맞은 양심”(딤전 4:2)의 시작입니다.
사도 베드로는 말합니다. “그런즉 너희는 하나님께 복종할지어다.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야고보서 4:7) 복종과 대적은 신앙의 두 날개입니다. 복종 없는 대적은 교만이고, 대적 없는 복종은 미혹입니다.
하나님께 복종한다는 것은, 그분의 말씀이 내 판단보다 옳다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마귀를 대적한다는 것은, 그 어떤 초자연적 경험이나 내적 감동이라도 하나님의 말씀과 다르다면 단호히 거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대신해서 마귀를 대적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우리 안에 ‘거절할 의지’ 를 세워 주십니다. 신앙은 언제나 의지적 결단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신앙은 감정이 아니라 결단의 문제입니다.
진정한 신앙은 단순히 “느끼는 것”이 아니라 분별하고 순종하는 것입니다. 순수한 동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신을 검증해야 합니다. 깨어 있는 성도는 하나님께 복종하면서 동시에 마귀를 대적합니다. 이것이 참된 영성의 길입니다.
“그런즉 너희는 하나님께 복종할지어다.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야고보서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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